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만남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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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마태복음 713-14

13 "좁은 문으로 들어가거라. 멸망으로 이끄는 문은 넓고, 그 길이 널찍하여서, 그리로 들어가는 사람이 많다. 14 생명으로 이끄는 문은 너무나도 좁고, 그 길이 비좁아서, 그것을 찾는 사람이 적다."

 

제목 : 베타테스터

설교일 : 201446

[좋은만남교회 사순절 제5주일 낮예배 설교]

 

들어가며 : 하나님의 사랑과 자비가 오늘도 신실한 마음으로 사순절을 지내며 하나님 앞에 나와 전심으로 예배하는 사랑하는 성도들에게 넉넉히 함께 하시기를 성어버이 성자 성령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어느 회사의 사보기자가 부서탐방 취재를 맡았다. 영업부 부장과 인터뷰를 하면서 기자가 물었습니다. “부장님 취미가 뭐에요?” “요리가 취미입니다.” “무슨 요리를 하세요?” “매일 아침마다 볶음 요리를 합니다. 매일 아침 부하직원들을 달달 볶아요.”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내가 우리 교우들을 너무 안 볶는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소위 잘 나가는 교회 목사는 교인들을 가만 놔두지 않고 들들 볶으면서 뺑뺑이를 돌립니다. TD, DTS, 알파코스, 바나바, 제자훈련, 비전학교, 성막세미나 등등등! 크고 역사가 긴 교회들은 노령화 되었지요, 그런데 노인들도 쉴 틈이 없이 뺑뺑이를 돌립니다. 그리고 그렇게 돌리는 게 성공한 목회, 교회성장의 비결이라고 세미나까지 하고 다닙니다. 그래서 저는 교인들 안 볶길 잘 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렇지요? 저를 칭찬해 주십시오!

그런데 목사도 안 볶는 우리 교인들을 이 시대와 시절이 들들 볶아대고 있습니다. 도대체 세상이 어디로 가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이런 어두컴컴한 시대와 시절에 기독교인으로써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이냐고 여러분을 들들 볶으시는 하나님의 음성에는 민감하게 반응하시고 응답하시는 여러분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들어가서 : 오늘 읽은 말씀은 소위 산상설교라고 하는 부분의 마지막에 해당하는 가르침입니다. 마태복음 5장으로부터 시작하는 산상설교는 그동안 세상에서 들어보지 못했던 파격적이고 과격하고 논쟁적인 가르침들을 담고 있었습니다. 죄를 지은 악인은 벌을 받고, 착하게 사는 의인은 상을 받는다는 것이 모든 종교의 기본적인 가르침입니다. 선한게 무엇이고 악한게 무엇인가 하는 규정에서는 차이가 있겠지만 기본적인 구조는 그렇습니다. 물론 착하게 사는 사람이 복을 받고 악하게 사는 사람은 벌을 받아야지요? 지금 우리가 이 세상에서 매일 보고 분노하는 게 악한 이들이 잘 되는 것이고, 사람들이 종교인과 신자를 신뢰하지 않는 것이 그들 역시 의롭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종교적인 기반이 흔들리고 있고, 우리도 때론 하나님의 정의가 있긴 한가하는 불경한 의혹을 갖기도 합니다. 아무튼 그것이 기본원칙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주객이 전도된 것입니다. 부자로 넉넉하게 살면서 사회적 존경을 받는 건강한 남자 성인 자유인인 유대인은 그의 사회적 태생적 경제적 조건이 바로 선한 사람이라는 증거라는 논리로까지 변하였습니다. 태생이나 성별, 선천적 질병은 어쩔 수 없는 부분임에도 그것을 선악의 판단구조로 삼아버리는 사회가 된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가난하고 병들고 못나고 사회적 지위가 없는 하층민, 외국인이나 여자, 어린이들은 악한 존재라는 왜곡된 생각들이 팽배했습니다. 그런 시절에 예수라는 사람이 나타나서 가난한 사람은 복이 있다, 슬퍼하는 사람은 복이 있다, 박해를 받는 사람이 복이 있다는 전복적이고 도전적이며 기가 막히는 말도 안 되는 말을 한 것입니다. 예수님의 가르침은 그동안은 한 번도 듣도 보도 못한, 세상에는 없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 가르침을 듣는 사람들에게도 이제는 세상에 익숙한 가르침대로 살지 말고 전혀 새로운 이 가르침을 따르라고 선동하고 있는 것입니다. 넓은 문을 열고 들어가면 쉽지만 그 길은 멸망으로 이끄는 문이다, 생명을 얻으려면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 그 좁은 문, 비좁은 길로 들어가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런데 재미있게도 우리와 동시대를 사는 사람인 판화가 이철수씨는 걷고 또 걸으면 언젠가 사람들이 길이라고 부르겠지라는 작품을 냈습니다. 그렇습니다!

