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만남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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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와 당신

 

제주도는 참 시원하다 못해 추웠습니다. 어째서인지 전도사님과 제 머릿속에서 제주도는 햇살이 쨍쨍한 곳이었습니다. 우린 반팔반바지를 입고 다녔어요. 하지만 그 날 밤은 참, 추웠습니다. 마침 장마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었지요. 바다 위로는 먹구름 뿐 이었고 저 멀리 배위에서 송광호 박사님이 구타를 당하셨습니다. 박사님은 오래전부터 강정마을에 들어가셔서 해군기지를 막기 위해 투쟁하셨지요.

 

그 날 밤은 추웠습니다. 마을 주민들과 평화 순례단은 해군의 주차장을 점거하고 있었습니다. 저 멀리 배는 인천에서 왔다고 합니다. 배는 바다 위에서 해군 기지를 건설한다고 합니다. 참 좋은 세상입니다. 바다 위에서 건설도 한다니, 조금 뒤엔 바다 위도 걸어가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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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 밤은 추웠습니다. 우리는 촛불을 밝히고 있었습니다. 주차장에 둥글게 앉아서 노래를 불렀습니다. 어느 이가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시위, 집회 같은 것은 티비에나 나오는 것인 줄 알았다고. 비오는 날 해군들에게, 경찰들에게 악에 받친 외침을 터트리다, 눈에서 비가 내리게 되었지요. 당신의 삶이 그렇게 투쟁이 되었어요.

 

우리 세상에는 일상을 잃어버린 분들이 참 많아요. 삶이 고난이 되었지요. 하지만 무너지지 않아요. 고난 속에서 강정 마을 지키기 위해서 노력합니다. 누가 봐도 뻔하지요? 중국을 향한 해군기지를 만드는 것은 평화를 어그러뜨리는 일인 거요. 그래서 강정 마을을 지키는 것은 세계평화를 위한 노력입니다. 강정은 오랜 시간 동안 자연이 깎아온 아름다운 섬입니다. 멋진 절벽과 바위들을 볼 수 있습니다. 해안가에서 뛰노는 돌고래도 있습니다. 멸종 위기에 처한 생물도 있지요. 세계 환경을 지키기 위한 노력이기도 하군요. 거기. 당신은 참, 많은 것을 위해 당신의 삶을 던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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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내리는 그곳에서 오늘도 당신은 악을 쓰고 있나요. 그 날 밤 주차장에서처럼 꽹과리를 치면서, 노래를 부르면서 가고 있나요. 그저 지나가는 바람처럼 당신 곁에 있다가 떠난 제가 미안하네요. 원망스럽게 비가 와서 당신의 주름을 적실 것 같아요. 그러나 제가 잠깐 머물다 떠난 것처럼 비도 해군도 잠깐 머물러가다 결국 떠나게 되길 기도해요. 그 사이에 당신의 주름이 더 깊어지겠지만 맑아진 바다가 위로를 건넬 거예요. 질긴 놈이 이기고 독한 놈이 이기며 승리는 승리할 때까지 할 때 해서 얻는 것. 해군기지결사반대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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