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주님께서 아브람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똑똑히 알고 있거라. 너의 자손이 다른 나라에서 나그네살이를 하다가, 마침내 종이 되어서, 사백 년 동안 괴로움을 받을 것이다. 14 그러나 너의 자손을 종살이하게 한 그 나라를 내가 반드시 벌할 것이며, 그 다음에 너의 자손이 재물을 많이 가지고 나올 것이다."
약속의 땅에 대한 증거를 보여 달라는 요청을 한 후 깊은 어둠과 공포에 잠겨 있는 아브람을 향해 드디어 하나님께서 입을 여셨습니다. 그런데 그 내용을 보니 이것이 정말 복인지 아니면 재앙인지 의심스러운 부분이 있습니다. 많은 사람의 시조가 되게 해주시겠다는 하나님은 뜻밖에 아브람의 자손이 남의 나라에서 나그네 생활을 할 것이라고 하십니다. 게다가 마침내 400년 동안이나 종이 되어 고생을 할 것이라고 하십니다. 4년도 아니고 40년도 아니고 400년 동안이나 종살이라니! 하나님의 약속이라는 것이 온갖 좋은 것과 부귀영화를 누리며 꽃길만 걷게 되는 것도 아니고 400년이라는 시간도 필요합니다. 우리가 하나님께 기도하며 구할 때 갖는 착각이 있습니다. 가장 좋은 것만 가득한 것이라는 생각과 지금 당장 원하는 것이 이루어질 거시라는 착각입니다. 가장 좋은 것을 얻기 위해서는 괴로움도 있어야 하고 시간도 필요한 법입니다. 이런 섭리를 깨닫고 하나님의 약속이 성취되기를 기다리는 것이야말로 믿음입니다. 고난과 기다림 가운데 얻는 복이 참된 복일 수 있습니다.
† 우리에게 가장 좋은 것을 주시려는 하나님을 믿습니다. 하나님의 시간, 카이로스를 믿지 못하고 지금 당장 가장 좋은 것을 달라고 칭얼대는 유아적 신앙이 아니라 섭리 가운데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는 성숙한 신앙인이 되도록 인도해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