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만남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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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마태복음 28,5-8

5 천사가 여자들에게 말하였다. "두려워하지 말아라. 나는, 너희가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를 찾는 줄 안다. 6 그는 여기에 계시지 않다. 그가 말씀하신 대로, 그는 살아나셨다. 와서 그가 누워 계시던 곳을 보아라. 7 그리고 빨리 가서 제자들에게 전하기를, 그는 죽은 사람들 가운데서 살아 나셔서, 그들보다 먼저 갈릴리로 가시니, 그들은 거기서 그를 뵙게 될 것이라고 하여라. 이것이 내가 너희에게 하는 말이다." 8 여자들은 무서움과 큰 기쁨이 엇갈려서, 급히 무덤을 떠나, 이 소식을 그의 제자들에게 전하려고 달려갔다.

 

제목 : 처음 만났던 그 자리로

 

들어가며 : 지난 한 해 동안 지켜 돌보아 주신 은혜에 감사하며 2016년 새해에도 함께 해주심을 믿고 기도하는 사랑하는 성도들과, 부당한 억압과 압제로 고통 받지만 굽히지 않고 하나님의 정의를 외치는 모든 하나님의 자녀들에게 놀라운 하나님의 사랑과 자비가 함께 하시기를 성어버이 성자 성령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반갑습니다. 엊그제 송구영신예배로 만나서 예배하였는데 이틀 만에 또 만나서 예배하게 되니 더욱 반갑습니다. 저만 반가운 것은 아니겠지요? 앞으로 더 자주 만나고 새로운 결단으로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삶을 성실하게 살 것을 굳게 다짐하면서 새해를 맞이하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무엇보다도 주일을 잘 지키겠다는 약속이 우선 필요합니다. 다들 사정이 있으신 것은 알지만, 그래도 이 한 시간은 미리 잡힌 하나님과의 예배, 교우들과의 교제 약속, 선약이라고 생각하시고 이 시간을 잘 지켜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약속하실 수 있죠? 오늘 이 자리에 안 계신 분들께도 다 약속을 받도록 하겠습니다.

 

들어가서 : 새해 첫 주일, 신년주일을 맞이하면서 어떤 말씀을 전해야 할까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 계속 마음을 울리는 것이 너는 첫 마음을 기억하고 있느냐?’ 하는 질문이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저도 여러분들이 공동설교하시는 것처럼 편안하게 제 이야기를 하면서 말씀을 되새겨보고자 합니다.

20004월 첫 주일이 부활주일이었던 것 같은데, 제가 신성교회로 부임하였습니다. 좋은만남교회의 전 이름인 신성교회는 제 사촌형이었던 방일섭 목사가 담임목회를 하고 있었고 방인웅, 김영순 당신 권사였던 제 부모님이 조카의 목회를 돕겠다고 출석을 하고 계셨었습니다. 그러다가 사촌형이 캐나다에 유학을 가겠다고 교회를 사임하면서 결혼 한지 딱 한 달 되었던 저를 스카웃(?)하게 된 것이었지요.

그 첫 주일이 지금도 기억이 생생합니다.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다고 확신하여 늦은 나이에 1년 반동안 한참 아래 동생들과 학원 종합반 다니며 공부하여서 감리교신학대학교에 입학을 하고 꼬박 5년 동안 쉼 없이 공부를 하여 드디어 목회현장에 나온 것이었습니다. 대학에서 개혁적인 신학을 접하고 목회현장에 나왔을 때, 그저 복이나 빌고 복이나 받아라고 하는 목회는 하지 말아야겠다는 막연한 생각을 하면서 나왔던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매주일 설교를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참 한심했을 것 같습니다. 제가 이관택 목사나 남기평 전도사의 설교를 들으며 에구, 아무리 초년이지만 설교를 저렇게 못하냐! 쯧쯧하는 생각을 솔직히 했습니다만 저도 그런 때가 있었겠지요. 지방 부흥회 다녀오면 그게 좋아보여서 몇 주 동안 부흥사 흉내도 내보다가 그게 영 맞지 않는 옷 같아서 또 이런저런 방법을 써보다가 나름대로 노하우가 쌓이니까 지금의 제가 된 것 같습니다. 그렇게 벌써 15년이니 설교가 나아지지 않았으면 제가 무능한 것이겠지요. 15년 노하우만큼 설교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잊을 수가 없는 것이 그날의 수입이었습니다. 직장인 월급날 이후 첫 주일이라 헌금이 제법 많았던 것 같았는데 전임인 방일섭 목사님이 월세, 공과금, 이런저런 경비를 제하고 남은 돈을 봉투에 넣어주면서 매주 이렇게 경비 제하고 남은 건 갖고 가서 생활비 하면 돼라고 하길래 집에 가서 열어보니 8천원이 들어있는 것을 보고 기가 막혔었지요. 8천 원씩 4주면 32천 원! 물론 경비 안 나가는 날도 있으니 그것보다는 많았습니다만 아무튼 그렇게 목회를 하였습니다.

