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소니 드 멜로 지음 / 김상준 옮김 / 분도출판사
이 시대 잊혀진 영성을 회복하기 위하여 깨달음의 영성을 소개합니다. 깨어있는 성도도 성숙하기 위하여 연재하는 이 글을 통해 영성의 세계로 나아가십시오.
1215-0408
사랑의 세계 2
마치 죽으려고 환장한 것 같죠. 가엾은 약물중독자에게 이제껏 알아 온 유일한 행복을 포기하라고 요구하는 것 같죠. 어떻게 그 맛을 빵과 과일의 맛, 아침 공기의 신선한 맛, 계곡 물의 시원한 맛과 바꾸어 놓을꼬? 금단 증상과 싸우는 동안은, 바야흐로 체내에서 약 기운이 사라졌다는 걸 겪으면 공허감과 씨름하는 동안은, 그 약 말고는 아무것도 그 공허감을 채울 수 없습니다. 인정해 주는 한마디 말을 반기거나 누군가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 위로받기를 거부하는 그런 삶을 상상할 수 있습니까? 정서적으로 누구에게도 의지하지 않는, 그래서 아무도 자기를 행복하거나 불행하게 할 힘이 없어진 그런 삶을 생각해 보십시오. 어느 특정인을 필요로 하거나 특 별히 대하거나 자기편으로 삼기를 거부하는 겁니다. 공중의 새들도 보금자리가 있고 여우들도 굴이 있건만 자기 인생 여로에는 머리를 기댈 곳조차 마다하는 겁니다. 언젠가 이런 상태에 도달한다면, 두려움이나 욕망으로 가려지지 않은 밝은 눈으로 본다는 것이 무슨 뜻인지를 마침내 알 것입니다. 이 말은 낱말마다 계산된 말입니다. 두려움이나 욕망으로 가려지지 않는 밝은 눈으로 본다는 것. 사랑한다는 것이 무슨 뜻인지 알게 되는 겁니다. 그러나 사랑의 세계에 당도하기 위해서는 죽음의 아픔을 거쳐야 합니다. 사람들을 사랑한다는 것은 사람들이 필요하다는 것에 죽는 것이고 전적으로 홀로 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다음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