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강변에서 4대강 사업의 실체를 보다"
지난 주간에 4대강을 지키기 위한 운동을 펼치는 '생명의 강지키기 기독교행동'에서 주최한 생명의 강걷기 행사에 참가하였습니다. 4대강 사업을 추진한다니 아름다운 강변풍경을 다시 볼 기약도 없을 것 같아 아이들까지 학교를 쉬게하고 데리고 다녀왔습니다.
너무나도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졌습니다. 강물이며 강변의 풀과 나무며 어느 것 하나 우리 마음을 설레게 하지 않은 것이 없었습니다. 자갈길을 걸어가다보면 어느새 곱디고운 모래사장길이 나오고 문득 갈대와 억새가 병풍처럼 둘러쳐진 오솔길도 나옵니다. 모든 사람들이 다 감탄에 감탄을 쉬지 않습니다.
'얘들아, 개미지옥 봐라' 하고 아이들을 부르니 '와~'하면서 달려옵니다. 개미지옥은 모래를 움푹하게 파놓고 개미가 지나가기를 기다렸다가 빠져서 헤어나가지 못하면 모래 속으로 끌어들여 잡아먹는 곤충인데 곤충도감에서 볼 때는 꽤 커보였는데 실제로 보니까 딱정벌레보다도 훨씬 작았습니다. 4대강사업은 우리 같이 덩치 큰 생명은 물론 이 작은 개미지옥에게조차 그 몸 붙일 곳을 허락하지 않을 것입니다.
아름다운 강변을 걸으면서 모두들 기뻐하였지만 마음 한 켠은 무거웠습니다. 이 아름다운 강변을 우리의 아이들이 누릴 수 없게 될 수도 있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22조 2천억 원으로 초기 예상된 4대강 사업이 이미 30조 원을 넘어서고 있다고 뉴스에서 보도하더군요. 그런데 만약 사업을 후회하고 복원할 경우에는 보통 열 배의 비용이 든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나중에 우리의 아이들은 태어나면서부터 300조 원의 비용을 세금으로 부담해야 할 엄청난 빚쟁이가 되는 꼴입니다.
무엇보다도 가슴이 아픈 것은 돈이면 다 된다는 천박한 자본주의의 논리에 국민들이 길들여지는 것입니다. 돈 앞에서는 생명의 가치도 자연의 아름다움도 다 무의미해지는 탐욕이 바로 4대강 사업의 실체인 것입니다.
방현섭 목사(좋은만남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