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만남교회

조회 수 1044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수정 삭제

되찾은 기억

글: 안상호 청년

20여 년간 열 명 남짓 출석하는 작은 시골 교회에서만 있던 내가 신학생이 되고 첫 번째 주일예배를 드릴 장소로 정동감리교회를 택한 것은, 오로지 크고 오래된 교회에 대한 동경 때문이었다. 그 외에도 최근까지 종교교회, 중앙교회 등 나름대로 역사와 전통과 규모를 자랑하는 곳들을 거쳤다. 신학생이다 보니 대학생활을 하면서 듣는 것이라곤 유명하거나 큰 교회에 대한 얘기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다보니 중원 무림 필적하는 양복들의 권력다툼 이야기도 이제 나에겐 국회보단 교단을 먼저 떠올리게 했다. 사람에 대한 소문은 모두 목사들 얘기요, 돈 얘기는 교회 재정 아니면 헌금 얘기였다. 좋은 얘기든 나쁜 얘기든 신입생 때부터 오늘날까지 내 주위에는 온통 ‘교회’ 얘기였다.

 

꾸미기_20120901-035.jpg

 

‘덩치값’하는 교회를 찾아, 교회에 어울리는 사람이 되고자 허덕이던 지난 5년. 길고 긴 고통 끝에 한줄기 빛 발견!과 같은 좋은 내지는 훈훈한 결말이었으면 했지만, 매주 주말마다 버릇처럼 쳐다보는 한 순간짜리 버라이어티가 회를 거듭할수록 진부해지는 과정에 불과했다고 보는 것이 차라리 타당했다. 교회의 현실을 알면 알수록 내 가슴은 점점 더 먹먹해져갈 뿐이었다. 성도수 1만 명이 넘는 대형교회는 많지만 구성원 전체가 단란하고 행복한 분위기를 간직한 교회는 없다는 사실에 한탄하고 상처받는 것도 지겨워 교회와 예배에 발을 끊은지 8개월. 친구의 권유로 참석한 좋은만남교회에서 나는 어떤 신기한 장면을 목격했다.

 

2d651eac41dee591fd37cda620aa18e9.jpg

 

 수련회 프로그램도 아니었고 밤 12시에 시작된 성만찬 예식도 아니었다. 그것은 ‘목사와 성도들이 친근하게 대화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그건 너무나도 당연한 게 아니었던가? 단순히 생각해봐도 교회는 하나님의 몸이고, 하나님은 사랑이시니까, 목사와 성도들은 최소한 서로의 진심에 대해 관심이라도 갖는 것이 마땅하지 않았던가. 하지만 내가 도시에서 경험한 어떤 교회에서도 사역자와 성도들이 서로 사랑은커녕 그처럼 스스럼없이 대화하는 풍경조차 볼 수 없었다. 결국 나는 내 신앙경력의 1/5 밖에 안 되는 서울 교회 생활로 인해서 마침내 그런 기본 중의 상기본인 상황조차 ‘신기해’보이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왜 서울 야경의 빨간 십자가 공동묘지 속에도 이런 작지만 생기 있고 유쾌하며 교회의 본질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생각하지 못했을까.

 

놀라움보다 안타까움이 앞섰다. 이번 좋은만남교회 수련회 1박2일의 기간은 내가 그동안 잊어버렸던 교회와 공동체와 하나님 나라에 대해서 다시 떠올리게 해준 소중하고도 파격적인 경험이었다.

 

cb004f9a84f383e309c52a867921f684.jpg

 

 부모님이 목회하고 계시는 충남 서산의 모교회는 지금도 대부분이 농부인 교인들과 동네 아이들로 이루어진 ‘가족’들이 모여 함께 예배드리고 함께 나누고 함께 즐기는 장소로서 기능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나는 도시 교회들에선 흔히 볼 수 있는 ‘성도가 너무 많아 목사가 성도를 기억하지 못하거나 잘 모르는’ 현상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목사가 성도들을 잘 모를 수밖에 없는 환경의 교회는 교회가 아니다 라는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아직 그런 비정상적인 문화에 완전히 물들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옛 기억을 다시 찾게 되어 다행일 따름이다. 수련회로 되찾은 이 기억이 추억이 아닌 현실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좋은만남교회라면 왠지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꾸미기_20120901-039.jpg


꾸미기_20120901-150.JPG

?

  1. 추수감사주일의 교회학교 특별연주!

    Date2012.11.05 By방현섭 Views1103
    Read More
  2. [우리들의 좋은만남 12-42] 내 마음 깊은 곳의 .. 기도 2 / 강경숙 집사

    Date2012.10.17 By좋은만남 Views891
    Read More
  3. [우리들의 좋은만남 12-41] 내 마음 깊은 곳의 .. 기도 1/ 강경숙 집사

    Date2012.10.10 By좋은만남 Views973
    Read More
  4. [우리들의 좋은만남 12-40] 가장 기다려지는 시간- 가을농활 / 임정희 성도

    Date2012.10.02 By좋은만남 Views1013
    Read More
  5. [우리들의 좋은만남 12-37] 되찾은 기억 / 안상호 청년

    Date2012.09.18 By좋은만남 Views1044
    Read More
  6. [우리들의 좋은만남 12-38] 웃음과 사랑이 넘치고, 너무너무 행복한 곳.. / 채보란 청년

    Date2012.09.14 By채보란 Views1269
    Read More
  7. No Image

    다지원 가을학기 개강합니다

    Date2012.09.13 By다지원 Views1137
    Read More
  8. No Image

    평화로운 수단에 의한 갈등 전환(Transcend) 모델에 따른 통일.평화 지도력 역량강화 워크숍

    Date2012.09.07 By좋은만남 Views1250
    Read More
  9. [주보 12-33] 함께 맞는 비 함께 꾸는 꿈

    Date2012.08.28 By좋은만남 Views1528
    Read More
  10. [우리들의 좋은만남 12-32] 신나는 여름캠프~ / 임원 총무

    Date2012.08.28 By좋은만남 Views1146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 70 Next
/ 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