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히는 구간이 끝나자 시원스럽게 달려갑니다.
여주휴게소에 잠시 들러 쉬었다 갑니다. 선생님들도 잠시 내려 담배도 한 대 피우시고 화장실도 가십니다.
그런데 이분들을 옆에서 보니 특징이 한 가지 있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것, 그분들 표현대로 한다면 조직에 피해를 주는 것을 무척 싫어하십니다. 예를 들면 휴게소에 잠시 쉬는데도 서둘러서 일을 보고 차 앞에 금새 다시 모이시는 겁니다. 그리고 조금 늦게 오시는 분이 있으면 다들 한 마디씩 하십니다. 그걸보니 사회주의적 생활방식이 몸에 배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각자 떨어져 수십 년씩 옥살이를 하시는 동안에도 이처럼 자기원칙을 지키시면서 살아오셨다는 것이 느낌이 새롭더군요. 나같으면 선생님들께 엄청 꾸중 들었을 것 같습니다.
열심히 달려서 영동고속도로 둔내 톨게이트로 나갔습니다. 거기에서 점식식사를 하기로 하였습니다.
점심식사는 평창지방 목회자들이 대접하기로 하셨다는데 메뉴는 송어회였습니다.
톨게이트를 나오니 마중을 나오신 젊은 목사님이 계셨습니다. 그분을 따라서 또 한참을 따라 들어가니 송어양식장이 있는 마을이 나타납니다. 그 중에 양식장 어항이 제일 큰 집에 들어갔습니다. 지방 목회자들이 몇 분 나오셨습니다. 감리사님도 나오셨습니다. 반갑게 인사를 하고 맛난 송어회를 먹었습니다.
이 집 송어회는 특히 유명하다고 합니다. 과거 탄광촌이 사라지고 이제는 맑은 물로 송어양식을 하기 시작했다는데 팔뚝보다도 큰 송어들이 수백마리 헤엄을 칩니다. 이곳 송어는 아주 유명하답니다. 산지가 오히려 비싸서 서울에서 먹으면 15,000원인게 여기는 25,000원이랍니다. 붉은 빛깔의 송어회를 맛있게 먹었습니다. 선생님들도 이렇게 맛있는 송어회는 처음이라며 즐거워들 하셨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단체사진을 촬영했습니다. 연세드신분들 치고는 매우 질서정연하고 일사분란하게 움직이십니다.
우리를 맞아주신 평창지역 목회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우리는 다시 다음 행선지를 향해 달렸습니다.
흥정계곡에 있는 허브나라에 들렀습니다.
허브나라에 도착하니 충주와 홍천에서 온 이상민 전도사님과 이원증 전도사님이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이 분들은 먼저 오셔서 조화순 목사님댁에서 저녁식사 준비를 돕고 우리와 합류하러 나오신 것입니다. 반가운 얼굴들을 보니 좋습니다.
평생 이 길을 함께 갈 신앙동지들! 참 좋은 사람들과 좋은 자리에 함께 하니 이것이 복이라는 생각에 감사합니다.
저는 차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느라고 같이 들어가 관람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서 나오시더군요. 허브의 아름다운 향기는 좋았지만 어르신들 취향은 아닌 듯했습니다.
허브나라에서 조금 더 산위쪽으로 들어가 참숯가마에 들러 여행에 지친 몸을 뜨거운 가마에서 풀어주었습니다.
뜨거운 가마에 들어가 누우니 피로가 쫙 풀리는 듯 좋았습니다. 그런데 역시 선생님들은 한두번 들어갔다 나오시더니 샤워하기에 바쁘셨습니다. 모든 순서에서 이분들은 서두르십니다. 역시나 약속한 시간보다 일찍 다 마치고 옷을 갈아입고 밖에 나와 차를 타고 계십니다.
여자 선생님 한 분이 좀 늦게 나오셨습니다. 왜 약속한 시간을 지키지 않아서 전체를 기다리게 하느냐고 한 마디씩 다 하십니다.
느릿느릿 여유를 부리는 보통 할머니 할아버지들과는 사뭇 다른 모습니다.
이제 오늘의 숙소인 평창 조화순 목사님 댁으로 향합니다.그리 멀지 않은 곳에 조화순 목사님 댁이 있습니다.
도로에서 마을길로 들어가 가파른 산길로 차를 운전합니다. 조금 올라가니 멋들어진 집 두 채가 나옵니다. 위 아래로 있는 이 집은 백성현 목사님 가족과 조화순 목사님이 사시는 곳입니다.
조 목사님은 얼마전 산에서 넘어지시는 바람에 오른쪽 다리에 골절상을 입고 깁스를 하고 게셨습니다. 다리가 불편해서 통 바깥출입을 못하신답니다. 계속 아파서 병원에 가셨더니만 염증이 생겼다고 진단하더랍니다. 그래도 환한 미소와 열정은 그대로이셨습니다.
마을분들(?)이 오셔서 저녁준비를 잘 차려 놓으셨습니다. 조 목사님과 인사를 나누고 선생님들은 목사님 댁 마루에서, 젊은 일꾼들은 마당에 마련된 야외식탁에서 저녁을 맛있게 먹었습니다. 마당 한켠에는 가마솥이 걸려있고 가마솥에서는 허연 김이 연신 뿜어져 나옵니다.
준비된 저녁식사는 보양식인 멍멍이 고기, 북한에서는 단고기라고 한다지요. 정말 푸짐하게 배불리 먹었습니다. 마을분들이 정성껏 봉사해주셔서 오히려 부담스러울 지경입니다.
저녁을 잘 먹은 후에 조화순 목사님 댁 마루에 둘러 앉아 조목사님의 말씀을 들었습니다. 조 목사님이 인천산업선교회와 달월교회에서 목회하시던 이야기, 정보과에 끌려가 심문받던 이야기를 하십니다. 특유의 열정으로...
한 사람을 바꿔내는 것이 세상을 바꾸는 것이라고 자신의 목회경험을 통해 강조하십니다. 짧지 않게 이야기하시고 이미 들었던 이야기도 또 하시는데 항상 들을 때마다 재미있고 새롭습니다.
미국에 잇는 친구에게 전화가 와서 오늘은 여기까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