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락 안아주시는 예수님
쌍용자동차 문제를 묵상하며
주제성구 :
네 동생 소돔의 죄악은 이러하다. 소돔과 그의 딸들은 교만하였다. 또 양식이 많아서 배부르고 한가하여 평안하게 살면서도, 가난하고 못 사는 사람들의 손을 붙잡아 주지 않았다. 오히려 그들은 교만하였으며, 내 눈 앞에서 역겨운 일을 하였다. 그러므로 내가 그것을 보고는, 그들을 없애 버렸다.(에스겔 16:49-50, 새번역)
쌍용자동차 문제는?
지난 2009년 2,646명의 대량정리해고로 촉발된 쌍용자동차 투쟁이 어느덧 1000일을 넘어섰다. 긴 시간이 흘렀지만 일자리를 잃은 쌍용차 노동자들은 아직도 회사로 돌아가지 못하고 피말리는 투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한 싸움의 과정에서 수많은 노조원들이 구속되었고, 농성을 진압하기 위한 최루액 및 테이저건 사용 등 경찰의 과잉진압 문제가 제기되었다. 한편으로는 이 사태를 촉발하게 된 상하이 자동차 공업 그룹의 '먹튀' 논란이 있었으며, 경영 악화에도 불구하고 사측이 모든 책임을 노동자들에게 전가하고 고통분담을 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면할 수 없다. 1000여 일의 투쟁 기간, 달라진 점이 있다면 대량 정리해고 이후 해직노동자를 포함해 총 21명의 노동자와 가족이 각종 질환과 자살 등으로 사망했다는 것이다. 2012년에도 1월 설날을 앞두고는 심장마비로 사망한 20번째 희생자 강모씨가 있었고, 2월에는 민모씨가 과도한 스트레스와 음주로 인한 당뇨 합병으로 사망했다. 2011년부터는 희망텐트, 와락프로젝트 등을 통하여 쌍용차 문제가 다시 한 번 사회적 공론화의 과정을 거치게 되었다.
묵상 :
에스겔 선지자는 소돔이 무너진 것에 대해 우리가 알던 것과 다른 이유를 말하고 있습니다. 교만하며, 양식이 많아서 배부르고 한가하여 평안하게 살면서도, 가난하고 못 사는 사람들의 손을 붙잡아 주지 않았기 때문에 그렇게 되었다는 것입니다.(49절) 하나님은 그 모습에 역겹다고 말씀하십니다.(50절)
1,000여 일 간의 시간 동안 스물 한 명의 생명이 자살로, 질병과 후유증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더 마음 아픈 것은 정리해고와 비정규직 문제가 아이들과 청소년들의 꿈마저 앗아갔다는 것입니다. 노동자에게 해고는 살인입니다. 그리고 사회적 타살입니다.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신다면 가장 먼저 어디로 향하실까요? 아마 전세계에서 자살률이 가장 높은 도시 평택일 것입니다. 주님께서 고난당하신 주간에 우리가 주님의 십자가를 함께 지기 원합니다. 그 방법은 쌍용차 노동자들과 희생자 가족을 위해 기도하는 것입니다. 그들과 함께 우는 것입니다. 와락 안아줍시다. 우리가 소돔의 죄악을 반복하지 않길 바랍니다.
기도 :
자비의 하나님! 우리가 배부르고 한가하여 평안하게 살면서도 차별받고 억압당하는 이웃의 울부짖음을 외면한 죄를 용서하소서. 이 땅에서 비정규직, 정리해고가 사라지게 하시고, 그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사람이 되게 하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