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만남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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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3월 17일 사순절 제5주일 좋은만남교회 낮 예배 설교

 

내가 만난 하나님

 

이인건

 

본문출애굽기 3:1-6

1 모세는 미디안 제사장인 그의 장인 이드로의 양 떼를 치는 목자가 되었다. 그가 양 떼를 몰고 광야를 지나서 하나님의 산 호렙으로 갔을 때에, 2 거기에서 주님의 천사가 떨기 가운데서 이는 불꽃으로 그에게 나타났다. 그가 보니, 떨기에 불이 붙는데도, 그 떨기가 타서 없어지지 않았다. 3 모세는, 이 놀라운 광경을 좀 더 자세히 보고, 어째서 그 떨기가 불에 타지 않는지를 알아 보아야 하겠다고 생각하였다. 4 모세가 그것을 보려고 오는 것을 보시고, 하나님이 떨기 가운데서 "모세야, 모세야!" 하고 그를 부르셨다. 모세가 대답하였다. "예, 제가 여기에 있습니다." 5 하나님이 말씀하셨다. "이리로 가까이 오지 말아라. 네가 서 있는 곳은 거룩한 땅이니, 너는 신을 벗어라." 6 하나님이 또 말씀하셨다. "나는 너의 조상의 하나님, 곧 아브라함의 하나님, 이삭의 하나님, 야곱의 하나님이다." 모세는 하나님을 뵙기가 두려워서, 얼굴을 가렸다.


 

하나님, 회전 목마처럼.

- 없던 곳에서 있는 곳으로, 그 담엔 없는 곳으로 -


1.

오늘 공동 설교를 하게 되니 생각나는 것이 있습니다. 이 교회에 처음 왔을 때, 누군가 설교에 참여하는 것을 봤습니다. 그 때 나는, 나도 설교를 하고 싶었습니다. 아주 잘 할 자신이 있었지요. 그리고 약 삼년이 지나고 나서, 벌써 삼년이나 되었군요. 제가 여기에 온지. 삼년이 지나고 나서 여기에서 이야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별로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없습니다. 자신이 없거나 할 얘기가 없는 건 아닙니다. 그냥, 열심히 표현하지 않고도 전하고 싶은데 그게 잘 안되거든요. 내가 특별한 의도를 가지지 않고 그냥 할 일을 할 뿐인데도 일들이 잘 해결되고 모든 사람들에게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것. 그것을 말하고 싶은데 내공이 부족해서 잘 안됩니다. 나중에 말 할 기회가 있길 바랍니다.

2.

그럼 다른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제가 만난 하나님에 대한 이야기지요. 대단하다고 할 것도 없고 그냥 들어볼 만한,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랑 비슷합니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교회에 다녔지요. 너무 어렸을 때부터 다녀서 언제부터 다녔는지 기억도 나지 않습니다. 교회에 다니면 아홉시에 예배를 보러 가느라 일찍 일어나야 합니다. 그래서 아침 8시엔 일어나야 했지요. 그래서 기억나는 게 있어요. 어렸을 때부터 일요일에 늦잠을 자고 싶어 했다는 거지요. 적어도 서울에 오기 전까진 그러지 못했습니다. 항상 부모님께서 깨우시고, 교회에 가고, 아마 제가 교회에 늦는 이유는 어린 시절에 너무 일찍 교회에 다녀서 그 반동으로 자꾸 늦게 되는 것 같습니다. 교회를 일찍 다니면 나중엔 일찍 안다니는 시기도 올 수 있으니 헐겁게 다녀야 한다는 거죠. 어린 아이와 교회에 다니시는 분들은 유념해야 합니다.

3.

농담이고요, 저는 그렇게 자랐습니다. 교회에서 시키는 것들을 열심히 하는 편이었지요. 달란트도 많이 모으고, 성경 공부도 열심히 하고 기도도 많이 했어요. 제가 다니던 교회는 다른 교회들처럼 복음을 전하는 것에 열심인 교회였습니다. 부흥회에 대부분 가보셨을 것입니다. 가면 등 두들기면서 기도하고 큰 소리로 울면서 찬양하고 이런 것들을 하지요. 저는 불행인지 다행인지 그게 먹히는 편이였지요. 항상 부흥회를 하면 참여하는 사람보다 안하는 사람이 더 많았는데, 제겐 통한거죠. 어린 시절을 겪으면서 방언을 한다든지 병 고침을 받는 일은 없었지만 꽤 큰 신앙을 가졌던 것 같습니다. 중고등부에서 부회장같은 것도 하고 수련회에 가서 한 코너를 맡아서 진행하기도 하고, 어느 새 흔히 말하는 교회 오빠가 되어 있었지요. 그 교회에서는 청소년 사역에 열심이었어요. 아직도 기억나는데 세계를 품는 탁월한 크리스천 리더, 이것을 강조했어요. 세상을 바꿀 수 있는 훌륭한 인물들이 교회에서 나오길 기대하고 있었어요. 그 바람을 위한 수련회에 부흥집회는 말할 것도 없었어요. 전교인들이 나와서 새벽 기도를 하기도 하고 부모님과 자녀가 함께 일주일 간 새벽기도를 하는 시간도 있었지요. 이 말을 듣고 저는 자연스럽게 선교사가 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그것도 의사가 돼서 가자, 어디 이라크나 이런데 가서 평생을 사는 거다. 하는 마음이었습니다. 그래서 교회 오빠는 공부를 열심히 했지요.