비록 그 당시에는 좁은 문, 좁은 길이었지만 예수의 가르침을 따라 그 길을 걸어가는 사람들이 늘어나면 그 생명의 길은 넓은 길이 되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그런 의미에서 열두 제자들을 뽑아서 세상을 향해 내보내십니다. 마태복음 10장에 보면 제자들에게 앓거나 죽은 사람들, 나병환자들을 고치고 살리며, 귀신을 쫓아내는 능력을 주시고 온 이스라엘로 보내십니다. 당시에는 아무도 그런 일을 하지 않았어요. 선교길을 내보내면서 여행용 자루도, 속옷 두 벌도, 신도, 지팡이도 가지고 다니지 말라고 하고 마땅한 사람을 찾아내서 그 집에서 머물라고 합니다. 아니 여행길 나서면서 여행용품을 하나도 가지고 가지 말라니? 이것도 그동안 아무도 시도하지 않은 것입니다. 하나님이 채워주실 것을 믿고 공동체가 전도자의 생활을 책임질 것에 대한 훈련인 것입니다.

결국 예수님의 좁은 길을 가라는 가르침은 아무도 가지 않는 예수님의 가르침을 믿고, 그 누구보다도 먼저 나서라는 부르심인 것입니다. 저는 이 부르심에 응답하여 아무도 가지 않는 좁은 길을 먼저 가는 사람들을, 요즘 말로 베타테스터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베타IT업계에서 시험판, 임시판, 미완성판을 의미하는 말이고, ‘테스터는 말 그대로 테스트하는 사람입니다. 게임회사나 새로운 기기를 만들어낸 기업이 그 게임이나 기기가 제대로 잘 만들어졌는지, 보완할 점은 무엇인지, 오류는 없는지 알아내기 위해서 먼저 사용해보게 하는 사람들이 바로 베타테스터입니다. 베타테스터는 익숙하지 않은 것, 낯선 것, 어쩌면 제대로 돌아가지도 않는 것을 가장 먼저 사용해보려고 낑낑대는 실험대상자입니다.

한국이 워낙 IT강국이다 보니 엄청난 신제품들이 쏟아져 나오는데 그중엔 제대로 베타테스트를 거치지 않고 양산된 제품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것을 가장 먼저 구입한 사람들은 사용하면서 각종 버그나 오류를 발견하고 사용에 불편을 겪기도 하며 돈 주고 구매한 고객이 베타테스터냐라고 불평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서 자동차나 전제제품은 먼저 구매하는 사람이 바보다, 출시된 지 최소한 일 년 정도 지나서 수정되고 보완된 연식을 사는 게 좋다고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합니다. 그렇습니다. 베타테스터는 남들보다 먼저 사용하다보니 온갖 오류와 결점을 발견하게 되어 불편을 겪기도 하지만 그들의 희생과 노력, 또 열정이 있어서 제품이 보완되고 더 많은 사람들이 더 좋아진 물건을 구입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베타테스터는 좋은 말로 하면 얼리 어댑터이지만 나쁜 말로 마루타라고도 합니다.

