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는 평형을 유지하기 위해 세가지 감각을 사용한다. 귀의 전정기관에서 담당하는 균형감각, 눈을 이용한 시각, 발바닥이나 다리관절 근육 인대 등에서 느끼는 체성감각이 그것이다. 이 세가지 감각이 충돌을 일으키면 멀미가 생긴다.
인간은 성장하면서 일정한 유형의 움직임을 반복적으로 경험한다. 이때 경험하는 세가지 감각의 틀을 머리 속에 저장하게 된다. 어느 순간 이러한 틀에 맞지 않는 움직임을 경험하거나 관찰하면 멀미가 생긴다.
비행기가 이착륙하거나 난기류로 흔들릴 때 내이가 자극을 받는다. 그런데 비행기안의 좌석은 대부분 밖을 내다볼 수 없고 실내만 보이는 흔들림이 없는 고정된 세상이다. 이런 상황은 시각과 전정감각 사이의 충돌을 일으킨다.
만약 비행기 밖을 충분히 내다 볼 수 있다면 시각과 전정감각의 충돌이 적어져 멀미를 잘하지 않게 된다. 흔들림 자체가 멀미를 유발하는 것은 아니다.
<오희종 신경외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