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막힌 삶 - Etty Hillesum
내 안에는 정말 깊은 우물이 있어요. 그리고 그 안에는 하나님이 계셔요. 때로 나 또한 그곳에 있어요. 그런데 보다 자주 돌과 모래가 우물을 막아버려요. 그리고 하나님은 그 아래 묻히고요.
- Etty Hillesum, 『An Interrupted Life』
내면을 향하는 적들을 생각합니다. 평온을 향하는, 하나님의 향하는 적들 말입니다. 돌과 모래.
너무 자주 이 적들을 나 아닌 곳에서 찾습니다. 나 아닌 것들에게 책임을 돌리고 묻습니다. “쟤 때문이야”, “쟤가 잘 했으면…”. 가장 쉬운 방법입니다. 내 책임 없이 문제의 원인을 밝히기. 그런데 왜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까요? 이해는 쉽지만 해결은 어렵습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혹시 그 돌과 모래가 ‘나’는 아닐까요? 돌과 모래는 내 삶의 결과들. 오늘은 그 결과들의 결과들. 내 책임이 불편합니다. 하지만 내가 해결할 수 있는 일이 됩니다. 이때 변화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어리석은 사람*은 속죄제사를 우습게 여기지만, 정직한 사람은 하나님의 은총을 누린다.
잠언 14장 9절
*‘어리석은 사람’으로 번역된 히브리어 ‘에빌림’은 잠언 전체와 구약의 여러 곳에서 도덕적 결함이 있는 사람을 가리킴. 단순히 ‘둔한 사람’과 구별됨
Etty는 1940년대 네덜란드에 살았다. 그리고 29의 나이에 나치 집단 수용소에서 생을 달리했다. 그녀는 그 기간 동안 내면의 일기를 썼고 사후 출판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