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5월 27일 성령강림주일 좋은만남교회 낮 예배 설교
나는 슈퍼스타?
이관택
본문: 마태복음 5:14-16
14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 산 위에 세운 마을은 숨길 수 없다. 15 또 사람이 등불을 켜서 말 아래에다 내려놓지 아니하고, 등경 위에다 놓아둔다. 그래야 등불이 집 안에 있는 모든 사람에게 환히 비친다. 16 이와 같이, 너희 빛을 사람에게 비추어서, 그들이 너희의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여라."
누구나 슈퍼스타가 되고 싶다!
요즘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인기입니다. 슈퍼스타k, 위대한탄생, 케이팝스타, 보이스코리아 등등 장르를 불문하고 셀 수도 없이 많은 프로그램에서 왠만한 연예인 이상의 춤과 노래, 그리고 연기를 선보이는 일반인들을 볼 수 있습니다. 이들 오디션 프로그램은 이렇게 일반 사람들을 하루아침에 신데렐라로 만들어 주고, 소위 세간의 주목을 받는 ‘슈퍼스타’로 만들어 줍니다. 요즘 장안의 화제가 되고 있는 버스커버스커도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입니다. 2012년 대한민국은 가히 오디션 천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것입니다.
그런데 좀 지나치다 싶기도 합니다. 지난 스승의 날 저의 중고등학교 때 학원 선생님을 만나서 식사했었는데, (그분은 지금도 예일여고 앞에서 학원을 하고 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요즘 학생들 중 굉장히 많은 수가 실용음악학원에 다닌다고 하시면서, 그것 때문에 학원이 잘 안 되는 것 같다고 걱정하고 계셨습니다. 요즘 보통 한반의 1/4 정도가 꿈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가수나 연예인이라고 얘기하고, 실제로 그것을 위해 학원에 다니고 있다는 것입니다. 어떤 시대, 어떤 나라에서든 연예인을 꿈꾸는 학생들이 있게 마련인데, 이건 좀 지나치다 싶습니다.
하지만 그런 중고등학생들만 생각 없다고 욕할 것 아닙니다. 우리 자신도 남들이 주목하는 인생을 살고 싶지 않습니까? 다른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인생을 살고 싶지 않습니까? 사람은 누구나 슈퍼스타가 되는 것을 꿈꿉니다. 남들에게 주목을 받고,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만큼 환상적인 것이 어디 있겠습니까? 저도 가끔 사람들 앞에서 공연을 할 때가 있습니다. 못하는 노래이지만 사람들이 박수쳐 주고 잘했다고 칭찬해주면, 그 기분이 참 묘합니다. 사실 나 자신에게 사람들이 집중해주고 나란 존재가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는 사실 그 자체 얼마나 달콤한지 모릅니다. 대중매체가 발달하고, 걸어 다니면서도, 스마트폰으로 미디어를 달고 사는 지금의 시대에 우리 모두는 인정받고 싶다, 인기를 얻고 싶다는 욕구 때문에 정상적인 삶을 살아가지 못하는 듯 합니다. 스마트 폰이나 TV 안의 세상은 참 부러운 사람들 투성인데, 현실의 나를 보면 참 한심하죠? 직장동료나 상사도 나를 인정해주지 않고, 심지어는 가족들도 나를 무시하는 것 같습니다. 왜 나를 이리도 무시할까? 왜 나를 이리도 방치할까? 불만이 차츰차츰 쌓여가는 것 아닙니까. 나를 알아봐 달라. 나 여기에 있다! 소리치듯 하루하루를 사는 것이 우리들 아닙니까. 그런데 정작 그런 우리들의 외침과 갈망이 우리 삶을 더욱더 불행하게 하고 있습니다.
오늘 이 시간 함께 나누고자 하는 말씀을 통해 바로 남들에게 인정받고 싶어하고, 또 남들에게 주목받고 싶어하는 안타까운 우리 자신의 모습을 성찰해 보는 시간이 되길 원합니다. 당대 최고의 인기남 예수님은 어떠했을까? 생각해 보시면서 남들의 칭찬에 목말라 있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하나님의 칭찬에 목이 마르고, 하나님의 사랑으로 온전히 행복해질 수 있는 저와 여러분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옆 사람과 인사해 보겠습니다. “당신에게서 빛이 납니다.”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
오늘 말씀은 예수님의 산상수훈 중에 있는 말씀입니다. 당시 예수님께서는 엄청난 인기남이셨습니다. 그 날도 수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의 말씀을 듣기 위해 산위에 몰려들었습니다. 아마도 전 날 주셨던 말씀이 사람들에게 깊이 각인되었던 모양입니다. 이 전에 예수님이 하셨던 말씀은 팔복에 관한 말씀입니다. 어떤 사람이 복을 받는지, 그리고 그 받을 복이 무엇인지에 관한 내용입니다. 세상에서는 공부 잘하는 사람, 부모님 잘 만난 사람, 잘 생긴 사람이 복을 받는다고, 성공한다고 이야기를 하는데, 예수님의 말씀은 사람들의 생각을 완전히 뛰어넘었습니다. 가난한 사람이 복이 있다고 하고, 지금 고통 받고 괴로워하는 사람들에게 복이 있다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그 지지리도 가난한 동네 갈릴리에서, 모두가 포기하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던 그 저주 받은 마을 갈릴리에 복이 있다고 말씀하시는 것 아닙니까. 이게 뭔소리야? 하면서 웅성웅성 거리던 사람들이 차츰 평안한 마음을 되찾았습니다. 당시 예수님 주변에 몰려들었던 사람들은 그다지 잘 사는 사람들도, 많이 배운 사람들도 아니었습니다. 그리하여 절박한 상황 속에서 뭔가 하나 붙잡고 싶은 심정으로, 예수님께 나와서 성공에 대한 자신들의 갈증과 목마름을 해갈해보려 하였습니다. 보다 나은 삶을 위한 욕구를 풀어보려 했습니다. 그런데 뜻밖의 메시지를 받고, 오히려 더욱 큰 기쁨을 느끼게 된 것입니다. “당신들에게 복이 있습니다.” 이 말이 그들을 변화 시켰습니다.
