본문 : 에베소서 4,24
24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참 의로움과 참 거룩함으로 지으심을 받은 새 사람을 입으십시오.
제목 : 예수숨결 공동체
설교일 : 2013년 12월 31일
[좋은만남교회 송구영신예배 설교]
들어가며 : 새해가 밝았습니다. 옆사람과 인사하십시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다시 한 번 옆사람과 손 한 번씩 잡고 인사합시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진짜루, 정말루!!
Charles Allen 박사가 교인들을 대상으로 신앙생활의 형태를 조사해봤다고 합니다. 그 조사를 통해 드러난 결과를 보니 교인으로 등록은 했으나 20%는 주일예배에 정규적으로 참석을 하지 않고 있으며, 25%는 기도를 하지 않으며, 35%는 성경을 읽고 있지 않으며, 40%는 헌금생활을 제대로 하고 있지 않으며, 60%는 기독교서적을 거의 읽지 않고 있으며, 75%의 교인들은 교회에서 어떤 봉사도 하고 있지 않으며, 85%의 교인들은 한 사람도 전도를 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100%의 교인들이 천국 가는 것을 희망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의 기독교인들의 이야기이지 한국의 좋은만남교회 교우들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이야기이죠? 믿습니다!
새해를 맞았습니다. 올해부터는 달라지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부탁합니다.
들어가서 : 좀전에 우리가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하고 인사를 했습니다. 이것은 정초에 하는 안녕하세요! 라는 인사입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안녕하세요’ 하는 인사가 ‘샬롬’입니다. 샬롬은 평화를 의미합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그 조상이 히브리인들로 노예생활을 하는 천민집단이었고 가나안 땅에 정착하면서도 우리 민족처럼 지정학적 이점 때문에 수많은 외침을 당하면서 살아서 평화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 안녕히 살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의 인사는 평화롭냐, 즉 샬롬인데, 우리가 일상적으로 인사하는 ‘안녕하세요’라는 의미입니다.
마태복음에 따르면 예수님도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신 후 사흘 만에 부활하셔서 처음으로 막달라 마리아와 다른 마리아를 만나서 하신 말씀이 ‘평안하냐’, ‘안녕하냐’였습니다. 왜 예수님은 수많은 말들 중에 평화, 안녕하냐고 물으셨을까요? 먹을 것이 없던 시절에는 ‘진지 드셨어요’하고 인사하고, 전쟁통에는 ‘밤새 안녕하셨는가요’하고 인사합니다. 두 여인에게 하신 예수님의 첫 인사는 그 땅에 평화가 없고 안녕하지 못한 시절이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새해에는 여러분이 서로에게 덕담한 것처럼, 그리고 예수님이 부활하셔서 처음 인류에게 건네신 말처럼 복 많이 받고 평화롭고 안녕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기원합니다.
그런데 요즘 유행하는 말 중에 하나가 ‘안녕들 하십니까?’입니다. 여러분들은 안녕들 하십니까? 우리가 안녕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는 최근 곳곳에 붙은 수많은 대자보들을 통해 오늘날 우리에게 하시고자 하는 하나님의 음성을 듣게 됩니다. 우선 우리가 성숙하고 똑똑해야 합니다. (주현우 대자보) 고려대학교에 다니는 주현우라는 경영학과 학생이 처음 ‘안녕들 하십니까?’라는 대자보를 쓰면서 지금 우리 삶이 얼마나 퍽퍽하고 무책임한지를 까발렸습니다. 그저 먹고살기 바쁜 나머지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사람의 도리이며 무엇이 정의인지에 대해 무관심하게 살아가고 있는 이 세대를 향해 그 대자보는 진실을 보고 옳은 것을 선택할 것을 호소하였습니다. 우리가 똑똑해야 하고 진리, 진실과 정의에 대한 갈망을 갖고 그것을 추구하는 삶을 살아야 비로소 안녕할 수 있습니다. 다른 복음서에 나오는 평행본문을 보면 무덤에서 예수님을 만나고서도 눈이 어두워서 예수님을 제대로 알아보지 못하는 두 여인에게 예수님은 ‘샬롬’하고 인사하심으로 진리에 눈 뜰 것을 명령하신 것입니다. 여러분, 새해에는 바로 보고 바로 살며 바로 실천함으로 안녕한 삶을 사시는 여러분이 되시기를 축원합니다.
또 하나의 대자보가 있습니다. 바로 중앙대 미화원 아주머니들이 파업을 하면서 붙여 놓은 대자보입니다. (중앙대 미화원 대자보) 파업하느라 청소를 제대로 못해줘서 미안하다는 글을 한 아주머니가 붙였습니다. 제 밥그릇 챙기느라 파업을 하는 중임에도 아들딸 같고 조카 같은 학생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진 것입니다. 그런데 이 글을 보고 몇몇 학생들이 답글을 써붙입니다. ‘미안해 하지 마세요. 불편해도 괜찮습니다. 힘내세요.’ 이게 뭡니까? 그저 제 한몸 챙기고 제 한 몸 건사하기에 급급했던 사람들이 이웃을 바라보고 이웃을 배려하고 이웃의 아픔에 동참하게 되는 감동적인 순간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우리 자신에게만 고정돼 있던 우리의 시선을 우리 이웃에게 돌리고 이웃을 배려하고 이웃의 삶과 아픔을 함께 나누는 것을 통해 비로소 안녕해질 수 있따는 것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그것이 소통이지요. 요즘 소통하지 못하는 한 사람, 마땅히 소통해야 함에도 소통하지 않는 한 사람 때문에 세상이 어수선합니다. 그래서 안녕하지 못하다고 여기저기 대자보가 나붙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고난이 누구를 위한 고난이고 죽음입니까? 바로 이웃을 위한, 타인을 위한 고난이고 죽음이었습니다. 그 죽음을 이기고 부활하신 예수님이 지금 샬롬, 안녕 하고 인사하고 계십니다.
과연 우리의 신앙은 진리를 찾아 똑똑하고 책임감 있으며 이웃과의 나눔과 소통을 실천하는 신앙입니까? 혹시 그저 하나님 아버지만 부르짖으며 여전히 아버지 어머니에게 응석을 부리는 어린아이의 삶은 아닌지 진지하게 되돌아봐야 할 것입니다. 어떤 목사님이 그러시더군요. 한국교회는 130살 먹은 노인이 아기 젖병을 물고 있는 것과 다름없다고요. 우리 좋은만남교회 교우 여러분들은 2014년에 성장하고 성숙하여 의젓해진 자녀의 모습으로 하나님과 감사하는 관계를 맺는 여러분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나가며 : 2014-15년 우리교회의 표어는 예수숨결이라고 정했습니다. 예수님의 숨, 즉 예수님의 생명, 삶, 그리고 결, 즉 길과 방향을 따라 나가며 살자는 결단을 담은 표어입니다. 그것이 바로 안녕한 삶, 샬롬의 삶입니다. 온통 안녕하지 못한 일들이 악순환하듯 벌어지고 있는 이 엄혹한 세대에 우리는 예수숨결을 마음에 품고 예수숨결을 향해 나아감으로 안녕하지 못한 이웃들을 안녕하게 하는 하나님의 자녀로 올 한 해를 힘차게 살아가시기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부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