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소니 드 멜로 지음 / 김상준 옮김 / 분도출판사
이 시대 잊혀진 영성을 회복하기 위하여 깨달음의 영성을 소개합니다. 깨어있는 성도도 성숙하기 위하여 연재하는 이 글을 통해 영성의 세계로 나아가십시오.
1209-0226
분석의 한계 1
나는 여러분에게 분석과 깨달음의 차이, 또는 정보와 통찰의 차이를 맛보여 드리고 싶습니다. 정보는 통찰이 아닙니다. 분석은, 지식은 깨달음이 아닙니다. 내가 팔에 뱀이 한 마리 기어오르고 있는 채로 여기 들어와서 이렇게 말했다고 합시다. “여러분, 내 팔에서 꿈틀거리는 뱀이 보입니까? 이 시간에 들어오기 전에 방금 백과사전을 뒤져서 알아냈는데, 러셀의 독사로 알려진 뱀입니다. 물리면 난 삼십초 이내에 죽습니다. 이놈을 제거할 수 있는 방법을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이렇게 말하는 사람이라면 깨달음이 없는 사람이죠. 자신을 망치고 있다는 걸 알지만 그걸 깨달은 건 아닙니다. 깨달았다면 그 순간 중독을 떨쳐 버렸겠죠. 내가 그 뱀이 무엇인지를 깨달았다면 내가 그걸 내 팔에서 떼어내지 않았겠죠. 그것이 나를 통해서 떨어져 나갔겠죠. 이것이 내가 얘기하려는 것입니다. 이것이 내가 말하려는 변화입니다. 자기가 자신을 변화시키는 게 아닙니다. 내가 나를 변화시키는 게 아닙니다. 변화가 자기를 통해서, 자기 안에서 일어나는 것입니다. 이것이 내가 표현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방법에 관한 것입니다. 자기 안에서, 자기를 통해서 변화가 일어나는 것이 보이는 거죠. 깨달음 속에서 변화가 일어나는 거죠. 자기가 그렇게 하는 게 아닙니다. 만일 그렇게 하고 있다면 그건 나쁜 징조죠. 오래가지는 못하겠죠. 만일 오래간다면 그 사람은 매우 완고한 사람이겠고 따라서 함께 사는 사람들에게는 하느님의 자비가 필요하겠죠. 자기혐오와 자기 불만을 토대로 회개한 사람들은 더불어 살 수 없는 사람들입니다. 누군가가 “순교자가 되고 싶거든 성인과 결혼하라”고 했죠. 그러나 깨달음 속에서는 부드러움 ? 자상함 ? 점잖음 ? 개방성 ? 유연성을 유지하면서, 밀어붙이지 않으면서, 변화가 일어납니다.
(다음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