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고구마 잎이 무성하다는 것은 그리 좋은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고구마 줄거리를 중간 중간 잘라주는 것이 보통입니다. 더구나 근래에 와서는 엄청 큰 고구마보다는 먹기에 적당한 크기의 고구마가 인기가 있어서 고구마 줄거리를 더 많이 잘라 준다고 합니다.
그러나 우리집 고구마는 거름도 듬뿍준데다 고구마 잎을 잘라주지 않아서인지 아주 무성하게 잘 자랐습니다. 그 무성한 고구마 잎들을 다 제거하고 비닐을 제거하고 삽으로 땅을 파기 시작했습니다. 원래는 호미로 하는 것이지만 성격이 그런지라 후딱 해버릴 생각으로 삽을 사용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땅을 파도 고구마가 나오질 않는 것입니다. 행여 나오는 것이라고는 정말 어이가 없을 정도로 작은 것들이 몇개 나오는 것입니다. 불길한 생각이 제 머리속을 지나갔습니다. 부정하려 해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거기에 맛도 영 거시기 해서 누구를 주기도 미안한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계속)
유명선 전도사 (사랑방 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