4.

사실 교회 오빠는 학교 다닐 때 공부를 쫌 하진 않았어요. 여러분들의 예상과 같습니다. 막 반 1등하고 그런 정도는 아니었지요. 좀 특이한 구석은 있었어요. 어렸을 때부터 결혼하기가 싫다든지, 아니면 헤비 메탈이라고 해서 매우 시끄러운 노래들을 좋아했어요. 그리고 미모가 워낙 출중해서 여자 선생님들께 사랑을 받았어요. 특히 30대 후반 이상의 선생님들께서 저를 아끼셨지요. 예를 들면 우리 잘생긴 인건이가 삼십 페이지 읽어봐라, 막 뭘 시켜요. 귀찮게. 하나님께서 주신 달란트인데.. 뭐 진실은 아무도 모르니 그렇다 칩시다.

아무튼, 공부를 했지요. 의대에 가려고요. 근데 저는 알고 있었던 것 같아요. 못 갈 거라는 걸. 하면 되는 게 있는데 안되는 게 있거든요. 또 저는 제가 별로 머리가 좋지 않다는 것을 일찍 알고 있었어요. 되려 나는 노력한 만큼의 결과를 받는 사람이라는 걸 알고 있었지요. 또 내 노력이 별로 충분하지 않다는 것도요. 의료 선교사가 되길 결심한 게 고등학교 3학년 때였는데 그 때는 이미 늦은 거지요.

5.

결국 못갔고, 여기에 왔지요. 여러분은 감사해야 해요. 그리고 수능을 보고 나서 다시 논술 시험을 봤어요. 제 점수로는 갈 수 있는 곳이 맘에 안들어서 논술을 본 거죠. 그 때 참 제 인생에서 필사로 기도한 것 같아요. 진짜 재수하기 싫어서 맨날 새벽기도가서 기도를 했죠. 맨 먼저 가서 맨 마지막에 나왔어요. 참 생각하면 부끄럽죠. 그냥 나 하기 싫어서 신에게 절실하게 매달린 거지요. 어느 아침에 뭔가 후련했고 합격해서 서울로 오고. 사실 지금은 잘 모르겠어요. 그게 좋은 건지요. 가끔 그런 생각이 들거든요. 욥이 시험을 당하잖아요. 딱히 뭔가를 잘못해서 그런 것도 아닌데 말이죠. 그런 것들을 보면 내 눈앞에 오는 일들이 내게 좋은 건지 나쁜 건지 판단하는 건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요. 어떤 선하신 하나님의 축복인지, 아니면 하나님 옆에서 욥을 시험하자고 마귀가 부추긴 건지. 그냥, 장단점이 있다는 것을 둘 다 알아놓으면 된다고 생각해요.

6.

대학에 오고 한때 고민을 했어요. 사실 의료 선교사가 되겠다고 기도했는데 다시 공부를 하러 가야하나, 그러긴 싫은데 이런 생각이 들었지요. 여기저기 물어보기도 하고 기도도 하고 그랬지요. 물론 즐거운 생활을 보내는 것도 잊지 않았고요. 고등학교를 벗어나서 대학에 가서 많은 것들을 겪어볼 기회를 얻었어요. 그런데 기도를 하면 할수록 드는 생각이 있었어요. ‘와 하나님의 뜻이라는 것도 정말 사람 마음대로 하기가 쉽구나.’ 뜻을 풀이하는 데 있어서 그냥 제 맘이 신의 맘인 마냥 할 수도 있고. 그리고 뜻이라는 것도 멀리 있는 게 아니고 일상에서 시시각각 말을 걸어오고 있다는 거지요. 아주 광범위한 LTE처럼 말입니다. 또 내게는 어떤 자유가 있다는 것입니다. 내가 바라는 방향으로 나아갈 그런 자유입니다. 그렇다고 그게 항상 옳지는 않아요. 단지 옳은 방향으로 나아갈 때는 그걸 신께서 지지해 준다는 겁니다. 재물이나 권력을 보상받아서 그게 증명되는 건 아니지만 내가 가는 방향으로 하나님께서 바람을 불어준다는 느낌이 드는 거지요. 내가 의료 선교사를 하거나 윤혁이 형 같은 활동가가 되거나, 이런 것은 나의 자유이고 실천입니다. 그런데 그것보다 중요한 건 어떤 일이든 옳은 방향으로 하다보면 하나님의 임재가 있다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완전하시지만 나를 포함한 이런 작은 것들을 통해서만 그걸 볼 수 있는 자들에게 드러나시며 또 불완전한 우리들, 작은 것들은 자유롭게 자신의 이성을 통해서 그걸 보일 수 있는 것입니다.) ‘의료 선교사를 하지 않아도 나는 신의 뜻을 따라 갈 수 있고 내가 바라는 것들을 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진짜 기막히게 변명을 잘하는 거죠. 그리고 신의 뜻을 판단하려면 공부를 좀 해야 겠구나. 아는 만큼 보이고 아는 만큼 믿음이 넓어지지 않을까 했거든요.

