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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오늘 다윗의 동네에서 너희에게 구주가 나셨으니, 그는 곧 그리스도 주님이시다. 12 너희는 한 갓난아기가 포대기에 싸여, 구유에 뉘어 있는 것을 볼 터인데, 이것이 너희에게 주는 표징이다.”  


성전에서 아기 예수님을 만난 안나에 관한 말씀 중 마음을 끄는 부분이 있습니다. 안나가 ‘성전을 떠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자신의 인생에서 일어난 기가 막힌 일들을 생각하면 하나님이 실망스럽고 원망스러워 믿음의 자리를 떠나기 쉬웠겠다 싶습니다. 그런데도 안나는 성전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먹고 살아가기 위해 해야 할 일과 수없이 다가왔을 유혹을 두고 안나는 성전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팽이가 중심을 잡을 수 있는 것은 자기 몸 한가운데에 중심축이 있기 때문입니다. 중심을 잡은 팽이가 움직이지 않는 거처럼 조용히 서 있는 것을 두고서 ‘팽이가 존다’고 합니다. 안나야말로 조는 팽이처럼 생의  고난과 고독 속에서도 성전을 중심축으로 평온함을 지킬 수 있었습니다.
우리말에 ‘더운갈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지독한 가뭄이 들어 모를 심을 때가 지났는데도 비가 오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마른 논은 거북이 등짝처럼 갈라지고, 모판의 모는 벌겋게 타들어가고 말지요. 자식 죽는 것은 봐도 곡식 주는 것은 못 보는 것이 농부의 심정, 가뭄 앞에 농부의 마음은 깊이 타들어가고 갈라집니다. 하지만 농부는 포기하지 않습니다. 아니, 포기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물기라고는 보이지 않는 마른 논을 갑니다. 바짝 마른 논을 갈고 또 갑니다. 그러면 논은 먼지처럼 고운 가루가 됩니다. 그러다 어느 날 하늘에서 천둥이 울리며(천둥소리가 나야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땅을 ‘천둥지기’라고 했습니다) 비가 쏟아져 내리기 시작하면 온 식구가 논으로 달려갑니다. 모를 심으려면 논을 갈고 삶아야 하지만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고운 가루와 같은 논에 비가 쏟아지면 논은 이내 곤죽이 되고 마는데, 그러면 그냥 모를 꽂아나가기만 하면 되니까요. 이렇게 가뭄 속에서 마른 논을 갈고 또 가는 것을 더운갈이라고 합니다.
믿음의 길을 걷는 우리에게도 지독한 가뭄이 찾아올 때가 있습니다. 하나님께 실망하여 등을 돌리고 싶은 순간이 찾아옵니다. 그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믿음의 더운갈이 아닐까요? 내 삶의 어떤 순간에도 믿음을 비키며 거룩한 자리를 떠나지 않을 때, 마침내 주님은 은총의 빗줄기로 찾아오실 것입니다.

† 주님이 실망스럽고 원망스러울 때가 있습니다. 믿음을 등지고 싶은 순간이 있습니다. 그럴 때일수록 거룩한 자리를 지켜 마침내 생명의 주님을 만나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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