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만남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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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요한복음 21~11

1 사흘째 되는 날에 갈릴리 가나에 혼인 잔치가 있었다. 예수의 어머니가 거기에 계셨고, 2 예수와 그의 제자들도 그 잔치에 초대를 받았다. 3 그런데 포도주가 떨어지니, 예수의 어머니가 예수에게 말하기를 "포도주가 떨어졌다" 하였다. 4 예수께서 어머니에게 말씀하셨다. "여자여, 그것이 나와 당신에게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아직도 내 때가 오지 않았습니다." 5 그 어머니가 일꾼들에게 이르기를 "무엇이든지, 그가 시키는 대로 하세요" 하였다. 6 그런데 유대 사람의 정결 예법을 따라, 거기에는 돌로 만든 물항아리 여섯이 놓여 있었는데, 그것은 물 두세 동이들이 항아리였다. 7 예수께서 일꾼들에게 말씀하셨다. "이 항아리에 물을 채워라." 그래서 그들은 항아리마다 물을 가득 채웠다. 8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시기를 "이제는 떠서, 잔치를 맡은 이에게 가져다 주어라" 하시니, 그들이 그대로 하였다. 9 잔치를 맡은 이는, 포도주로 변한 물을 맛보고, 그것이 어디에서 났는지 알지 못하였으나, 물을 떠온 일꾼들은 알았다. 그래서 잔치를 맡은 이는 신랑을 불러서 10 그에게 말하기를 "누구든지 먼저 좋은 포도주를 내놓고, 손님들이 취한 뒤에 덜 좋은 것을 내놓는데, 그대는 이렇게 좋은 포도주를 지금까지 남겨 두었구려!" 하였다. 11 예수께서 이 첫 번 표징을 갈릴리 가나에서 행하여 자기의 영광을 드러내시니, 그의 제자들이 그를 믿게 되었다.

 

제목 : 물이 술이 되는 순간

설교일 : 201476

[좋은만남교회 성령강림절후 제4주일 낮예배 설교]

 

들어가며 : 우리를 지혜롭게 하시며 담대하게 하시어 옳을 길을 따라 살게 인도하시는 하나님의 자비와 은혜가, 오늘도 진리를 따라 사는 삶을 사랑하여 부르심에 응답한 사랑하는 성도들에게 함께 하시기를 성어버이, 성자, 성령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달력을 벌썬 여섯 장을 찢고 7월을 맞았습니다. 벌써 2014년도 절반이 지나갔다는 말입니다. 지난 반년 동안 뭘했는가 돌이켜보면 참으로 한심한 일들만 벌어지지 않았는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나서 300여명이 목숨을 잃었고, 밀양 송전탑에서는 할머니 할아버지 몇 십 명을 농성장에서 끌어내려고 수천 명의 전경들이 모여 폭력적으로 집행을 하였습니다. 지방자치단체 선거를 치렀는데 여당이 잘못했다, 한 번만 도와달라고 하더니 선거 끝나자 언제 그랬냐는 듯이 국민들에게 험한 말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제주 강정에서는 해군기지 건설이 여전하고 목사님이 실형을 받기도 하였습니다. 남북관계는 여전히 답보상태이고 대통령의 지지율은 30%까지 떨어졌다고 하네요. 쏜 살 같이 빠르다는 시간이 벌서 여섯 달이 지나갔지만 역사와 백성들의 삶의 질은 오히려 후퇴한 것 같은 느낌입니다. 이 어지럽고 혼란한 시대에 기독교인들이라도 바로 서서 시대를 깨워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오히려 손가락과 비난을 받는 이 시대에, 우리 좋은만남교회 참된 교회의 역할을 제대로 감당하는 공동체가 되기를 부탁드립니다.