그러면서 목회의 원칙을 세웠었지요. 명망 있는 목회자들이 넘어지는 것이 보통 3가지 때문이더라! , , 명예! 그래서 우선 재정에 있어서 투명하자! 매월 수입 지출 결산내역을 주보에 게재하였습니다. 합리적으로 교회를 운영하고 투명하게 공개하니까 헌금이 늘서 참 감사했었습니다. 성은 뭐 당시에 제가 막 결혼을 한 상태라 별 걱정은 없었지만 지금은 점점 기력이 쇠해지는 것 같아서... 마지막으로 명예, 권력은 당시 걱정할 문제가 아니었는데, 앞으로도 전혀 걱정할 일이 생기지 않을 것 같아서 좀 아쉽긴 합니다. 나름대로 깨끗하고 정직하고 상식적인 목회를 하겠다고 결심하고 목회 초년시절을 지내온 것 같습니다.

제 목회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또 하나의 순간은 예배당 이전 건축한 이후 2007년 쯤 되는 어느 날이었습니다. 지하실 셋방 예배당에서 우리 건물-비록 빚이 엄청나게 있긴 하지만- 짓고 우리 예배당을 아주 예쁘게 잘 만들어 놓았지요. 푹신푹신한 접이식 의자 50개를 깔아놓고 뿌듯한 마음에 이제 이 빈자리에 교인들을 꽉 채워야지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원래 많지도 않은 교인들이었고 전혀 새로운 지역으로 이사왔으니 근 1년 동안 거의 예닐곱 명이 간신히 모여 앉아 예배드렸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무슨 엄청난 초대형 예배당을 지은 것도 아니고 그냥 한 50명 앉으면 꽉 차는 구멍가게 같은 예배당 지어놓고는 사람들이 찾아와주기를 바랬던 것이죠. 제 마음은 아니었는지 모르겠지만 제 습성은 제가 손가락질 하던 자본주의식 목회를 그대로 따라했던 것 같습니다. 신앙적 결단 같은 건 생각하지 않고 그저 깔끔하고 깨끗하게 하드웨어만 만들어놓으면 사람들이 모일꺼라는 그런 생각 말입니다. 그런데 그 당시에 한국기독교연구소에서 나온 [예수정신에 따른 기독교개혁]이라는 책을 읽고 있었는데 제가 이 상황과 책을 보면서 화들짝 놀랐습니다.

내가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아 목사가 됐는데 목사가 된 것이 낮고 천한 사람들을 섬기며 사랑과 정의, 평화의 하나님 나라를 만드는 예수 그리스도의 길을 따라 예수처럼 살기 위해서였던가, 아니면 4대 기성종교의 하나라는 기독교 개신교회의, 구멍가게만한 것이나마 종교행사장 하나 맡아서 그거 운영하면서 사람 모으는 재주 부리는 주인, 좋은 말로 마케팅 잘하는 CEO가 되고자 했던 것인가 하는 질문이 스스로에게 들었기 때문에 화들짝 놀랐습니다. 저는 어떤 종교시스템의 건물지기나 지부장, 분회장이 되려고 목사가 된 것이 아니라 예수님이 이 땅에서 보여주신 사랑과 자비, 나눔의 삶, 정의와 평화의 삶이 바로 인류 구원의 유일한 길임을 믿고 그 길을 함께 가자고 사람들에게 알려주고자 목사가 된 것이라는 사실을 새삼스럽게 되새기게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학교 다닐 때는 적극적으로 활동을 하기도 했었으나 목회현장에 있는 동안 마음은 있었지만 몸이 안 움직였었는데 이 사건 이후로 제가 보다 적극적으로 사회활동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고 여러 단체행동에도 관여하게 된 것입니다.

2000년 신성교회에 부임한 사건, 2007년 예배당 건축하고 목회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던 사건이 저 목회 경험에 매우 중요한 전환점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2016년도 저에게 중요한 또 하나의 전환점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2010년 이후 사회기관으로 나가 교회목회 일선에서는 한 걸음 뒤로 빠졌었는데 2016년에 다시 교회 담임목회자로 되돌아오기로 결정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 시점에서 제가 과거의 사건들을 복기하는 것은 역시 처음 그 자리로, 처음 그 마음으로 돌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감리교회 목회경력 16년차에 접어들어 연급이 어느 누구도 함부로 하지 못할 중고참급으로 들어섰고, 사회운동진영에서도 나름 영향력이 있는 급이 됐고, 교회도 교인수가 적어서 그렇지 그럭저럭 자산도 있는 교회이고 기타 등등 이젠 아주 괜찮지는 않지만 나름 괜찮은 목사가 돼 있는 지금입니다만! 그런 안일함과 자만감이 본분을 잊고 껍데기에 집착하게 만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역시 처음 그 자리로 되돌아가야 할 필요를 느낍니다.

