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만남교회

2014.06.13 09:29

이것이 인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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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인간인가,  프리모 레비, 이현경  옮김, 340쪽, 12,000원


좋은만남교회 성도님들은 언제 하나님이 있다는 것을 느끼십니까? 보통 하나님은 전지하시다고 말합니다. 어디든 계시다는 말이지요. 하지만 인간의 나약함 때문인지, 아니면 인간의 한계인지는 몰라도 하나님이 내 주변에 안계시다는 느낌을 받을때가 더 많습니다.


세월호침몰 사건이 일어난지 40일이 넘어가고 있습니다. 이번 세월호침몰 사건을 통해서 여러 신학자들은 이번 사건을 해석하려고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안타까운 사실은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의 뜻이라고 하기에 너무 이율배반적으로 느껴진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이번 사건을 설명하는데 있어서 이것은 너무나 좋은 핑계거리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물 속에 가라앉은 세월호를 보면서, 수없이 그 안에 갇힌 단원고 학생들의 슬픔과 고통에 대해서 상상하게 됩니다. 이는 마음 속 아픔을 넘어서 마음에 저려옴을 느낍니다. 그리고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이를 좌시할 수 없다라고 다짐합니다.
  인간의 탐욕때문에 아이들이 희생되었습니다. 여기에서 신의 개입이 있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자조 섞인 상상도 해봅니다. 이 때에 신은 어디있었습니까? 우리가 조금만 시선을 돌려 세계 2차대전 당시로 가보면, 이 물음과 한탄은 유대인들에게 그대로 적용될 수 있었습니다. 그들로 우리와 같이 질문합니다. 또한 인간의 본질에 대해서 묻게 됩니다. 과연 인간이란 무엇인가?



낯선 외국어가 모든 사람들의 정신의 밑바닥으로 돌덩이처럼 떨어진다. ‘기상’. 따뜻한 담요가 만들어내는 몽환적인 경계, 잠이라는 튼튼하지 못한 갑옷, 고통스럽기도 한 밤으로의 탈출, 이 모든 것이 산산조각난다. 우리는 다시 무자비하게 잠에서 깨어난 벌거벗고 연약한 상태에서 잔인하게 모욕에 노출된다. 이성적으로는 그 끝을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긴, 다른 날과 똑같은 하루가 시작된다. 너무나 춥고 너무나 배고프고 너무나 힘이 들어 그 끝은 우리와 더 멀어진다. 그러므로 회색빛 빵 한덩이에  우리의 관심과 욕방을 집중시키는 것이 낫다. 빵은 작지만 한 시간 후면 틀림없이 우리 것이 된다. [프리모 레비, 이것이 인간인가. 94쪽]



목적도 없이 모든 형태의 자기절제와 양심을 경여한 채 살아가는 개인들을 볼 수 있지 않을까? 그런데 그들은 자신들의 결함들에도 불구하고가 아니라, 정확히 말하면 엘리아스처럼 그런 결함들 덕분에 살아간다. [프리모 레비, 이것이 인간인가. 149쪽]



나는 지금 내가 이렇게 살아 있게 된 것이 로렌초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물질적인 도움 때문이라기보다는 그의 존재 자체가 나에게 자연스럽고 평범한 그의 태도를 보면서 나는 수용소 밖에 아직도 올바른 세상이, 부패하지 않고 야만적이지 않은, 증오와 두려움과는 무관한 세상이 존재할지도 모른다고 믿을 수 있었다. 정확히 규정하기 어려운 것, 선의 희미한 가능성, 하지만 이것은 충분히 생존해야할 가치가 있는 것이다. [프리모 레비, 이것이 인간인가. 187쪽]



기억이란 희한한 도구다. 수용소에 있는 동안 아주 오래 전 친구가 내게 써줬던 시 두 구절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어느날, ‘내일’이라고 말하는게 아무 의미를 갖지 않을 때까지.

이곳이 바로 그렇다. 수용소의 은어들 중 결코 사용하지 않는 말이 무엇인지 아는가? 내일 아침이다.
 [프리모 레비, 이것이 인간인가. 20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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