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가 모두 걸려서 넘어질 것이다. 성경에 기록하기를 '내가 목자를 칠 것이니, 양 떼가 흩어질 것이다' 하였기 때문이다. 28 그러나 내가 살아난 뒤에, 너희보다 먼저 갈릴리로 갈 것이다." 

고난과 죽음의 십자가 길을 가시는 예수님은 부활하여 갈릴리로 가실 것이라고 하십니다. 네 복음서는 부활하신 예수님이 갈릴리로 가시거나 혹은 예루살렘에서 나타나실 것이라고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합니다. 초대교회 안에 갈릴리 전통과 예루살렘 전통이 서로 충돌 경쟁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갈릴리는 낮고 천한 사람들, 민중의 땅이고 예루살렘은 수도이고 성전이 있는 도시입니다. 마가복음 공동체는 민중들의 경험에 기반한 공동체이기 때문에 척박한 민중의 땅인 갈릴리를 부활하신 예수님이 나타나시는 곳으로 전하고 있습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이 실제로 어디에 먼저 나타나셨는가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민중들이 사는 척박한 갈릴리와 온갖 비리와 부조리, 권력기득권자들의 폭력이 난무하던 예루살렘이 거론된 것은 부도덕한 세력의 척결과 민중의 해방이 결코 다른 주제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오늘날 예수님이 한국 땅에 오신다면 과연 어디에서 나타나실까요? 서울 한 복판에 나타나실 지 노인들만 몇 집 모여 사는 산골에서 나타나실지 알 수 없습니다만 분명한 것은 이 땅의 부조리로 아픔을 겪는 현장에서 함께 하실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예수님을 따르는 우리가 발 딛고 있어야 할 곳이 바로 그곳입니다.

† 수십 년 동안 반민주주의와 사대주의, 폭력적 독재와 수구세력의 권력독점으로 이 땅의 민중들이 탄압과 고난을 감수하며 살아왔습니다. 하나님의 자녀들이 겪는 이 부당한 고난과 억압을 기억하시고 이제 희망과 생명을 베풀어 주시기를 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