예수님 당시, 예수님 죽음과 부활 사건이후 신약성서에는 중요한 두 개의 자리가 나옵니다. 하나는 예수님이 공생애를 시작하셨던 갈릴리이고 다른 하나는 예수님의 공생애가 끝나는 예루살렘입니다. 신약성서에는 이 두 자리가 비슷한 비중을 가지고 언급됩니다. 그런데 매우 큰 차이가 있습니다. 처음 자리인 갈릴리는 종교적 사회적 경제적으로 변두리이고 가난한 사람들의 땅, 로마 식민지배의 직접적인 피해지역, 말 그대로 척박한 땅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이 처음 제자들을 부르셨던 그 자리에 예수운동의 순수한 처음마음들이 간직돼 있습니다. 반면 예루살렘은 성전이 있는 종교의 중심지요, 정치 경제 문화 사회의 중심지로 화려한 곳이며 부와 권력의 상징, 영광스러운 곳이면서 유대인 권력자들과 로마 식민지 권력의 유착을 상징하는 곳이자 종교적 시스템이 돼버린 예수 기독교의 중심지입니다. 사실 기독교 역사에서는 이 두 지역, 갈릴리와 예루살렘이 끊임없이 충돌해왔습니다. 억압과 차별이 없는 하나님 나라를 세우자는 예수운동의 순수한 차원과 그 운동이 조직화 교리화 된 거대 종교로서의 기독교의 충돌입니다.

대부분은 예루살렘에 머물러 있습니다만 저는 갈릴리를 택한 것입니다. 8절을 보면 이 소식을 들은 여자들은 무서움과 큰 기쁨이 엇갈렸다고 합니다. 살아나신 소식도 무섭고 기뻤지만 갈릴리로 가라고 하는 그 명령도 기쁘고 무서웠던 것은 아닐까 생각합니다. ‘어떻게 해서 여기까지, 예루살렘까지 진출했는데, 이제 좀 목에 힘도 주고 살만해 졌는데, 다시 갈릴리로 가라고? 그 척박하고 식민지스러운 곳, 가난하고 더러운 땅 갈릴리로 가라고?’ 이런 마음도 있었을 겁니다.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 내가 지금 좀 변했고 속물스러워졌는데, 다시 처음 마음을 회복하러 가는구나, 부끄럽지만 그동안 습관과 욕심에 젖어 있던 내 자신의 솔직한 모습과 대면하겠구나! 그래도 다행이야. 이제라도 잃었던 마음을 회복해야지!’ 하는 마음에 두렵기도 하고 설레기도 하는 마음이었을까요? 어쨌건 저는 처음마음을 회복하는 것을 선택하였습니다.

 

나가며 : 2016년 새해를 맞이하는 첫 주일입니다. 올 해를 맞으면서 가졌던 첫 마음을 기억해 보십시오. 그리고 예수님을 처음 만났을 때, 신성교회 좋은만남교회에 처음 나왔을 때, 방 목사를 처음 만났을 때, 신앙적으로 각성하게 되었던 때, 내가 아는 것 믿는 것이 전부가 아니었다는 것을 깨닫던 때, 하나님은 차별 없이 모두를 사랑하시는 분이시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던 때, 집사 권사 장로 등의 직분을 받으면서 새로운 각오를 다졌던 때, 이웃의 아픔을 돌아보는 것도 중요한 신앙이라는 것을 보았을 때! 그때 그 자리가 바로 갈릴리이고 처음 만났던 그 자리이고 잊지 말고 가끔은 되돌아갈 필요가 있는 자리입니다. 지금 이렇게 거대한 성전과 예배당이 웅장하게 지어진 예루살렘도 중요하지만 이 모든 것들이 시작되었던 자리, 갈릴리야말로 우리가 반드시 기억하고 되돌아가 우리 자신을 비쳐봐야 할 자리입니다.

사랑하는 좋은만남교회 교우 여러분, 오늘 주신 말씀을 마음에 새기며 여러분의 처음 자리로 돌아가 보시기를 바랍니다. 처음 마음, 순수한 마음, 그리고 그 감격과 전율, 떨림을 기억하십시오. 여러분들의 2016년은 분명 새로워질 것이고 건강해질 것입니다. 여러분께 성어버이 성자 성령의 은총이 함께 하시기를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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