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순관 지음 / 살림출판사
그의 노래... 그가 쓴 글이 내 영혼을 울린다.
홍순관 - 평화와 생명을 노래하는 가수
신앙인으로서 그의 고백에 귀 기울여 보자.
1302-0113
그 때 오는 세상
막내 녀석이 갑자기 방에 들어와 묻습니다.
“아빠. 이 책들 다 읽었어? 진짜 다 읽었어?”
녀석이 방 안에 있는 책을
다 읽었으리라 보이지 않는 아빠에게
시비를 겁니다.
책 속에 있을 지성과 교양과 지혜의 모습이
아빠에게 보이지 않았겠지요. 뜨끔한 질문입니다.
어느 날에는 책꽂이만 우두커니 바라봅니다.
그러곤 소유의 기쁨만으로 만족합니다.
그러나 내게 무슨 소용이란 말입니까.
내 속으로 들어와 있지 않은
그 많은 활자들, 문장들…….
일상에서 묻어나오지 않는다면 나는
저 책들과 아무 상관이 없는 것이지요.
나의 스승 예수가 성경 속에 갇혀 있는 것이 아니라,
바다와 들판과 산과 강에 모든 죽음과 모든 삶에
뚜벅뚜벅 걸어 들어가시잖아요.
책 속에 길들이 실상으로 펼쳐질 때
그 세상은 올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