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한심하다.

사랑과 정의를 실천하는 것을 그 존재의 목적으로 삼아야 할 종교 기독교가, 불의에 맞서 당당하게 싸우고자 떨쳐 일어선 개혁 세력 개신교회가 손가락질 받고 있다. 참으로 심각하고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일부 목사들의 파렴치한 범죄라면 그저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겠지만 이제는 한국의 대표 소리를 듣는 교회들이 더 발광들을 하니 단지 일부의 일이라고 치부하고 넘어가기가 어렵다. 또 단지 목사들의 문제라면 그러려니 하지만 목사들과 부화뇌동하여 신자들까지 불의와 야합하고 거래하는 형국이니 이제는 정말 끝을 보려나보다 하는 생각을 접을 수가 없다. 물론 모든 원죄의 근원은 목회자들에게서 찾아야 할 것이다.

강단에서는 온갖 좋은 말, 아름다운 말, 은혜로운 말 말 말로 치장을 하고 설교를 해대지만 정작 그들 자신은 철저하게 맘몬의 노예이자 탐욕의 화신이었다고밖에 할 수 없는 일들이 너무 많이 벌어진다.

수십년을 잘 목회했다는 양반들이 은퇴의 시점에 와서는 은퇴비 몇 억 혹은 몇 십억을 달라고 교인들과 싸움판을 벌이고 후임자를 고소하는 일까지 벌어진다. 강단에서는 모든 것을 다 하나님께 바치고 내려 놓으라고 수십년씩 설교를 해왔을 터인데 정작 자신은 은퇴라는 현실 앞에서 부끄러움 모르는 탐욕을 마음껏 드러내는 일이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사실 은퇴를 앞두고서만 벌어지는 일이 아니다. 그동안 고급 승용차에 비싼 양복에 온갖 산해진미를 잘 처먹으면서 드넓은 사택에서 살아왔다. 그런데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말이다. 원래 인간 본성에 내재된 탐욕 때문인지 아니면 잘 처먹고 잘 처입다 보니 그런 물질지향적인 삶에 젖어들었는지는 모를 일이다. 죽음을 통해 하나님 나라로 갈 약속을 받은 이들이 왜 이생의 물질에 그렇게도 목을 매는가? 이제 신자들도 배울만큼 배웠고 알만큼 알게 되었으니 결국 교회에 등을 돌리고 교회를 떠난다. 다시는 교회 쪽으로는 오줌도 싸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면서.

결국 70-90년대 한국에서 일었던 교회부흥의 붐은 그들만의 잔치에 지나지 않게 되었다. 자기들이 부흥시키고 자기들이 다 말아먹는 형국이다. 교회는, 하나님의 복음은 결국 다음 세대에는 팔리건 말건 고려하지 않는,  일개 세대를 위한, 잘 팔리는 상품에 지나지 않았음을 증명하였다. 하나님이 통탄하실 일이다.

 

가장 은혜롭다는 교회들은 대부분 대형교회이다. 그러나 그 교회들 중에 추잡한 소문에 휘말리지 않은 교회는 별로 없는 듯하다. 그런데 문제는 아니 땐 굴뚝에서는 절대 연기가 나지 않는다는 말이다. 하나님의 정의가 시퍼렇게 살아있는 교회에서 거짓말과 유언비어는 생명력을 오래 유지하지 못한다. 더군다나 인터넷이라는 도구를 통해서 모든 정보가 철저하게 공개되고 파헤쳐지는 구조에서는 더 말할 필요도 없다. 그렇다면 그 소문들은 진실일 확률이 높다는 말이다.

감리교회가 감독회장이라는 직책을 놓고 벌이는 이전투구는 벌써 몇 해를 넘겼다. 명에를 향한 더러운 탐욕이 부끄러움도 모르게 하고 있다. 이미 명예는 남지 않고 오욕만 남은 자리이지만 여전히 감독회장 자리를 톻고 벌이는 진흙탕 개싸움이 한창이다. 법도 없고 양심도 없다. 물론 신앙은 찾아볼 수 없다. 교단 개혁이라는 거창한 구호를 외치지만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은 없다. 이제는 세속에서도 별로 찾아볼 수 없는 세습, 특히 교회의 부의 세습이 가장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곳도 감리교회이다. 조선이 3대째 세습을 한다고 입에 거품을 물고 가장 난리를 치는 사람들이 바로 이들이 아닐까? 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이상한 논리에 아주 익숙해 있는 집단이다 보니 말이다.