7.

그렇게 즐거운 삶을 살았습니다. 제 친구 대한이의 말을 빌리자면 인생의 놀이동산에 왔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다가 한기연에서 활동을 하게 되었지요. 그 이야기를 하자면 참 구구절절해요. 구질구질하기도 하고요. 한 사랑때문이었죠!

토마토와 워크캠프 이야기를 설명한다.

 

재능투쟁까지 이어 설명한다.

 

거리에 계신 예수님. 사람들 속에 있는 하나님. 그리고 내 밥줄.

 

근데 가끔 저는 궁금한 것이 있습니다. 왜 신의 뜻을 따라가야 하고 왜 하나님을 믿지. 신의 뜻을 따라가는 건 이런 거죠. 다른 것들은 재미가 없어요. , 제가 좀 세상의 이치를 일찍 깨달아서 세상이 좀 재미없어요. 그리고 세상이 불안감을 줘요. 여러분 혹시 운칠기삼이라는 말을 아시나요? 어떤 일을 하는 데는 내 노력이 삼이고 운이 칠이다.’ 라는 말이에요. 저는 처음에 이런 말을 듣고 무시했어요. 왜냐면 내가 열심히 하면 운도 따라준다고 생각하거든요. 자기 노력이 전부인거죠. 근데 왜 운이 칠 인줄 알겠더라고요. 어떤 일을 하려면 백이 있어야 한다고 칩시다. 내가 구십구의 노력을 하고 운은 딱 일만 있으면 되요. 없으나 마나 한거죠. 그런데 그 운이란 놈은 일밖에 안되도 구십구의 노력을 깡그리 엎어버릴 수 있어요. 그럼 뭐가 되죠. 아무것도 안되는 거예요. 근데 이 운이란 것을 잘 살펴보면 이런 거죠. 뭐냐면 내 힘으로 안되는 것들이에요. 나의 환경이라든지 주변의 영향도 운이라고 볼 수 있다는 거지요. 아무리 노력해도 혼자서는 할 수가 없는 거지요. 그나마 잘해봐야 나를좀 더 좋은 환경에 두는 것 정도지요. 아 제가 그 때 무릎을 딱 쳤어요. 왜 종교가 생겼는지 알겠더라고요. 괜히 사람들이 별을 보고 점을 치는 게 아니에요. 내 미래와 앞날을 위해서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싫든 좋든 주어진 것을 열심히 하는 것이랑, 기도하는 거 말고는 없어요. 그걸 알고 나니까 세상이 재미가 없어요. 여행을 가도 저거는 나무고 저거는 사람이고 저거는 물이구나. 때 되면 밥 먹고 밤 되면 자야지. 어딜 가나 마찬가지라는 거죠. 다 사람 사는 세상이죠. 그러니까 기도나 할란다.

그러다 보니까 하나 재밌는 것을 알았어요. 내가 모르는 것에도 신이 있을 수 있겠다. 진정한 전능함을 가졌다면 내가 머리로 상상할 수 있는 것을 넘어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이건 방현섭 목사님이 했던 말이지요. 내가 모르는 하나님, 내가 모르는 세상이 있다는 거지요. 그 순간부터 불교이든, 이슬람교이든, 신을 믿지 않든 아니 내가 믿는 하나님이라는 이름도 별로 중요하게 보이지 않았습니다. 모든 것이 정말로 신의 영역에 있구나. 그게 무엇인지는 몰라도 진리라고 부르고 거기를 향해 가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하나님은 사라졌고 그런 작은 이름과 껍데기로는 부를 수 없는 것이 남았습니다. 그걸 알면 마음이 불안해지지요. 그래도 즐겁습니다. 불안함과 예민함 위에 서서 생을 살아가게 하는 줄타기를 하는 것입니다. 구름을 벗어난 달이란 영화를 보면 재밌는 대사가 있습니다. 이 대사를 치는 배우는 한 오분 나오고 죽는데요. 이런 대사입니다. 대장장이한테 주인공이 무슨 보람으로 이런 걸 하냐고 물어봐요. 그니까 하는 말이 쇠도 자꾸 두들기다 보면 밥도 나오고 떡도 나오고 술도 나오지. 진리로 자꾸 두들기다 보면 밥도 나오고 술도 나올 겁니다. 떡은 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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