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만남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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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문

2010.2.28. 박용환

2천년도 더 지난 옛날 팔레스타인 갈릴리지역에 가난한 자들과 함께 시대를 거슬러 살다가 마침내 죽음을 맞이했던 예수를, 사람들은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말합니다. 예수가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고백은 기독교의 근간을 이루는 교리가 되었고 그를 믿으면 구원을 얻는다는 기독교는 오늘날 인류의 1/3이 믿는 종교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기독교는 오늘날 인간과 세상을 구원하는 종교보다는 오히려 세상이 기독교를 구원해야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안타까움을 받을 정도로 전락해 버렸습니다.

기독교가 그렇게 된 것은 사도신경으로 대표되는 교리화된 예수만이 남고 그의 삶이 사라져버렸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성령으로 잉태하사 동정녀 마리아에게 나시고 본디오 빌라도에게 고난을 받으사 십자가에 못박혀 죽으시고"로 암송되는 사도신경에서는 예수의 출생과 죽음은 있으나 예수의 삶은 전혀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예수가 어떻게 살았는지 그리고 왜 평범한 한 인간이 그리스도로 고백되었는지에 대한 의미와 물음은 사라져버린 것입니다. 예수의 삶이 사라지고 교리만이 남은 기독교 특히, 한국 기독교의 모습은 많은 사람들에게 여기 이 땅에서 삶의 자리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현실참여에의 당연한 인간권리를 앗아가버리고 천국과 구원으로 대변되는 저 세상에 대한 환상만을 심어주고 있을 뿐입니다. 이러한 모습은 종교에 관심 없는 이들에게는 기독교 자체에 대한 회의는 물론이고 불신만을 심화시키고 있는 것은 아닌가 회의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2천년동안 박제화 되어버린 그래서 아무런 감동과 깨달음을 주지 못하는 '신앙의 그리스도'라는 교리를 넘어서 역사에 발딛고 살았던 '역사의 예수'의 삶을 찾고 그렇게 사는 우리들이 되기 원합니다.

오늘 우리가 사는 세상은 2천년전 예수가 살았던 팔레스타인과 너무나 흡사한 것은 아닌가 생각하게 됩니다. 유대교의 율법과 로마라는 제국주의 세력에 의해 인간적인 삶과 세상사는 맛을 빼앗겼던 유대인들처럼 오늘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은 너무나 퍽퍽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오늘 이 시대 우리의 정신을 규정하는 것은 자본으로 표현되는 돈, 물질입니다. 인간의 욕망, 우리들의 미래, 심지어는 우리의 영혼조차 돈으로 살수 있는 이 세상은 예수가 죽음으로 항변하고자 했던 살림의 문화와는 너무나 멀어져 버렸습니다.

학창시절 도덕 교과서를 통해 우리는, 인간은 고귀한 존재이고 직업을 통해 자아발견과 자아실현을 경험한다고 배워왔습니다. 하지만 오늘을 사는 대부분의 현대인들은, 직업을 통한 자아실현은 도덕 교과서의 얘기일 뿐, 오로지 생존의 이유로 직업을 갖고 있으며 언제 어떤 모습으로 그만두어야 할지를 고민하며 힘겹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십수년전에만 해도 별로 선호하지 않던 공무원과 같은 직업이 오늘에는 가장 선호하는 직업이 되어버린 현상이 그러한 현실의 안타까운 방증이 될 것입니다. 안정성이 대부분의 사람들이 추구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과 잣대가 되어버린 것입니다. 그만큼 우리 사회는 기본적인 생활의 안정조차 보장받지 못하는 어려운 세상이 되었습니다. 인간이 동물과 다른 고귀한 존재라고 배워왔지만, 우리에게 나타나는 현실은 생활의 안정과 유지라는 1차적인 가치조차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는 세상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고용이 불안정한 비정규직이 넘쳐나고 정규직의 자리에 있어도 무한경쟁의 세상 속에서 하루하루를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 것이 대부분의 삶의 모습입니다. 그럼에도 세상은 그런 무한경쟁의 늪으로 더 빠른 속도로 달려가고 있으며 노동인구의 52% 정도는 언제 짤릴지 모르는 비정규직이 차지할 정도로 높아만 가고 있습니다. 그것이 오늘 우리가 살고 있는 신자유주의 세상의 모습입니다. 이런 세상에서 인간적인 사귐과 교류 그리고 존재에 대한 고민과 삶의 궁극적인 의미를 묻는 일은 현실과는 동떨어진 참으로 허망한 것이 되어버렸습니다. 인간다운 삶과 존재의 가치를 물어야 하는 교육조차, 신자유주의의 피말리는 경쟁에서 살아남는 법과 남을 딛고 더 많은 부를 창출하는 것에만 집중될 뿐 참다운 교육의 의미를 잃은지 오래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현실을 사는 대부분의 우리들은 내가 게으르거나 생존경쟁에서 더 열심히 하지 못해서 그런 것은 아닌가 하면서 개인적인 자괴감에 빠질 뿐입니다.

모든 사람들이 인간으로서 기본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국가는 모든 국민들에게 기본소득을 보장하고 개인은 생존을 위해서가 아니라, 정말 하고 싶어서 공부하고 일하는 세상을 만들어가야 할 것입니다. 남을 딛고 서야만 살아갈 수 있는 경쟁의 논리와 나와 나의 가족만을 생각하는 이기심을 넘고 물질적인 부와 편리함을 1차적으로 추구하는 세상이 아니라 더불어 사는 삶과 인간적인 연대의 소중함을 가르치는 세상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종교는, 세상이 거꾸로 달리고 있을 때 이를 온몸으로 거슬러 살수 있는 정신을 가르치고 교육하는 공간이자 그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의 연대의 공동체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특별히 기독교는 그 자체의 보존과 확장만이 존재이유가 되어왔던 지난 2천년의 교리를 타파하고 예수가 그러했듯이 타자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유일한 존재이유임을 확인하고 세상을 향해 예언자의 목소리를 내는 새로운 종교로 태어나야 할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기독교는 세상과는 아무런 관련도 의미도 없는, 그 종교를 추종하는 사람들만의 자족적인 어떤 것이 되고 말 것입니다.

최근 아마존의 눈물이라는 다큐멘터리를 보고 아바타와 같은 영화를 보면서 많은 사람들은 현대 물질문명과 이윤추구 보다 휠씬 더 중요한 가치가 있음을 다시금 환기하게 되었습니다. 생존을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사냥만을 하고 그렇게 획득한 사냥꺼리는 모든 이들에게 고르게 분배하기 위해 고민하는 아마존 조에족의 모습속에서, 또 이윤추구를 위해 판도라라는 행성까지 자본의 손길을 뻗치는 인간들에 맞서 생명의 가치를 보존하고 순결한 영혼을 지켜나가려는 영화속 나비족의 모습속에서 다시금 희망을 찾아봅니다.

그런 희망을 나누고 키우기 위해서 우리에게 공동체가 필요한가 봅니다. 같은 생각을 나누고 세상의 거대한 흐름에도 굴하지 않고 이를 거슬러 사는 동역자들을 발견하고 하나님 나라에의 소망을 나누는 그런 공동체 말입니다. 좋은만남교회는 그런 목적과 뜻으로 세워진 작지만 아름다운 공동체입니다. 이 공동체의 성원들이 그런 생각과 비전을 같이 나누고 더 발전시켜 나가며 우리 사회에 작은 희망으로 존재하기를 원합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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