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만남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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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근 성도님이 쓰신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을 손에 들고 한장한장 음미하듯이 읽어봅니다.
윤 성도님이 책을 무척 빨리 읽는 것이 항상 부러워 간단하게 속독 강습을 받았지만 왠지 그런 책은 속독으로 후다닥 읽어내려갈 수가 없습니다.
그것은 그 책 안에 하나라도 놓치면 안타까울만한 무슨 전문지식이나 정보, 철학적, 신학적 자극이 있어서가 아니라 그냥 삶을 느끼게 해주기 때문입니다.

이 책을 읽으면 참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위인전도 아니고 별로 유명하지도 않은 사람의 이야기에 왜 이렇게 몰두할까?
무슨 거창하고 대단한 이야기도 아닌데, 이미 다 알고 있고 나도 생각했던 내용들인데 왜 나는 그 책을 진지하게 읽을까?
우선 한 가지 대답은 재미있다는 것입니다. 그러고 보니 나는 그동안 너무 무거운 책만 읽으면서 지내왔었습니다.
이대의 어떤 교수였던 것 같은데, 최 무슨 교수, 문화에 관한 글을 쓰신 분인데 어떤 책을 보면서 정말 배꼽이 빠지게 웃으면서 눈물까지 흘렸던 기억이 납니다. 그 분 지론이 책은 재미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나는 그동안 너무 재미 없는 책만 읽었으니 자연히 책 읽기도 싫어지고 이상북의 책을 읽으니 더욱 중독적으로 빠져드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또 한 가지 대답은 그것이 삶의 진솔한 이야기이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솔직히 거대담론에 지쳐있었습니다. 통일, 민주주의, 정치, 촛불, 용산참사... 생각만 해도 마음이 묵직해지는 것이 삶의 중심에 들어와있다보니 이미 주어진 삶을 돌아볼 여유가 없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윤 성도님이 별로 특별할 것도 없고 별로 대단할 것도 없지만 삶의 잔잔한 이야기들을 할 때 그동안 잊고 있었던 삶을 돌아보게 외었다고나 할까요! 분명한 것은 내 삶에 생명력을 주고 싶어졌다는 것입니다.

이 책은 읽으면 읽을수록 '나도 책 한 권 써야되는데' 하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너무 쉽게 책을 쓴 것 같아서 '이렇게라면 나도 쓸 수 있겠다' 하는 생각이 드는 것입니다.
오해하지 마십시오. 책을 깎아내리려는 것이 아니라 글을 너무 편안하고 쉽게 써서 나도 책을 써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게 한다는 뜻입니다.
사실 저는 이미 책 한 권 써보라는 권유를 받아놓은 상태입니다. 대부분 목사들처럼 내 돈 들여서 찍는 책이 아니라 기획사에서 한 번 써보고 좋으면 내보자는 그런 책입니다. 제 나이나 경력 등에 비추어 보면 기적같은 제의죠!
그런데 사실 글이 안 써집니다. 왜냐하면 글을 거창하게 써야 한다는 어떤 중압감 때문입니다.
명색이 목사이니 신학을 논하고 철학을 논해야 할테니 말입니다. 또 작은 교회들이 살아남는 법에 대해서 고심 많이 했었기 때문에 뭔가 그런 돌출적인 글을 써야 한다는 중압감도 있습니다.
생각은 많이 하고 구도도 잡아놨지만 정작 펜을 들어 글을 쓰는 것이 쉽지 않았던 것입니다.

어찌 보면 목사라는 타이틀에 가려져 내 있는 모습을 많이 감추고 살았던 것이 아닌가 되돌아보게 됩니다.
별로 대단하지도 않은 사람이, 별로 고민을 깊게 하는 스타일도 아닌 사람이, 별로 특별한 대안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닌 사람이, 마치 대단한 것처럼, 고민 많은 것처럼, 뾰족한 수를 갖고 있는 사람처럼 살아왔었다는 반성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윤성근 성도님의 그 책이 내게는 묘한 매력으로 나를 잡아 이끄나 봅니다.

그냥 있는 모습 그대로 살면 안 될까요?
안 될 것도 없는데 안 된다고, 그러면 큰일난다고, 사람들은 너를 대단한 존재로 믿고 있다고 스스로 은근히 부추기며 살아온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작은 후회와 염려를 해봅니다.
이제는 삶에 좀더 솔직해져야 겠다는 다짐을 해봅니다.
윤성근 성도님의 책을 통해 이런 것들을 깨달으며 감사하는 마음을 품습니다.
책을 다 읽으면 제대로 서평을 한 번 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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