그 다음 오늘 말씀은 바로 산상수훈의 두 번째 설교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너희가 바로 세상의 빛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이 전날 지지리도 복도 없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에게 너희가 복을 받을 것이라고 하신 말씀도 충격적이었는데, 너희가 세상의 빛이라고 말씀하시다니 사람들은 지금 너무나 엄청난 말을 들어서 어안이 벙벙해졌을 것입니다.
당시 ‘빛’이라고 칭함 받을 수 있는 사람은 로마의 황제 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세상의 빛’, 세상을 밝게 비추고, 세상을 변화시키고,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사람은 로마의 황제 밖에 없는데, 세간의 주목을 받고,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는 사람은 로마의 황제 밖에 없는데, 갈릴리의 그 가난한 사람들, 완전 세상에서부터 버려졌다 해도 과언이 아닌 사람들에게 ‘너희가 세상의 빛이라’고 말씀하고 계신 것입니다.
어찌보면 이 전날의 복 받으라는 말씀은 좀 의아하면서도 기분 좋은 말일 수 있었는데, 지금 들은 말씀은 약간 상황이 다릅니다. 사람들은 생각했을 것입니다. 내가 이 얘기를 들어도 되나? 어 이거 좀 위험한데! 내가 세상의 빛이라니! 이런 얘기 들으면 큰 일 나는데... 로마의 당국자들에게 불이익 당할 수 있는데, 혹시 잡혀가는 것 아닌가? 뭔가 알 수 없는 공포심이 들면서 그 말씀을 거부하고 싶어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입니다.
예수님은 이 말씀을 통해 하나님의 사람들, 바로 우리의 존재를 새롭게 규정하고 계신 것입니다. 사람의 존재는, 나라는 존재는 세상이 규정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규정한다는 사실! 나라는 존재는 세상이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평가하신다는 것입니다. 세상에서는 빛과 어두움을 나누고 빛의 역할을 감당할 사람과 어두움의 역할을 감당할 사람을 나누지만 하나님의 시각에서는 이미 모든 사람은 빛입니다. 충분히 밝게 빛나는 빛이며, 주변의 어두운 곳을 비추는 빛 자체입니다. 누가 그것을 명명하고, 빛이 될 만한 자격이 있어서 빛이 되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 한 사람 그 자체로 충분히 빛이라는 것입니다.
당신이 슈퍼스타!
요한복음 1:4-5을 보면
4 그에게서 생명을 얻었으니, 그 생명은 사람의 빛이었다. 5 그 빛이 어둠 속에서 비치니, 어둠이 그 빛을 이기지 못하였다.
생명이 바로 사람의 빛입니다. 우리의 생명 자체가 바로 사람의 빛이라는 것입니다. 살아있다는 것만으로도 빛이며, 어둠은 절대로 빛이 된 우리들을 이길 수 없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엄청난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야 슈퍼스타가 되는 줄 착각합니다. 많은 이들의 지지를 받고, 많은 돈을 벌고, 인기가 있어야 슈퍼스타가 되는 줄 압니다. 그러니까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슈퍼스타가 되려고 안간힘들을 쓰다가 지치고 맙니다. 자기 자신에게 실망하여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합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말씀하고 계십니다. 니가 빛이야. 그것도 그냥 깜빡이는 그런 빛이 아니라 세상의 빛이야! 이 말이 뭡니까? 당신이 바로 슈퍼스타라는 말입니다. 이미 너는 슈퍼스타야! 조명을 받고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야 빛이 아니야. 넌 이미 스스로 빛나고 있는 진짜 슈퍼스타야!
여러분 여러분은 여러분 자신이 진짜 슈퍼스타라는 것을 믿으십니까? 믿든 안 믿든 우린 모두가 슈퍼스타입니다. 큰 빛이자, 세상의 빛입니다. 그러니까 빛이 되기 위해 안간힘을 쓸 필요가 없습니다. 미운오리새끼가 백조가 될려고 얼마나 노력합니까. 실은 자기가 진짜 백조인줄도 모르고 말입니다. 우리 스스로가 충분히 빛 그 자체라는 것을 진심으로 깨달으시길 소망합니다.
