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소니 드 멜로 지음 / 김상준 옮김 / 분도출판사
이 시대 잊혀진 영성을 회복하기 위하여 깨달음의 영성을 소개합니다. 깨어있는 성도도 성숙하기 위하여 연재하는 이 글을 통해 영성의 세계로 나아가십시오.
1212-0318
죽음과 삶 2
삶은 도박꾼 몫입니다. 실제로 그렇습니다. 이것이 예수께서 말씀하신 겁니다. 여러분은 목숨을 걸 채비가 되어 있습니까? 언제 그렇게 되는지 아십니까? 삶이라고들 부르는 게 실은 삶이 아니라는 걸 발견했을 때, 그걸 알고 있을 때입니다. 산다는 건 목숨을 이어가는 것이라고들 잘못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죽음에 대한 생각을 사랑하십시오. 그걸 사랑하십시오. 그 생각으로 거듭 되돌아가십시오. 시체, 해골, 마침내 한 줌의 먼지로 부스러질 뼈들의 사랑스러움을 생각하십시오. 그 때부터는 얼마나 홀가분합니까? 얼마나 안심이 됩니까. 여러분 가운데 더러는 아마 내가 지금 무슨 얘기를 하고 있는지 모를 겁니다. 생각하기조차 너무 두렵겠죠. 그러나 그런 시각으로 삶을 되돌아볼 수 있을 때 그건 분명 위안이 됩니다.
혹은 공동묘지를 방문해 보십시오. 대단히 마음을 정화하는 아름다운 경험이 됩니다. 한 이름을 보고 말하는 겁니다. “아이구, 저렇게나 오래 전에 살았구먼, 이백 년 전이라니. 그도 나처럼 온갖 문제가 있었고 수많은 불면의 밤을 지새웠겠지.” 한 이탈리아 시인이 말했죠. “우리는 찰나의 낮을 살고 있다. 저녁이 오면 영원한 밤이다.” 그런 찰나의 낮을 우리는 허송하고 있습니다. 불안, 걱정 염려 들을 짊어지고서 허송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묵상을 하다보면 그저 지식으로 끝날 수도 있지만 깨달음에 이를 수고 있습니다. 그리고 깨달음의 순간 새사람이 됩니다. 적어도 그 깨달음이 지속되는 한은 그렇습니다. 그 때 여러분은 지식과 깨달음의 차이를 알 겁니다.
(다음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