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능교육 농성장을 지키며
글: 박준수 청년
이번 주 수요일부터 혜화동 재능교육 사옥 앞에서 집중투쟁을 시작했습니다. 다음 주 금요일까지 10일의 기간 동안 하루 종일 일인시위, 기도회, 문화행사, 농성장 지킴, 재능교육문제 홍보 등의 일들을 하게 됩니다. 도로변이라 먼지도 많고 시끄럽고, 낮엔 덥고 오후 늦게부터는 추워지는 곳입니다. 몇일 있는 것도 힘이 드는데, 4년 넘게 투쟁을 이어온 노조원들은 고생이 많았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 농성장 생활이 오랠수록, 정신적, 육체적인 많은 고통을 호소합니다. 얼마 전 노조원 중 한분이 암으로 돌아가시기도 했습니다. 지난 금요일 아침은 재능교육 창립 기념일이었습니다. 그날을 맞아 회장을 비롯한 손님들이 오는 것을 준비하러 아침부터 많은 사람들이 웅성거리더군요.
경찰도 시간 맞춰 나와 있었습니다. 후문으로 들어오는 회장을 향해 시위 중이던 이인건 청년이 인사를 하며 비아냥 거렸습니다. 직원 몇 명이 달려들어 입을 틀어막고 몸을 밀쳤습니다. 보고 있던 경찰은 가만히 있더군요. 재능교육 회장의 재산이 2천억이 넘는다고 합니다. 현금 보유율 순위가 우리나라에서 손에 꼽힌다고 하는군요.
그런 사람이 선생님들의 몇 푼 안 되는 돈을 가로채려 합니다. 마구잡이로 해고하기도 하구요. 직원들을 생각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습니다. 재능교육 뿐만이 아닙니다. 대부분의 기업이 교묘한 방식으로 노동자들이 받아야 될 몫을 가로채고, 그들을 보호해야 할 의무에서 벗어나려 합니다. 비정규직, 특수고용노동자가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문제는 직업전선에 뛰어든 많은 사람들이 이 틀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즉 남의 일이 아 닌거지요. 살다보니 세상이 무섭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람을 죽이는 것이 다름아닌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기독교는 하나님 나라를 지향합니다. 생명이 살아나고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곳이 하나님 나라겠지요. 재능교육 문제와, 온갖 노동문제를 위해 기도해야겠습니다. 사람이이 사람답게 사는 그날을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