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묘역입구에서 빈이와 혁이의 다정한 모습. 제공:이상북연합뉴스, 존레논 기자)
나는 광주에 다녀오는 왕복 10시간 가까이를 방 목사님 두 아들 ‘빈’과 ‘혁’ 사이에 앉아서 왔다. 자리는 불편했지만 아이들과 이야기하고 내가 간단한 마술도 가르쳐 주면서 재밌게 다녀왔다. 그들에게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민주화운동이 아니라 5월 14일에 다가오는 동생 ‘혁’의 생일이다.
혁이는 이날 레고 선물을 받고 싶은데 빈이는 반대다. 레고는 지금까지 너무 많이 샀기 때문에 생일날마저 레고를 사겠다고 하면 엄마가 안 된다고 할 것이 분명하다는 게 이유다. 그렇기 때문에 혁이는 레고 말고 다른 대안을 마련해 놔야 하는 것이다.
빈이는 혁이에게 말한다. “미리 생각해 놓지 않으면 결국 공책이나 연필 같은 학용품 따위를 받게 된다.” 백번 맞는 말이다. 생일인데 누구인들 학용품 같은 평범한 선물을 원한단 말인가! 그래서 빈이와 혁이 그리고 나는 셋이서 그 긴 시간동안 어떤 선물을 선택하면 좋을지(구체적으로는 레고를 대체할 만한 것) 머리를 짜보았으니 완벽한 대안이 없다는 결론만 확인했을 뿐이다.
나는 혁이가 레고를 너무 많이 샀기 때문에 이번에는 다른 장난감을 사달라고 해보는 건 어떻겠냐고 의견을 냈다. 레고를 좋아하는 마음은 이해하지만 너무 많이 사는 것도 좋은 것만은 아니라고 말했고 두 사람 모두 동의했다. 과연 이들의 생일날 운명은 어떻게 될지 무척 궁금하다.
*기사 뒷이야기 : 교회 일에 정통한 관계자 말에 따르면 혁이는 결국 레고를 주문했다고 한다. 이번에 진짜로 마지막이라고 선언했다고 하지만 정치인들의 말 바꾸기가 버릇처럼 된 우리나라 사회에서 이런 발언이 신뢰를 가질지는 두고 볼 일이다.
아이들이 엄마보다 한수 위인듯 합니다.
그날 아이들에게 좋은 조언을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글구 예배도 은혜로웠지만 오고가는 시간 아이들을 평화롭게 해주셔서 은혜가 넘쳤습니다.
존레논 기자의 활약 쭈~욱 기대해봅니다. 홧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