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주님께서 말씀하셨다. "보아라, 만일 사람들이 같은 말을 쓰는 한 백성으로서, 이렇게 이런 일을 하기 시작하였으니, 이제 그들은, 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하지 못할 일이 없을 것이다. 7 자, 우리가 내려가서, 그들이 거기에서 하는 말을 뒤섞어서, 그들이 서로 알아듣지 못하게 하자."
바벨탑은 일면 대홍수를 겪은 인류가 스스로 생존을 위한 방편을 마련하고 흩어지지 않고 하나로 통일되기 위한 염원을 담은 자연스러운 본능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이를 좋게 보시지 않으시고 이 대공사를 방해하십니다. 어찌 보면 하나님의 몽니 같기도 합니다. 그러나 사람의 힘과 생각이 한 곳으로 모이면 얼마나 위험한 일들이 벌어지는지 하나님은 알고 계십니다. 긴 역사 속에서 하나의 생각으로 모여 이룬 끔찍한 참사들은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습니다. 가장 빈번하게 일어나는 것이 바로 애국주의와 민족주의를 빙자한 전쟁과 침략, 전체주의와 제국주의입니다. 그러나 한편으론 모든 민족이 한 언어를 사용하는 통일된 세상은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이기도 합니다. 오순절 성령사건은 언어의 장벽이 걷히는 기적이었습니다. 인간이 생각하는 하나됨은 전체주의나 획일적 폭력이 될 수 있지만 하나님이 허락하시는 하나됨은 화해와 치유, 소통의 기적입니다. 우리가 추구하는 하나됨, 통일이 인간적 목적에 기초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에 기도한 것이 되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 하나의 뜻과 하나의 사상은 결국 어느 누군가를 억압하고 침략하며 압제하는 폭력적 방식으로 나타난 역사를 반성합니다. 인간적인 방식이 아니라 하나님의 생명 평화를 위한 하나됨, 화해와 이해, 소통의 하나됨을 이루게 하여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