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에서가 물었다. "내가 오는 길에 만난 가축 떼는 모두 웬 것이냐?" 야곱이 대답하였다. "형님께 은혜를 입고 싶어서, 가지고 온 것입니다." 9 에서가 말하였다. "아우야, 나는 넉넉하다. 너의 것은 네가 가져라."
야곱은 고향으로 돌아가 형을 만나기 직전에 두려움에 떨면서 재물로 형의 환심을 사려고 잔꾀를 부렸습니다. 그래서 좋은 가축을 골라 앞서 보내며 종들에게
'야곱이 형님에게 보내는 선물'이라고 말하라고 시켰습니다. 평생 복을 추구하며 살던 욕심 많은 야곱이었으니 그것을 형에게 주는 마음이 얼마나 아까웠겠습니까. 그런데 야곱을 받아들인 에서는 그 재물을 놓고 '나는 넉넉하다. 너의 것은 네가 가져라'고 말합니다. 사실 에서가 '너의 재산은 나의 축복을 가로채서 얻은 것이니 다 내놓으라'고 해도 야곱은 할 말이 없었을 것입니다. 장자의 권리와 소유 때문에 벌어진 20년이나 계속된 원한관계는 이제 다 해소되었습니다. 형제가 거로를 미워하며 20년을 살다가 막상 만나 화해하고 보니 재물이라는 것이 아무런 의미가 없었음을 깨닫게 된 것입니다. 재물이 형제의 정을, 인간의 아름다운 관계를 대신하지 못합니다. 살면서 재산이 필요하긴 합니다만 그것은 아름다운 인간관계를 위해서 필요한 것이지 관계를 파괴하는 물질이라면 차라리 없느니만 못할 것입니다.
† 자본주의 세상에서 살면서 돈이나 재물이 없으면 아주 불편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우리 인생의 전부가 될 수는 없습니다. 혹시라도 우리 삶이 재산, 재물에 매어있지는 않은지 반성합니다. 물질보다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성도가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