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소니 드 멜로 지음 / 김상준 옮김 / 분도출판사
이 시대 잊혀진 영성을 회복하기 위하여 깨달음의 영성을 소개합니다. 깨어있는 성도도 성숙하기 위하여 연재하는 이 글을 통해 영성의 세계로 나아가십시오.
1225-0617
사랑의 세계 12
어린이마다 그 안에 한 신이 있습니다. 어린이를 틀에 맞추려는 우리의 시도들은 그 신을 악마로 바꾸어 놓습니다.
페데리코 펠리니가 감독한 멋진 이탈리아 영화가 있죠. 한 장면에서, 그리스도교 수사 한 분이 여덟 살부터 열 살 사이의 소년들을 데리고 소풍을 갑니다. 수사가 뒤처진 서너 아이들을 거두어 걸어가는 동안 어린이들은 곧장 내달아 해변에 당도하는데, 우연히 매춘부인한 나이 든 여자를 만나게 됩니다. “안녕하세요.” “안녕.” “아주머니는 누구세요?” “난 창녀란다.” 어린이들은 그게 뭔지 모르면서도 알아들은 척합니다. 다른 아이들보다 조금은 더 아는 듯한 한 소년이 말합니다. “창녀란 돈을 주면 어떤 일을 하는 여자야.” “우리가 돈을 주면 할까?” “왜 안 해?” 그래서 소년들은 돈을 모아서 줍니다. “돈을 드렸으니 어떤 일을 하실래요?” “그럼, 녀석들. 내가 무얼 했으면 좋겠니?” 아이들에게 떠오른 단 한 가지 생각은 그녀가 옷을 벗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녀는 그렇게 합니다. 자, 소년들은 그녀를 보고 있습니다. 전에는 나체인 여자를 본 적이 없습니다. 소년들은 그 밖에 무얼 해야 할지를 몰라서 “춤을 출래요?” 합니다. “좋지.” 그래서 그들은 모두들 둥글게 모여 노래하고 박수를 칩니다. 창녀는 엉덩이를 움직이고 있고 아이들을 한없이 신명이 납니다. 이걸 본 수사가 해변으로 달려 내려와 그녀에게 야단을 치고 옷을 입게 하는데, 이윽고 해설자가 말합니다. “그 순간, 어린이들은 오염되었습니다. 그때까지는 순진무구한, 아름다운 그들이었습니다.”
(다음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