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예수께서는 무리가 자기에게 밀려드는 혼잡을 피하시려고, 제자들에게 분부하여 작은 배 한 척을 마련하게 하셨다. 10 그가 많은 사람을 고쳐 주셨으므로, 온갖 병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누구나 그에게 손을 대려고 밀려들었기 때문이다. 11 또 악한 귀신들은 예수를 보기만 하면, 그 앞에 엎드려서 외쳤다. "당신은 하나님의 아들입니다." 12 그러면 예수께서는 "나를 세상에 드러내지 말아라" 하고, 그들을 엄하게 꾸짖으셨다.
예수님에 관한 소문은 국경을 넘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께 나아오는데 그 놀라운 가르침을 듣기 원한 사람도 있겠지만 병고침을 받고 귀신으로부터 해방되기를 원하는 사람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한센변(나병) 환자를 치유하시고 '아무에게도 얘기하지 말라'고 하신 예수님이 다시 '세상에 나를 드러내지 말라'고 단속하십니다. 예수님은 기적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의 기쁨이 이야깃거리가 돼야 한다고 생각하셨기 때문입니다. 또한 예수님이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정확한 고백조차도 단속하셨습니다. 예수님이 누구인지보다 하나님 나라의 비전이 더욱 소중하고 중대하기 때문입니다. 손가락(예수님과 기적)이 아니라 손가락이 가리키는 것(하나님 나라)이 더 중요하건만 사람들은 손가락만 바라보면서 흥분하고 놀라워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신앙은 과연 어디를 향하고 있습니까? 특이하고 신비로운 체험에만 열광하는지, 아니면 예수님이 꾸셨던 생명, 평화 자유와 평등의 꿈에 진지하게 공감하고 있는지 차분히 되돌아보기 바랍니다.
† 많은 신자들이 열광적이고 신비로운 체험에서 신앙을 찾습니다만 예수님은 이런 풍조를 엄하게 경계하셨습니다. 우리의 신앙이 체험도 소중하게 여기지만 이미 주신 이성과 양심, 합리적 시대정신도 귀하게 여겨 건강하고 건전한 신앙의 토대 위에 굳건히 서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