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만남교회

2017.04.22 21:26

2017년 4월 23일 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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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립니다!
1. 오늘은 부활절 제2주일로 예배하였습니다. 부활의 기쁨으로 승리하는 성도들의 삶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2. 29(토)~30일(주일)에 강원도 주문진에서 1박2일 야외활동을 하겠습니다. 토요일 오전 10시에 교회에서 출발할 예정입니다. 자세한 일정은 주중에 알려드리겠습니다. 많이 참석해 주시기 바랍니다. 
3. 성서대학이 수요일(26일) 오전 11시에 열립니다. 이번 주는 제6강입니다.
4. 서울연회를 잘 마쳤습니다. 참석해 주신 회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5. 은평동지방 5월 교역자회의가 8일(월) 우리교회에서 열립니다. 준비를 위해 미리 논의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6. 해외 여행 중이신 교우들을 있습니다. 기억하시고 안전하고 편안한 여행이 되도록 기도해 주세요.

[촛불교회 안내] "비정규직, 정리해고 반대" | 4월 27일(목) 오후 8시 / 광화문 고공농성장 앞

■ 목회서신20170423_003.jpg
지난주 목-금요일에는 왕십리의 꽃재교회에서 서울연회가 열렸습니다. 연회가 뭔가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 같은데, 감리교회는 좀 특이한 구조입니다. 감리교회 전체를 대표하고 의결하는 총회가 있고 총회 아래에는 연회가 있습니다. 연회(Annual Conference, 매년 열리는 회의)는 감리교회의 꽃이라고들 말하는데 원칙적으로 상시적 기구라기보다는 이름처럼 매년 새롭게 바뀌고 열리는 구조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목사들은 매년 연회를 통해서 새롭게 목사직과 파송교회를 갱신하는 형식적 절차를 거칩니다. 1년짜리 이런 구조와 형식은 지방회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데 지방회 끝부분에 장로들의 파송기를 낭독함으로 장로의 지위를 1년 연장하는 절차를 갖기도 합니다. 아무튼 감리교회는 1년 단위로 운영됩니다.
올해 연회에 참석하면서 저는 마음이 편하지는 않았습니다. 하긴 올해만 그랬던 것 같지는 않습니다만 무엇보다도 우선 직장생활을 하는 사람들을 배제하는 듯한 시간 구성이 불편했습니다. 평일 낮 시간에 열린 연회는 젊은 평신도들의 참여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오가는 길에 우연히 만난 어떤 젊은 감리교 신자는 꼭 참석해야 하는 순서 때문에 직장에서 눈치를 보며 좀 일찍 나왔다고 합니다. 이틀 연속으로 열리는 연회에 직장인이 계속 참석하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물론 연월차 휴가도 눈치 봐가면서 써야 하는 한국의 기업문화도 문제이긴 합니다만 감리교회의 중요한 일을 결정하는 회의가 이런 불합리를 요구하는 상황은 상식적이지 않아 보입니다.
시간이 이렇게 정해진 것은 젊은 평신도들이 연회 회원으로 추천되지 못한 결과이기도 합니다. 자료집을 통해 평신도 회원의 면면을 보면 811명 중 90% 이상이 장로입니다. 그 말은 (감리교회 장로 추천 가능 연령이 45세 이상이긴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연배가 되시는 분들이 장로로 피택되기 때문에) 연로하신 분들이 많다는 추측이 가능합니다. 지금 한국의 경제상, 노동환경으로 볼 때 장로가 되신 분들의 상당수가 명예퇴직, 희망퇴직 등으로 노동활동을 하지 않는 분일 테고요. 아무래도 시간 많으신 분들이 연회에 더 많이 참석하게 되는 것도 원인으로 지적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문제로 인해 감리교회가 원로원화 되고 있다는 지적이 계속 제기되고 있습니다. 