한국에서 첫 손에 꼽으라면 당연히 꼽힐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요즘 국민일보와 관련된 가족 내부의 투쟁으로 시끄럽다. 점잖은 양반들이 부끄러운줄 모르고 집안 싸움 소리가 담벼락을 넘는 줄도 모르고 있다. 정의로 포장하고 있으나 아는 사람들은 다  늙은이들의 탐욕 때문임을 안다.

somang.JPG 최근에 부끄러운 사건이 발생했던 소망교회는 대통령이 다니는 교회이다. 그런데 그 교회에서 목사들끼리 난투극이 벌어졌다. 병원에 입원하고 경찰에 끌려가기도 하였다. 정확한 내용을 모른다 해도 맞은 놈이나 때린 년이나 다 한심하다는 생각 밖에 안 든다. 그런데 내부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이 모든 사건의 배후에는 원로목사가 연루되어 있다는 소리가 있다. 자식에게 교회를 세습하려고 했지만 여의치 않게 되자 엄청난 퇴직금과 분당 예수소망교회를 개척하여 자식에게 물려주는 선에서 정리가 된 듯 보였다. 그러나 최근 원로목사가 소망교회를 다시 접수하고자 측근을 이용해 소망교회에서 행패를 부렸을 거라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 이번에 폭행을 행사한 두 명의 부목사는 사목활동에서 제외된 이유가 담임목사를 반대하고 원로목사를 지지하는 세력이기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담임목사는 이에 대해 교권으로 대응하다가 피폭되었다는 설정이다.

무엇이 진실인지는 모르겠다. 원로목사의 개입설도 진실인지 소설인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그런 말이 근거 없이 나오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결국 또 한 늙은이의 탐욕 때문에 한 교회가 망가지고 한국교회가 싸잡혀 욕을 먹는 상황이 벌어졌다는 것이다. 결국은 탐욕이다.

늙은이가 젊은이보다 더 탐욕스럽다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결국 고기도 맛을 본 사람들이 환장한다고, 이미 한국교회부흥이라는 허니문을 보낸 목사들, 이제는 늙어버린 목사들이 그 맛을 잊지 못하고 탐욕을 부린다고 충분히 생각할 수 있다. 그러니 현상적으로는 은퇴를 앞두고 또 은퇴를 한 이들의 문제이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탐욕의 노예가 된 한국교회의 현주소가 현실이다. 탐욕에 길들어진 목사들은 탐욕의 설교를 해왔고 결국 교인들까지도 다 탐욕의 노예가 되었다. 결론적으로 한국교회는 탐욕의 노예가 되었다. 인정하긴 싫어도 이것이 한국교회의 자화상이다.

이 부끄러운 초상화를 어떻게 지우고 다시 그려야 할까? 다시 그리는 것은 어려운 문제가 아니다. 진짜 문제는 피사체가 여전히 그 모양 그 꼴이라는 것이다. 교회는 회개와 자복을 시도 때도 없이 떠들어 댄다. 그렇다. 자신이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고 구원을 얻는 길은 회개와 자복이다. 한국교회는 회개하고 자복해야 한다. 너나가 없다. 내가 가해자이고 내가 피해자이다.

순복음교회니 소망교회니 무슨 교회니 하는 교회들이 목사의 것인가? 교단의 것인가? 후임자의 것인가? 아니다. 하나님의 것이고 한국교회 구성원의 것이다. 탐욕에 쩌든 목사들이 교회를 사유화하고 교회와 교인들에게 상처를 입히는 이런 일을 묵과해서는 안 된다. 단호하게 막아서고 혼쭐을 내고 쫓아내야 한다. 그러지 않고는 한국교회가 정화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이야기를 떠드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 왜냐하면 그들이 몰라서 안 하는 것이 아니라 할 의지가 없기 때문이다. 그 말은 그들 안에서 신은 이미 죽었다는 말이다. 손가락이 아프다. 지겹게 반복되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한국사회가 망조가 들었는데 회복이 가능할까? 종교가 이처럼 빛을 잃고 짠 맛을 잃었으니 더욱 정말스러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