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만남교회

조회 수 1433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수정 삭제
   장외인간’에게 ‘목소리’가 주어질 때

            - 책 [랍비의 고양이 1]을 읽고 -

KOR9788983713629.jpg



스파르의 그림소설 ‘랍비의 고양이’의 기본 줄거리는 단순하다. 알제리 지방의 유대교 랍비에게는 줄라비야라는 딸과 무즈룸이라는 고양이가 있다. 어느 날 무즈룸이라는 고양이가 말하는 앵무새를 잡아먹으면서 말을 할 수 있게 되는데, 그러면서 진행되는 다양한 에피소드들로 이야기는 채워져 있다. 딱히 자극적이고, 시선을 끌만한 특별한 사건들 보다는, 주로 고양이의 눈으로 사람들을 바라보고, 통찰하며, 질문하는 방식의 이야기 전개는 인간을 동물과 구분 짓게 하는 궁극적 근원인 ‘종교성’을 매개로 자연스레 우리의 삶을 돌아보게 하는 매력을 지닌다.

인간들이 만들어 놓은 질서와 전통, 그리고 그 의미의 폐쇄성이, 그 질서를 조금만 벗어나면 얼마나 한없이 가볍고, 삶의 절대적 중심이 아니라 주변적인 ‘부분’으로 변모 할 수 있는지, 그렇다면 우리가 절대적이라고 믿는 종교, 생활 방식, 관습, 가치관 등에 대하여, 아무렇지 않게 맹신하는 것, 다시 말해 질문하지 않는 것, 재정립하지 않는 삶은 어찌보면 중심과 궁극을 비껴가는 껍데기에 불과하지 않는가?

고양이는 새롭게 질문한다. “왜? 그럴까?” 이미 배경으로 자리한 ‘권위’적 질서를 상정하지 않는 이들만이 이러한 질문을 할 수 있다. 여기에서 비로서 창조적 생명력과 삶을 더욱 깊이 있게 다시금 들려다 볼 수 있는 새로운 시각이 생긴다. 하지만 고양이 또한 질서에 편입되어 간다. 랍비의 고민과 삶을 이해하기 시작하면서, 결국 말도 줄이고 말이다. 삶이란 것이 새로운 것을 알 때의 고민과 희열, 또 그것이 현실에 적용되어 감에 따라 부딪히는 현실적 문제와 타협, 그리고 이상과 현실 사이의 긴장과 나의 무지가 앎으로 바뀌어나가면서 얻게 되는 자부심과 교만함의 경계! 신선한 창조적 사고 또한 전통적 질서의 테두리와 적절히 배합되어야 삶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치는 것인가? 사실 아직까진 전적으로 인정하고 싶지는 않다.

인간 중심적 사고가 지금의 인본주의, 자본주의를 지배하고 있는 가운데, ‘인간’ 외의 존재에게 언어를 부여한다는 것이 어떤 것일까? 이 책은 이야기 하고 있는 듯하다. 실상 ‘인간’ 외로 구분되는 수많은 ‘장외인간’들의 눈을 통하지 않고서는 지금의 속도전 시대에 우리의 삶을 보다 깊이있게 판단하고, 더욱 아름답게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지 않은가? 현대 한국사회에서 인간이면서도 인간외의 장외인간으로 치부되는 이들이 얼마나 많이 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이들에게 진정한 목소리를 준다면, 자신의 상황에 대해 이야기 할 수 있고, 사회를 향해 부분적인 것들에 천착하는 꼬락서니에 대해 자신들의 신선한 이야기를 할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그것도 잠시 역사는 언제나 장외인간들의 목소리를 빼앗아왔다. 혼란함과 부산스러움을 감당해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고양이가 말을 한다는 것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본다. 또 나의 말과 생각을 되돌아 본다. 내가 하는 ‘말’이 어떤 말일까? ‘인간’이 나와 비‘인간’인 고양이 사이의 차이, 하지만 동일한 생명으로서의 감수성을 품기에는 왠지 조금 불편한 사이! 지난번 새끼 고양이 한 마리가 자동차 안에서 죽어가고 있을 때, 나의 맘은 자동차가 고장 날까봐 짜증을 내고 있더군. 생명이 죽어가는데, 일신의 귀찮음과 자동차 수리비가 긍국적 관심인 나. 이 정도 밖에 안되는 가? 그렇기 때문에 모든 존재에 목소리를 부여해야 한다. 그것이 이미 말 할 수 있는 사람마저 ‘말’할 수 있음에 대한 신성함을 유지하는 방법이다.

 
함게 생각해 볼 거리

- 목소리가 있는 존재와 없는 존재의 차이는?

- 인간중심, 종교, 가치에 대해 이야기하자.

- 이번 학기 나의 계획, 삶의 자세, 가치 등등 나눠보기

?

  1. 끝없이 질문하는 소년(어린왕자를 읽고)

    Date2010.03.30 By좋은만남 Views1437
    Read More
  2. 내일은 또 어떤 즐거움을 만나게 될까?('내일은 도시를 하나 세울까해'를 읽고)

    Date2010.03.30 By좋은만남 Views1518
    Read More
  3. 연극 [오장군의 발톱]을 보며 전쟁을 경계한다

    Date2010.04.14 By방현섭 Views1215
    Read More
  4. [영화] 염소를 노려보는 남자들

    Date2010.07.12 By방현섭 Views1406
    Read More
  5. [영화] 나인 마일스 다운

    Date2010.07.13 By방현섭 Views1692
    Read More
  6. [영화] 미크맥스

    Date2010.07.13 By방현섭 Views1471
    Read More
  7. 프로’의 삶과 ‘치열한’ 삶 무엇이 다른가?

    Date2010.09.20 By좋은만남 Views1352
    Read More
  8. 장외인간’에게 ‘목소리’가 주어질 때

    Date2010.09.20 By좋은만남 Views1433
    Read More
  9. [도서] 기적의 시간 - 보리슬라프 페키치

    Date2010.10.31 By방현섭 Views1497
    Read More
  10. [영화] 마이 블루베리 나이츠

    Date2010.12.06 By방현섭 Views1606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Next
/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