연회원 중에서 총회원을 선출하게 되기 때문에 연회원이 중요합니다. 고령화와 남성 중심을 막기 위해 총회원 여성 쿼터제와 연령 쿼터제를 실시하기 시작했는데 연회원에서 쿼터제를 맞추기 위한 젊은 층과 여성층이 공급되지 못한다면 이 조항은 결국 선언적 의미만 갖게 될 뿐입니다. 미래에 대한 사안은 미래 당사자가 발언권을 갖는게 당연할텐데 참 아쉬운 생각이 많이 듭니다.
연회와 관련하여 페이스북에 보면 목사안수식 이야기도 종종 나옵니다. 목사안수식에서 안수 받는 당사자 외에 배우자도 같이 나와 그 옆에 무릎 꿇고 앉아 있게 합니다. 얼핏 보면 왜 배우자까지 나와서 쇼를 해야 하느냐는 문제제기가 당연해 보입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목회라는 성직에서 배우자 혹은 가족이 차지하는 역할과 의미를 부각하려는 목적이 있을 것입니다. 이번에 정년은퇴하시는 장인이 은퇴자 만찬장에서 '나 혼자 목회한 것이 아니라 아내와 가족들이 함께 해주었기에 가능했다'는 취지의 소감을 말씀하셨는데 이 말을 들은 아내가 눈물을 흘리더군요. 목회는 개인의 능력만으로 되는 것이 아닌 것은 제 경험으로 봐도 분명합니다. 배우자와 가족의 동의와 이해, 공조와 헌신이 없으면 가능하지 않습니다. 그러면 이런 문제제기는 왜 나올까요? 이런 취지에 대해서 충분히 설명하지 못했고 또한 이를 지켜보는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부족해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매번 느끼는 것은 연회가 감리교회의 미래를 위한 건전한 토론장이 아니라 보여주기식 행사, 전형적 의례 중심의 모임, 해야 하기 때문에 하는 회의가 돼버렸다는 것입니다. 은퇴식이나 목사안수식 같은 개인적인 예식은 낮 시간에 진행하되 토론과 결의가 필요한 부분은 저녁시간에 다양한 연령의 회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하면 어떨까 생각해 봅니다. 건전한 토론을 통해 지방회에서부터 다양한 제안이 논의되고 그것이 연회와 총회로 올라간다면 내용이 더욱 풍성해질 것입니다. 그러나 사실 이보다 더 시급한 문제가 교회가 사람들 마음을 이해하고 그 마음으로 파고드는 근본적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 좋은만남 이모저모20170423_002.jpg
“수요성서대학 야외수업을 하였습니다”
지난 주 교회 카톡방이 좀 시끄러웠지요? 수요성서대학 야외수업을 다녀온 게 이슈였습니다. 이번 학기도 역시분위기가 좋아 학구열도 뜨겁고 아주머니 학생들의 관계도 끈끈했습니다. 게다가 날도 좋고 꽃도 예뻐서 야외수업 시간을 내 강원도 춘천에 다녀왔습니다. 종강 때는 날도 많이 덥고 하니 종강 파티를 좀 앞당겨서 바람을 쐬었습니다. 춘천의 명물 맛나는 닭갈비로 점심을 먹고 소양강에 가서 처녀뱃사공도 보고 어지럼증 느끼는 스카이워크도 걸어보았습니다. 역시 마무리는 분위기 좋은 카페가 제격이지요. 함께 가지 못한 분들께는 죄송하지만 또 열심히 공부한 분들에게 복이 있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알려드려야 했기에 양해해 주실 줄로 믿습니다. 6월 14일 종강 때까지 열심히 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야외활동이 급조되었습니다 ”
올해 야외예배는 다섯 교회 연합행사가 계획돼 있어서 우리 자체 야외예배는 어찌해야 하나 고민하다가, 요즘 한가한 최근규 청년에게 힌트를 얻어 급하게 야외활동을 조직하였습니다. 이번 토요일(20일) 오전 10시에 강원도 주문진으로 출발하여 바다도 보고 아담한 황토 팬션에서 맛난 회도 먹으며 친교의 시간을 갖고자 합니다. 다음날 주일에는 팬션에서 예배를 드리고 주문진 시장도 들리고 시간 되면 설악산에도 잠깐 발 디뎌볼까 합니다. 아직 구체적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으니 좋은 의견 내주시면 적극 반영하겠습니다. 아울러 팬션 예약과 식사 예약을 담당해주신 최근규 청년에게 감사드립니다. 많이 참석해 주세요! 