 

들어가서 : 오늘은 우리가 가나의 혼인잔치라고 흔히 이야기하는 성서본문을 통해 말씀을 나누겠습니다. 특히 요한복음은 이 가나의 혼인잔치 이야기를 전하면 예수님이 공생애를 시작하면서 처음으로 보이신 기적이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아들로서 하나님 나라의 기쁨을 전하기 위하여 이 땅에 오셨는데, 그 구원의 때는 종종 결혼식으로 비유됩니다. 즉 예수님은 결혼식을 회복시키고 완성시키기 위해 이 땅에 오셨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주며 공생애를 시작하셨다는 의미입니다. 그런 의미를 먼저 기억하시고 말씀을 받으셔야 하겠습니다.

가나에서 혼인잔치가 열렸습니다. 모두가 다 기쁨을 누리며 축하하는 자리였지만 포도주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포도주가 동이 나는 사태가 발생하였습니다. 결혼잔치이니 분명 넉넉하게 포도주를 준비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 술이 바닥났습니다. 술고래들만 잔치에 온게 아니라면 하객들은 이미 꽤 취했을 것입니다. 술이 없어서, 하객들이 취해서, 마땅히 기뻐야 할 자리에 위기가 처했습니다.

이런 상황은 단지 예수님 당시인 2천 년 전에만 국한되는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지금 우리의 삶의 모습을 그댈 반영하고 있는 이야기입니다. 우리 인류는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도 놀라운 과학적 발전을 이룬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달나라를 가고 우주의 신비를 하나하나 밝혀내고 있으며 생명의 영역까지도 개척해 나가고 있습니다. 그렇게 눈부신 인류사회이지만 사실은 매우 심각한 위기를 겪고 있는 것이 바로 지금 우리들의 모습니다. 결혼식 하이라이트인 포도주가 없는 것 같이 인류문명의 발전으로 기뻐하고 축하하고 그 문명을 누려야 할 자리이지만 정작 인류는 정체성을 잃고 그저 문명의 파도 앞에 우리 자신을 무방비로 노출시키고 있으며 그저 돈이 최고라는 헛된 우상숭배에 빠져들어 인간성을 상실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부와 권력, 돈과 기술에 취해 그 자신이 망가져 가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말입니다.

세월호라는 거대한 여객선이 침몰하는 참사가 한국이라는 신흥강대국에서 발생하였다는 것은 농담 같은 이야기입니다. 도시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송전탑을 지방에 만들고 이에 반대하는 노인들을 폭력적으로 드잡이하고 그 드잡이를 위해 전투경찰을 동원하는데 100억원의 세금을 지출하는 것은 민주화운동을 통해 만들어낸 민주국가에는 어울리지 않는 일입니다. 노동자들은 부당하게 해고당하고 이에 항의하는 농성을 수년동안 하고 있지만 그에 대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서도 기업가는 제 배 불리고 손해를 최소화하는 일에만 몰두하고 있음에도 국가는 아무런 제재를 가하지 않습니다. 4대강 사업이라는 반환경 토목사업으로 국토가 몸살을 앓고 있는데 이런 상황을 유지하는데 또 몇십억의 세금을 쓴다고도 합니다. 대명천지, 2014년도에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 일은 분명 포도주가 떨어진 위기상황임을 보여주는 징후가 분명합니다.

포도주가 떨어진 사태를 파악한 예수님의 어머니는 예수님께 이 상황을 알리면서 도움을 요청합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이런 요청을 거부하는 듯이 "여자여, 그것이 나와 당신에게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아직도 내 때가 오지 않았습니다."라고 썰렁하게 대답하십니다. 예수님은 아직 그 자신의 존재, 그가 해야 할 일들, 자신의 누구인지에 대한 분명한 확신이 없는 듯하며 이웃이 겪고 있는 위기와 고통에 전혀 공감하지 못하는 주변인의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아직까지 예수님은 전혀 하나님의 아들이나 인류 구원을 위한 그리스도가 아닙니다.

