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겨울이 찾아왔다.

 

글: 안주영 청년

 

 2012년 여름은 유난히도 더웠다. 어떻게 여름을 보냈는지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올해 여름은  더워도 너무 더웠다. 그리고 다시 겨울이 찾아왔다. 겨울도 겨울다운 겨울이 찾아왔다. 초장부터 매서운 한파와 폭설을 동반한 겨울에 화들짝 놀란다. 크리스마스에 눈을 기다리는 나의 동심은 어디에 갔는지 하늘에서 내리는 눈은 온통 쓰레기로 밖에 안 보인다. 그리고 너무 춥다. 추운 건 정말이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내가 속해 있는 도시빈민선교회 동아리에서는 노숙인인권공동실천단과 매주 목요일마다 종로, 시청, 남대문 지역으로 나가 노숙을 하는 아저씨들을 만나 거리 상담을 한다. 매서운 한파 속에서도 아직 거리에서 주무시는 분들이 많다. 추위 속에 야외취침을 하는 아저씨들을 보면 경이롭기도 하고 따뜻하게 지내는 내 자신이 부끄러워지기도 한다. 우리가 기껏 할 수 있는 것은 약간의 물품지원 뿐이라 아쉬운 마음뿐이다.

 대선이 다가오고 있다. 그들이 말하는 국민 중에 노숙인에 관한 정책을 논하는 사람을 찾기 힘들다. 아저씨들은 뽑을 사람 없다고 투표장에 안간다는 말씀에 공감이 가기도 한다.

 오염된 환경 속에 유난히 민감하게 반응하는 동식물들이 있다. 멸종위기의 아주 극소수의 동식물들이다. 우리가 관심을 갖지 않으면 그런 동식물들은 죽고 만다. 사람들은 어리석게도 잃어버리고 나서 소중함을 알게 된다.

 

 

 오염된 사회 속에 유난히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 분들이 노숙인이라 생각한다. 그들은 그들의 잘못보다는 오염된 사회에서 어쩔 수 없이 내 몰린 사람들이다. 노숙인에게 따뜻한 관심을 가지는 따뜻한 나라가 되었으면 한다. 올 겨울 부디 무사히 보내셨으면 한다. 추위로 돌아가셨다는 뉴스가 안 나오길 기도한다.

 

 낙인으로 찍히는 노숙인 인식과 사회제도가 바뀌어 빈민해방의 날을 기다린다. 그날은 꼭 올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