■ 헨리 나웬의 "살며 춤추며"
아픈 기억 「하느님을 생각나게 하는 사람」
지난날이 상처를 어떻게 치유할 것인가? 무엇보다 우리는 상처를 망각의 그늘에서 자기 인생사의 한 부분으로 끌어내야 한다. 잊힌 것은 드러나지 않고 드러나지 않은 것은 치료할 수 없다. 막스 셀러는 기억해 내는 것이 어떻게 우리를 잊고 있던, 그러나 여전히 자신을 짓누르는 고통스런 사건에서 해방시키는지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기억해 내는 것이 기억하는 사람이나 사건의 잠복된 힘에서 벗어나는 해방의 시작이다.”
지난날 아픔을 겪은 이들을 위해 사제들이 할 일은 무엇보다 아픈 과거에 대한 기억을 아무 두려움 없이 환하게 드러내는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다. 흙을 갈아엎지 않으면 빗물이 스며들 수 없다. 떨어져 쌓인 낙엽들을 긁어내지 않으면 식물은 햇빛을 받을 수 없다. 이와 마찬가지로 우리의 아픈 기억이 두려움과 염려, 의심으로 덮여 있으면 하느님 말씀은 우리 안에서 열매를 맺을 수 없다.

위선 「안식의 여정」
오늘 아침 미사 때 예수께서 비판하신 위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구조라는 틀에 갇힌 삶은 위선으로 나아가기 쉽다. 영적 지도를 한다는 우리가 말하고 가르치는 대로 살지 못하는 것을 자주 본다. 위선을 완벽하게 피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자신도 그렇게 살지 못하면서 사람들한테 그렇게 살라고 말할 때가 있다.
이 위선을 가장 잘 치료할 수 있는 곳이 공동체임을 지금 배우는 중이다. 영적 지도자로서 내가 보살피는 이들 가까이 살며 그들한테서 사랑으로 비판받고 허물을 용서받을 때 나는 더 이상 위선자로 느끼지 않는다.
위선은 내가 말한 대로 살지 못해서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내가 말한 대로 옹글게 살지 못하는 자신의 무능을 솔직하게 고백하지 않는 데서 온다. 나는 내 잘못과 무능에 대해 내가 돌보는 이들에게 용서를 비는 사제가 되어야 한다.

20170423_006.jpg ■ 1주1닼 - 이관택 목사 | "구멍 뚫기"

#  영화 "다음 침공은 어디?" | 마이클 무어 감독, 2015년
 헐리우드의 재기발랄한 이야기꾼 마이클 무어 감독. 아마도 전세계에서 가장 대중적이면서, 영향력 있는 다큐멘터리 감독 중 한 명으로 손꼽히는 그는 주로 부조리한 세상의 단면들을 들추어내서 사람들과 공유하는 일에 매우 탁월하다. 특히 날카로우면서도 유쾌 통쾌한 특유의 풍자화법과 불편한 진실을 향하여 저돌적으로 나아가는 그의 모습을 통해 관객은 사이다같은 대리만족을 경험할 뿐 아니라 현실 속에서의 새로운 변화를 기대하고 도모하는 일상의 '작은 전환'들을 경험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인지 혹자는 마이클 무어의 영화를 마치 "용기와 지혜의 비타민" 같다고 한다. 지난 25년간 마이클 무어는 <로저와 나>에서 신자유주의 노동권 문제에 대해 이야기 하였고, <화씨911>에서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를 침공한 미국 대통령 조지부시를, <볼링포 콜롬바인>에서 미국의 총기소지제도를, <식코>에서 미국의 의료제도를, <자본주의, 러브스토리>에서는 월가로 대표되는 금융자본주의 실체를 낱낱이 비판해왔다.

