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이렇게 말하였다. "가나안은 저주를 받을 것이다. 가장 천한 종이 되어서, 저의 형제들을 섬길 것이다." 26 그는 또 말하였다. "셈의 주 하나님은 찬양받으실 분이시다. 셈은 가나안을 종으로 부릴 것이다. 27 하나님이 야벳을 크게 일으키셔서, 셈의 장막에서 살게 하시고, 가나안은 종으로 삼아서, 셈을 섬기게 하실 것이다."
술 취한 사이에 벌어진 일로 인하여 세 아들은 축복과 저주를 받는 입장으로 나누어집니다. 이 가족의 이야기는 사실 민족들의 운명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셈은 이스라엘 민족을 형성하는 셈족을 상징하고, 함은 이 구절에서 함이라는 본명보다는 가나안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는데 다 아시다시피 가나안족은 이스라엘의 오래 된 숙적입니다. 이미 가나안 족속이 점유하고 있던 팔레스타인 지역에 셈족인 이스라엘이 쳐들어와 격돌하였고 그 영토분쟁은 오늘날까지도 계속 되고 있습니다. 사실 함이 형들에게 이야기 해주었기 때문에 더 큰 체면 실추를 미연에 막을 수 있었던 것이기도 하지만 이 구절에 그런 고려는 없습니다. 가나안이 무조건 잘못 했고 저주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 전제로 깔려 있는 듯합니다. 이스라엘 입장에서 볼 때 가나안은 숙적이자 시작부터 잘못된 족속입니다. 그런 역사관이 반영된 본문입니다. 또 이 이야기를 어린 시절 교회학교에서 셈은 동양인, 야벳은 서양인, 함은 아프리카인이라며 흑인 노예제도의 정당성을 설명하는 등 인종적 편견을 덧씌운 이야기로 들은 것이 기억이 납니다. 하나님의 세계관과 사람의 세계관은 분명 출발부터 다릅니다. 사람은 자기 입장에서만 이야기하기를 좋아합니다.
† 온 세상을 창조하신 하나님은 모든 인류를 다 자녀로 여기시고 사랑하시는데 사람은 자기의 민족, 국가, 인종, 가족 등 지엽적이고 주관적인 입장에서 타인을 판단하기 때문에 분열과 분쟁이 생깁니다. 우리는 이런 구분을 뛰어넘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