아내가 감리교농도생협에서 일하게 되니 점점 관계가 깊어집니다. 거기 이사장이나 이사인 목사님들이 거의 다 잘 알고 호형호제 하면서 지내는 분들이었는데 더 가까워졌습니다. 그래서 무슨 일이 있으면 함께 의논하자고 하십니다. 그래서 농도생협이 좀더 적극적으로 감리교인들의 건강한 먹거리생활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제 생각은 그렇습니다. 교회에서 가장 중요한 존재는 누구일까요? 바로 교인입니다. 요즘 목사들 욕 많이 먹는데, 교인이 올곧으면 목사도 비뚤어질 수가 없습니다. 교회수입에서 교인들의 헌금 비중이 가장 크고, 목회자들 생계도 책임지고, 교회의 운영도 책임지지요. 그렇다면 교회는 무엇보다도 교인들의 건강한 삶과 행복, 복지에 책임의식을 가져야 합니다. ‘그런 교인들이 주일에 교회에 나와 예배하고 점심 한 끼 먹는데 아무 식재료나 쓸 수 있느냐, 좋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건강한 식재료를 써야 하지 않겠냐? 교회가 돈을 아껴서 좋은 일에 써야 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교인들에게 건강한 먹거리를 먹게 하는 것이야말로 좋은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니 하다못해 주일 점심만이라도 좋은 식재료로 해먹을 수 있게 보급운동을 더욱 활발히 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사실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주일 점심 한 끼가 아니라 매일 매 끼니를 건강한 식자재로 만든 음식을 먹는 삶을 살게 도와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이야기를 하다가 이게 정말 쉬운 일이 아니구나하고 느꼈습니다. 한국개신교회가 130년의 역사를 가졌다고 하는데, 어쩌면 이 일을 제대로 앞장서 해본 한국교회의 베타테스터가 있었을까 하고 생각해보았습니다.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대부분의 교회가 다 개인구원이라는 목적에만 매달려서 그저 골방에 처박혀서 기도만 하는 게 능사라고 믿고 신앙생활을 하는 시대에, 나의 교회는 그런 건물 안, 골방이나, 감리교. 장로교, 침례교하는 이름을 가진 제도교회가 아니라 힘겨운 이웃이 있는 바로 그곳이 교회라는 생각을 하고 그런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찾아가는 신앙을 보여준 그런 베타테스터가 있었던가요? 다행히 이런 교회는 아주 극소수이긴 하지만 있습니다.

교인들 악착같이 전도해서 대형교회가 되면 무엇보다도 먼저 큰 건물을 짓느라고 아등바등하는데, 그게 아니라 학교 강당에서 예배하면서 돈을 건물 건축, 주차장 확장이 아니라 생명을 살리는 일, 고통을 없애는 일, 사랑과 희망을 주는 일에 사용하는 그런 베타테스터가 있던가요? 다행히 이런 교회도 극소수지만 있긴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베타테스터 같은 교회들 때문에 오늘날같이 개신교가 욕을 많이 먹고 손가락질을 받는 현실 가운데서도 희망을 찾고 만들려는 노력 역시 중단되지 않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우리교회가 내년이면 창립30주년이 됩니다. 사실 30주년이라는 것이 큰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 중에 창립멤버가 있는 것도 아니고, 무슨 거창한 창립의 전설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우리가 창립준비위원회 모임을 하면서 우리 자신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돌아보면서 재창립의 의지를 세워보자고 결의하였습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에 좋은만남교회의 재창립은, 우리가 한국교회를 위한 베타테스터가 되어 한국교회가 새롭게 거듭나고 바르게 개혁되는 일에 도움을 주는 그런 다양한 시도들과 경험, 노력을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것입니다.

베타테스터는 때로는 엉뚱해 보이기도 하지만, 현실에 대한 문제의식, 새롭게 되고자 하는 자기변혁의 의지와 그것이 예수님의 가르침이라는 믿음이 있어야 제대로 앞서 갈 수 있습니다. 비록 작은 규모의 교회이지만 우리가 한국교회를 위해서, 한국감리교회를 위해서 앞길을 개척해 나가는 베타테스터가 되고 마루타가 된다면 그것이야말로 얼마나 큰 영광이고 자부심일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감히 우리 좋은만남교회와 교우 여러분께 한국교회를 위한 베타테스터가 되어달라고 주님의 이름으로 부탁드립니다.

 

나가며 : 많은 사람들이 종교는 보수적이라고 합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종교는 과거의 경전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복고적이고 보수적이라고 말입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종교가 종교화되고 제도화되면서, 외적인 형식에 집착하게 되고 그 안에서 기득권이 생겨나게 되면서, 그 기득권을 유지하려고 보수화되더라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종교는 그 출발을 현실에 대한 부정과 개혁의지에 둡니다. 그러니 종교가 보수적으로 변한다는 것은 그 생명이 다해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한국교회도 점점 딱딱하게 굳어가고 있으니 그 생명이 다해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듭니다. 이런 한국교회에 우리 좋은만남교회가 다양한 실험을 하고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교회가 된다면 얼마나 감사하겠습니까! 모든 교회가 넓고 편한 길만 가려고 하는 이때 우리 좋은만남교회가 좁을 길을 기꺼이 먼저 나섬으로 이 시대를 위한 베타테스터의 사명을 감당하는 그런 교회로 자라나게 되기를 위해서 기도하는 성도님들께 하나님의 인도하심과 격려하심이 함께 하시기를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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