 마이클 무어 감독의 최신작 <다음 침공은 어디?>. 제목만 봤을 때 다소 '전투적'이고 '공격적'인 이미지를 연상케했지만 정작 내용은 감독의 작품 중 가장 밝고 희망적이라 할 수 있다. 그 동안 감독의 작품들이 주로 현상에 대한 '비판'을 중심에 두었다면 이번엔 '대안'을 그 중심에 두었기 때문이다. 그렇다해도 날카로운 분석과 풍자는 여전하다. 

 20170423_007.jpg <다음 침공은 어디?>는 설정부터 흥미로운데 미국의 국방부가 위기상황을 맞이하여 무어감독을 스카웃했고, 그 결과 무어 감독이 직접 미국의 안정을 위해 다른 나라를 침공하여 현재의 미국에 필요한 좋은 것들을 빼앗아온다는 설정이다. 이미 설정부터 세계의 경찰을 자임하면서 깡패로 군림해왔던 미국과 미 국방부를 풍자하고 있지만, 더욱 놀라운 것은 무어 감독이 침공하여 빼앗아 온 것들이다. 무어 감독은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 슬로베니아, 아이슬랜드, 핀란드, 노르웨이 등 유럽의 여러 나라를 다니면서 그들이 가지고 있는 교육제도, 노동여건, 성평등, 재소자인권을 보장하는 여러 제도와 가치들을 뻬앗았고, 미국으로 가져간다고 선언한다. 
 영화는 우리의 일상을 돌아보게 한다. 왜 우리가 불행한지. 우리는 도대체 무엇을 가지고 있고, 무엇을 가지고 있지 않은지. 유럽 사회의 장점들을 살펴보면서 점점 작아지는 미국사회를 보며, 한국사회가 더욱 더 왜소하게 느껴진 것은 나만의 생각이 아닐 것이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 또한 사뭇 인상적이었는데 감독이 베를린 장벽 앞에서 30년지기 친구와 함께 어깨 동무를 하면서 이런 이야기를 나눈다. 1989년 당시 망치와 정으로 베를린 장벽을 깨부수었는데 이틀동안 쉼없이 정을 대고 망치를 내리쳤던 것이 기억난다. 그 땐 정말 이 장벽이 무너질줄 상상도 못했는데, 어느 순간 무너지더라. 아무리 암담한 벽 앞에 서 있더라고 망치와 정이 있으면 구멍을 낼 수 있다. 영화는 구멍난 베를린 장벽을 보여주며 끝난다. 한동안 막혀있던 내 영혼에도 시원한 구멍이 뚫리는 느낌이었다. 

그 동안 예수가 뚫어냈던 구멍들이 얼마며, 수많은 신앙의 선배들이 뚫어냈던 구멍이 얼마랴. 결국 망치와 정으로 사람들을 옥죄는 암담한 벽을 하나씩 하나씩 내리치며 틈을 만들고 구멍을 만드는 일이 그리스도인의 삶이 아닐까. 다음 침공은 어디인가?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이 투명하지만 험난하고도 완악한 벽이어야겠지. 
당신에게 용기와 지혜의 비타민을 선사합니다.

■ 여행묵상 
“지리산 등반기 : 기적은 타이밍”- 최근규 청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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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타이밍’이라는 말이 있다. 사랑을 이루려면 타이밍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에게 선물을 줄 때, 그 사람이 정말로 필요한 무언가가 있을 때 주면 감동은 배가 된다. 