그런데 무슨 이유인지 예수님은 일꾼들에게 지시를 내리십니다. 정결예법을 따라 사람들이 손이나 발을 싣기 위한 물을 담아놓는 항아리에 물을 갖다 부으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항아리에 들어있는 물을 떠서 사람들에게 갖다 주라고 하십니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지시였지만 그 지시에 따르자 놀라운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사람들은 그 물을 마시고 다 좋은 포도주라며 칭찬합니다. 물이 포도주로 변한 것입니다. 그리고 물이 술이 되는 순간 많은 것들이 바뀌었습니다.

세상의 모든 알콜중독자들이 쌍수를 들어 환영할만한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물이 술로 변하는 기적입니다. 그러나 이 사건 앞에 기뻐해야 할 것은 단지 알콜중독자들만이 아니라 바로 우리 자신이기도 합니다. 물이 술이 되었습니다. ‘물에 술탄 듯, 술에 물탄 듯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물은 말 그대로 아무 것도 없는 맹탕인 상태로 별로 좋은 의미로 쓰인 말은 아닙니다. 반명 술은 분명한 어떤 것, 좋은 의미로 사용됩니다. 그런데 이도 저도 아닌, 오히려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상태를 물에 술탄 듯, 술에 물탄 듯한 상태로 표현합니다. 지금 우리들의 삶,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 한국의 모습은 물일까요, 술일까요, 아니면 물에 탄 술, 술에 탄 물일까요? 진지하게 반성하며 우리 자신의 모습을 돌아본다면 그것은 아직 술이 되지 못한 물, 물탄 술 정도일 것입니다.

그런데 물이 술이 되는 순간 놀라운 일들이 벌어졌습니다. 물이 술이 되는 순간 결혼식의 위기는 극복되고 오히려 기쁨이 넘쳤습니다. 사실 예수님 자신도 그 존재의 의미와 정체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으나 이 사건을 통해서 그의 존재, 하나님 아버지로부터 받은 사명과 인류에 대한 그의 사랑을 깨닫게 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나랑 무슨 상관이야하던 예수님이었으나 물이 술이 되는 순간 예수님은 인류와 깊은 관계를 맺게 되었고 결국 인류를 위한 고난의 길에 나서게 되었습니다. 그 사건을 만난 사람들도 물이 술이 되는 순간 기적을 경험합니다. 흐리멍텅하게 물 같은 삶을 살던, 물에 술탄 듯, 술에 물탄 듯한 인생을 살던 사람들이 예수님을 만나 그리스도로 고백하는 순간 비로소 술같이 완성된 삶으로 초대되었습니다. 만취한 상태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던 사람들이 물로 만든 포도주를 마시는 순간 오히려 제정신을 차리고 포도주의 맛을 음미하고 잔치를 치하합니다. 그리고 제자들은 비로소 예수님을 믿기 시작하였다고 합니다.

 

나가며 : 가나의 혼인잔치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이게 무슨 의미일까를 되물어 보았습니다. 술이 너무 취해서 물인지 술인지도 몰랐던 것은 아닐까? 물을 술로 만든 게 우리의 신앙생활과 무슨 상관이 있을까? 단지 예수님이 기적을 만든다는 것 외에 무슨 다른 의미가 있을까? 그러나 말씀을 묵상하다보니 이것은 물리적 기적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내면적인 기적, 삶이 성숙되는 순간에 관한 기록이자 삶의 성숙에 대한 촉구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물이 술이 되는 순간은, 흔하고 흔한 이름이었던 수많은 예수 중 한 사람이 비로소 하나님의 아들 예수로 거듭나는 순간, 발 씻을 물이 담겨 있는 볼품 없는 돌항아리가 물이 변하여 포도주가 되는 기적을 품는 순간, 세상의 유행과 가치에 취해 그저 하루하루를 무의미하게 제 몸, 제 가족만 알면서 살아가던 사람이 자신의 정체를 깨닫고 그 정체에 합당한 바르고 건강하며 이웃과 연대하는 올곶은 삶을 살겠다고 결심하는 거듭남의 순간입니다. 이 귀한 순간을 만나시는 여러분의 삶에 하나님의 특별하신 은총이 함께 하시기를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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