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처럼 비가 오는 날이라 오토바이를 타고 출근할 수가 없어 아이들과 버스 종점까지 같이 걸어갔습니다.
지웅이도 만나서 넷이서 함께 우산을 쓰고 걸어갔지요.
그런데...
구산동 공원에 이르러 깜짝 놀랐습니다.
비가 오고 있는데 공원 한 가운데 만들어 놓았떤 분수가 연신 물을 뿜어대고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웬 비오는 날의 수채화도 아니고 분수쑈~라니..
제정신인지...
혹시 밤새도록 뿜어 올렸던 것은 아닌지...
그렇게 뿜어올리는 데 들어가는 돈은?
네, 구민들 세금이겠지요.
분수쑈라고 한 말은 취소하겠습니다.
비오는 날의 돈지랄~이라고 정정하겠습니다.
그것도 구민들 돈으로 하는...
정신 차리셔야 합니다. 구청도, 동사무소도, 관리하시는 분도...
몇몇의 부주의로 식은 땀을 흘리는 것은 허리띠 졸라 매고 근근이 먹고 사는 서민들입니다.
그리고 하나 더, 지구환경생태계가 피눈물을 흘립니다.
오늘 뉴스를 보니 간밤의 장맛비로 대구 노곡동이라는 돈에에 물난리가 났더군요.
비가 많이 오기도 했지만 그럴 정도는 아니었는데 때아닌 물난리를 겪었다는데 이야기를 들어보니 최근에 완성한 하수펌프장이 제 구실을 하지 못했다는 겁니다.
차라리 비가 와서 하천이 넘쳤다면 조물주 때문에 그러려니 하지만 이건 하수펌프가 돌지 않아서 생긴 문제라니 더 분통이 터진다는 한 피해주민의 하소연에 공감합니다.
직원들이 퇴근할 무렵에는 비가 아주 조금밖에 안 와서 기계를 가동시키지 않고 그냥 퇴근을 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밤새 비가 와서 펌프가 막히고...
밤에 비가 많이 오는 것을 보았을 텐데 그 직원들은 혹시나 하는 걱정도 하지 않았는지...
수많은 주민들이 홍수피해를 겪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안 해봤는지...
그렇게 비가 오는데 제대로 조치를 안 하고 퇴근한 것이 걱정돼 다시 와서 둘러본 사람도 없는지...
하긴 아쉽기는 해도 그 사람들이 비난 받을 일을 한 건 아니겠지요.
세상이 그렇게 흘러가는데...
주위 이웃을 돌아보지 말고 살라고 배우면서 살아왔으니...
우리의 작은 관심과 섬세함이 이웃을 돕고 곤경을 피하게 하며 환경생태계의 숨통을 트이게 한다는 것을 기억한다면 우리 삶이 좀더 민감해질 수 있지 않을까요?
그저 자기 자신에게만 집중하고 자기 관심에만 매몰되고 자기성취에만 몰입하면서 사는 인생은 어떤 의미가 결실로 남게 될까 궁금합니다.
타인에게 아주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세상은 우리 모두에게 좀더 살만한 세상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자기 자신의 삶이 타인의 삶과 연결돼 있다는 것을 조금만 깨우쳐도 우리 삶은 타인의 삶으로 인해 더욱 풍성해 질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은 말로만 머리로만 가슴으로만 그리스도인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온 몸으로 온 삶으로 그리스도인이 되어야 합니다.
이제 아는 대로 살아야겠습니다.
이제 예수님 말씀을 살아야겠습니다.
예수를 믿는 것이 아니라 예수를 살아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