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 그들은 빵을 먹이신 기적을 깨닫지 못하고, 마음이 무뎌져 있었다.
예수님과 떨어진 제자들은 바다 한 가운데서 고생을 합니다. 그런데 그런 제자들을 구하기 위해 예수님이 물 위를 걸어오셨습니다. 예수님을 본 제자들은 어리둥절하며 예수님을 유령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마가복음 기록자는 이 사건 직전에 빵 다섯 덩어리와 생선 두 마리로 오천 명을 먹이신 기적을 전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예수님이 오천 명을 배불리 먹이고도 열두 광주리나 남게 하는 큰 일을 하신 것을 바로 옆에서 지켜보았음에도 불구하고 바다 한 가운데서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하고 '설마 여기에 주님이?' 하는 의심을 가졌습니다. 마가복음 기록자는 접적으로 제자들을 책망합니다. 빵을 먹이신 기적을 방금 보고 왔음에도 그들은 깨닫지 못하고 마음이 무뎌져 있다고 말입니다. 예수님은 우리 삶의 한 가운데서 우리와 만나주십니다. 때로는 고통스러운 기억이기도 하고 때로는 한없이 감사하고 이해할 수 없는 특별한 일을 통해서도 만나주십니다. 그때마다 우리는 깨달음을 얻지만 곧 잊고 불신의 마음을 갖는 경우가 많습니다. 감사하기보다는 불평하고 기억하기보다는 망각합니다. 이 말씀은 오늘 제자들에 빗대어 우리를 책망하고 있는 것입니다. 마음을 예리하게 깨어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기억하는 우리 자신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 좋은 기억보다는 나쁜 기억을, 받은 은혜보다는 받지 못한 것에 대한 서운함을 더 많이 생각하는 우리 인생을 불쌍히 여기시어 우리가 더 많이 감사하게 하시고 더 많이 깨닫게 도와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