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의 방한과 한반도의 미래"

최초의 흑인 대통령으로 출마당시부터 전세계의 주목을 받았고 개혁과 변화의 열망을 요구 받고 있는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 18일 한국을 방문했습니다. 1박 2일의 짧은 방문이었지만 대통령 취임 이후 첫 공식 방문이라는데 큰 의미를 두는 것 같습니다.
오바마의 이번 방문 목적은 한국군의 아프가니스탄 파병 요청과 북핵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남한의 이명박 대통령이 제안한 '그랜드바겐'을 지지하면 이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해 공조할 것을 주로 논의한 것 같습니다. '그랜드바겐'은 생소한 이름이기는 하지만 그동안 6자회담 등에서 미국이 줄기차게 요구해왔던 '일괄타결(포괄적 패키지)'안과 대동소이한 개념입니다.
그런데 일괄타결안은 북한에서 지속적으로 거부하고 있는 안입니다. 이는 돌이킬 수 없는 핵폐기와 이에 따른 평화협정과 보상 등을 동시에 하자는 내용입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미국은 이미 북한을 상대로 수없이 약속을 어기고 보상을 이행하지 않았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경수로 건설 등의 제네바 협정입니다. 그러니 북한으로써는 만약 돌이킬 수 없는 핵폐기를 했는데도 여전히 미국이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면 어쩔 것인가 하는 불안감이 있다는 것입니다.
결국 남한과 미국이 손을 잡고 북한이 원치 않는 방식을 강요하고 관철시키겠다는 발상입니다. 그러나 북한은 거의 한계상황에 도달한 상태이고 그동안 보여준 도발적인 대응도 감안해야 합니다. 한반도 문제는 남북 당사자가 풀어야 함에도 남한은 미국의 개입 아래 미국의 방식을 추종하겠다니 참으로 한심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개혁과 변화의 열망을 한 몸에 받은 오바마 대통령은 결국 미국의 대통령일 뿐입니다. 우리 민족의 미래를 맡길 수는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