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라는 백 년 하고도 스물일곱 해를 더 살았다. 이것이 그가 누린 햇수이다. 2 그는 가나안 땅 기럇아르바 곧 헤브론에서 눈을 감았다. 아브라함이 가서, 사라를 생각하면서, 곡을 하며 울었다.
아브라함이 사랑했던 아내 사라가 127년을 살다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우선 여성인 사라의 죽음은 그냥 죽음으로 끝나버렸습니다. 남성의 죽음은 '그 조상의 길로 갔다'는 표현을 쓰며 의미를 부여하지만 여성의 죽음은 그냥 죽음일 뿐, 당시 여성은 죽는 순간까지 인간적 존중을 받지 못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여성의 불평등한 삶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사라의 삶은 기구하였습니다. 남편이 누이라고 하여 외간남자와 밤을 보내게 된 일, 자식을 낳지 못한 슬픔과 한, 몸종이 남편의 대를 이을 아들을 낳아 학대 받던 일, 결국 이삭을 낳고 다시 몸종 하갈을 학대한 일까지. 그러나 그 모든 집착과 원망, 해원과 경쟁, 환희와 절망의 순간도 허무한 죽음 앞에 연기처럼 사라졌습니다. 결국 그렇게 끝나게 될 것을... 죽음은 그렇게 우리의 삶을 되돌아보게 합니다. 지금 우리의 삶은 무엇을 좇고 있으며 열정은 무엇을 위해 불사르고 있습니다. 결국 허무하게 끝나버릴 순간을 앞두고 고군분투, 집착하며 아등바등, 죽기 살기 하는 것은 아닐까 되돌아보기를 바랍니다.
† 우리는 죽음을 두려워하고 있지만 죽음은 때로 우리 삶을 더욱 의미 있고 가치 있게 한다고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죽음은 삶의 반대가 아니라 부분인가 봅니다. 헛된 것들에 집착하며 우리에게 주어진 삶을 허비하지 않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