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만남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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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소니 드 멜로 지음 / 김상준 옮김 / 분도출판사

이 시대 잊혀진 영성을 회복하기 위하여 깨달음의 영성을 소개합니다. 깨어있는 성도도 성숙하기 위하여 연재하는 이 글을 통해 영성의 세계로 나아가십시오.

1044-1031

자기부정 3

 이쯤 되고 보면 미친 사람이 누구인지, 이 친구인지 나인지 의심스럽죠. 그러나 나는 이 정신병자와 어울려 줍니다. 현명한 구루란 처음에는 그렇게 하는 법이지. 함께 어울리며 문제를 진지하게 들어주는 법이지. 한두 방울 눈물도 닦아 주게 되겠지. 넌 미쳤지만 아직은 그걸 몰라. 네가 미치광이 판을 벌이는 그 멍석을 낚아채며 “집어치워, 넌 나폴레옹이 아냐” 하고 말해 줄 때가 어서 와야지.

 시에나의 카타리나 성녀의 저 유명한 대화록에 보면 하느님께서 그녀에게 “나는 누구인 그이로다. 너는 누구가 아닌 그녀로다” 하셨더랍니다. 여러분은 누구-아님을 체험해 보셨습니까? 동양에 이에 해당하는 한 표상이 있습니다. 춤꾼과 춤이라는 표상인데, 하느님은 춤꾼이요 조물은 하느님의 춤이라고 보는 것이죠. 하느님은 큰 춤꾼이요 여러분은 작은 춤꾼들인 양으로 보는 게 아닙니다. 천만에. 여러분은 전혀 춤꾼이 아닙니다. 추여지고 있는 춤인 겁니다! 그걸 체험해 본 적이 있습니까? 날 찾아온 미친 사람이 정신을 차리고 자기가 나폴레옹이 아님을 깨닫는다 해서 그가 그 사람이 아니게 되는건 아닙니다. 그는 계속 그 사람이지만, 자기가 자기라고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무엇임을 문득 알아차리는 겁니다.

 자기를 잃는다는 것은 자기가 자기라고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무엇임을 문득 알아차리는 것입니다. 자기가 중심이라고 생각했다가, 이제는 위성임을 체험하는 것입니다. 가기가 춤꾼이라고 생각했다가, 이제는 춤임을 체험하는 것입니다. 이런 것들은 단지 유비, 표상일 뿐이므로 글자 그대로 받아들일 수는 없습니다. 어떤 실마리, 어떤 암시, 어떤 시사들에 불과함을 잊지 마십시오. 너무 강조하지는 마십시오. 너무 글자 그대로 받아들이지는 마십시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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