빛은 어둠 속에서만 빛을 발한다.
그런데 우리가 스스로가 빛이라고 하면 큰 걱정이 하나 생깁니다. 왜 서울 하늘에 별이 없는 줄 아세요? 주변에 너무 빛이 많아서라고 합니다. 빛 공해라고 할 정도로 빛이 많아서 정작 밤하늘의 별이 없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에 반해 시골은 공기가 좋아서 일수도 잇지만 빛 자체가 별로 없고, 어두컴컴하기 때문에 별이 잘 보입니다. 제가 중국에 워크캠프 갔을 때 그 하늘의 무수한 별을 보면서 얼마나 놀라워했는지 모릅니다. 전기불 하나 없는 오지에서 별들은 더욱 빛납니다. 그러고 보니 빛은 어둠 속에서만 빛을 발합니다. 아이러니 하게도 빛의 속성이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사람이 칭찬받고, 인기를 얻으면 망가지기 마련입니다. 밝은 사회, 건강한 사회라고 얘기하면서 이 사회의 어두운모습, 가난한 사람들의 고통과 절망을 보지 않으면, 또 그러한 부분을 간과하면 사람들은 자신이 얼마나 빛나고 있는지를 깨닫지 못합니다. 어두운 곳에 함께 하고, 힘들고 어려운 상황들을 만나게 될 때, 사람들은 자기 안에서 반짝 거리는 빛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물질의 풍요 속에서 왜 더 많은 사람들이 불행한가. 왜 저마다 자신이 빛나고 있다는 사실을 잊고 사는가. 그것은 우리가 어둠 속으로 나아가지 않아서입니다. 자기 자신의 어두운 모습도 회피하고 마주하고 싶지 않은데, 이 사회의 어두운 모습, 힘든 이웃의 얼굴 오죽이나 쳐다보겠습니까? 자꾸만 밝은 빛만 쳐다보면서 마치 하루살이처럼 불빛을 향해 달려가니까 자기 자신이 빛나고 잇는 그 사실도 모르는 것 아닙니까? 에수님은 항상 더욱 어두운 곳으로 향하십니다. 더욱 소외된 곳으로, 더욱 절망의 자리로 갑니다. 그럴수록 더욱 빛 나십니다. 오늘 말씀에서 예수님께서는 이미 빛이 된 우리들에게도 세상을 비추라고 하십니다. 세상의 어두운 곳, 방 안의 어두운 곳을 비추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우리의 행실로, 우리의 삶으로 하나님의 영광을 돌리라고 말씀하십니다.
햇볕이 되고 싶은 아이
말씀을 정리하면서 예화를 하나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어떤 작가가 동네에서 노는 아이들을 만났습니다. 기특하게도 꿈에 관한 이야기들을 하고 있었나 봅니다. 이 작가는 궁금해서 그 자리에 머물면서 아이들의 이야기를 엿듣게 되었습니다. “넌 뭐가 될래?” “난 의사가 될 거야 그래서 어려운 사람들 고쳐줄꺼요” “난 사업가가 돼서 돈을 많이 벌거야” 다른 아이들이 모두 자기의 꿈을 이야기 하였는데, 한 아이만 말을 못하고 쭈삣거렸습니다. 친구들이 그 아이를 재촉했습니다. 그러자 그 아이가 “난 햇볕이 되고 싶어. 우리 햇볕 놀이하자 내가 햇볕이야 너희들 모두 이리와봐”하면서 벽에 붙었습니다. 다른 아이들도 그 벽에 나란히 서며 “따뜻하다”라고 하였습니다. 이 작가는 그 모습이 참 정겨워 보이고, 대견해 보였나 봅니다. 다음날 이 작가가 우연이 그 햇볕이 되고 싶은 아이를 만났습니다. 그래서 햇볕이 되고 싶은 이유를 물었습니다. 그 아이는 "우리 할머니는 시장에서 나물을 파는데 할머니가 앉아 계신 곳에는 햇볕이 잘 들지 않아요." 그 아이는 잠깐 동안만 할머니를 비추고는 금방 다른 데로 옮겨가는 햇볕이 얄미웠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어른이 되면 꼭 햇볕이 되어 할머니를 하루 종일 따뜻하게 비춰 줄 거라고 했습니다.
이 아이의 꿈이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모릅니다. 아마도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이러한 삶의 소원을 원하실 것입니다. 세상의 빛이되는 소원, 세상의 빛을 나에게 비춰지길 욕망하면서 스포트라이트 받아보겠다고 절치부심하고, 발 동동 구르는 우리의 모습이 아니라, 따뜻한 햇볕이 되어 누군가의 삶의 밝게,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존재들이 되시길 축원드립니다. 아 그리고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우리가 모두가 이미 햇볕이라는 사실입니다. 그 자명한 진리 또한 잊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기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