나는 이번 산행에서 하나님의 사랑과 돌보심을 체험했다. 이번 지리산 산행은 장터목 1박 2일 코스로 정했다. 하룻밤 장터목 대피소에 머물고 새벽에 일출을 보고 내려오는 코스다. 날씨도 따듯하고, 맑은 물과 공기가 내 마음을 설레게 했다. 산 속에서 듣는 바람소리 새소리는 어느 찬송가보다도 장엄하고 아름답게 느껴진다. 그렇게 신나게 룰루랄라 장터목대피소로 향하고 있었다. 중산리탐방안내소에서 장터목대피소로 가는 길은 5.3km, 4시간 등반이면 그리 어려울 것 같지 않지만, 계속 오르막이라 생각처럼 쉽지만은 않은 코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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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간 쯤 등반했을 때 천둥번개가 치고 먹구름이 몰려왔다. 큰일이다 싶었다. 비올 것을 대비해 장비를 챙겼지만, 산행 중 비가 오면 위험한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계속 오르다보니 몸이 무거워질 대로 무거워졌지만, 속도를 내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숨이 턱 밑까지 찾는데, 우박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힘들었지만 쉬지 못했다. 기어서라도 올라가야만 했다. 다행히도 장터목대피소에 도착할 때 까지 심하게 내리진 않았다. 그런데 대피소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후다다닥.. 하늘에 구멍이 난 듯 우박이 심하게 내리쳤다. 창밖으로 떨어지는 우박들을 보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천왕봉에 오르기로 한 날 새벽온도는 –3도였다. 기상예보를 확인했을 때는 분명히 최저기온이 8도였는데, 그래서 얇은 옷가지만을 챙긴 것이 실수였다. 어찌할지 고민스러웠다. 혼자면 모르겠지만, 함께 온 친구는 산행이 처음이었다. 장터목에서 천왕봉까지 1.7km, 1시간 30분의 시간은 결코 짧지 않다. 이 상태로 오르다 저체온증에 걸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올라가고 싶었다. 바람이 강하게 불고, 별이 밝게 뜬 날씨면 분명히 맑은 일출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었다. 

여러 생각이 머리를 스쳐갔지만, 고민보다 기대를 이루고 싶은 마음이 컸다. 친구에게 말했다. 
"담요 챙겨, 올라가자!" 
"담요 두르고라도 올라가자." 

그렇게 처음에 담요를 두르고 오르다 보면 곧 땀이 날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점점더 거세지는 바람과, 경사에 녹지 않은 얼음들은 또 다른 복병이었다. 날이 어둡고, 헤드렌턴 불빛이 먼 곳을 못비추어 다행이었다. 정상만을 보고 갔으면, 올라가다 포기 했을 것 같다. 그저 한걸음 한걸음 걸어갔다. 걸어 올라가기 힘들면 기어서 올라갔다. 어제와 같은 일이 벌어진 것이다. 날이 거의 다 밝아 왔고, 힘들다고 여기서 멈추면 일출을 못 볼 것만 같았다. 그리도 믿음을 가지고 발걸음을 옮겨갔다. 

그렇게 대청봉에 도착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붉은 태양의 머리가 구름 사이로 올라왔다. 그 순간 내 맘속엔 바람도 추위도 멈추었다. 기적 같은 타이밍들이 내 두 손을 저절로 모으게 했다. 조금 더 비가 빨리 왔었더라면, 조금 더 늦었으면 해가 빨리 올라왔더라면, 나는 산에 오르면서도 나의 기대와 욕심만을 챙기는 그런 사람일 뻔했다. 

그런 나에게 기적 같은 타이밍으로 최고의 선물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렸다. 누구든 어디에 있든 항상 돌보고, 사랑의 손길을 내려주시는 분에게 감사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받은 은혜를 이웃들과 조금이라도 나누며 살아가고 싶다고 말이다. 

■ 사회 성화를 위한 기도
CJ 드라마 조연출 이한빛 씨가 고된 노동환경과 폭력적인 사내 분위기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으나 CJ측은 이씨의 근무태만으로 몰아가고 있습니다. 더 강렬한 자극, 더 큰 즐거움을 추구하는 우리의 문화 소비행태가 공범임을 고백하며 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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