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만남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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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003.jpg조화순 목사님의 인생은 참으로 경이롭습니다.
그분을 만나뵙고 알게 된 것이 그리 오래되지는 않았습니다만 정말 대단한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렵지 않은 집안에서 곱게 자라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오직 예수에 대한 열정 하나로 생각지도 못했던 산업선교를 하게 되셨고 한국 현대사의 노동운동사에서 중요한 획을 그은 동일방직 노조운동을 하신 분이십니다.
대학시절에 '다시 쓰는 한국현대사'라는 책을 보다가 동일방직 사건을 읽으면서 분노하고 눈물을 흘렸던 일이 생각납니다. 노조운동을 하는 여공들을 사측이 탄압하는 중에 그들에게 똥물을 뿌린 사건은 매우 잘 알려진 사건이었습니다. 그 사건의 중심에 계셨던 분이 바로 조화순 목사님이라는 것을 알고는 얼마나 마음이 뛰었었던지...

조 목사님의 이야기는 일생을 신념 하나로 버티면서 감옥살이 3-40년을 버티신 분들에게도 큰 감동이 되는 듯합니다. 선생님들도 조 목사님의 이야기를 들으시면서 고개를 연신 끄덕이면서 추임새를 넣으십니다. 선생님들은 한결 같이 이런 분이 기독교계에 있다는 것이 다행이라고 하십니다. 그리고 종교가 민중을 병들게 하는 암적인 조직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렇지 않은 부분도 많이 발견했다고들 하십니다.

조 목사님은 무지렁이 처녀가 노동조합 활동을 하면서 어떻게 변화되었으며 어떻게 자기 인생의 주체로 섰는가, 더 나아가 자신만이 아니라 자신의 주위를 어떻게 변화시켰는가 하는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함께 노동운동을 하였던 여공이 변화되어 회사를 상대로 당당하게 싸웠고 후에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큰 성공을 거두었다는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그리고 그 여공은 후에 생활의 터전이 운동의 장이라는 취지의 이야기를 했다고 하셨는데 그 말씀을 들으니 마음이 부끄러워집니다. 물론 그 여공도 이제는 환갑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었다고 합니다.

공식적인 모임이 정리되고 선생님들은 잠자리로 들어가셨습니다.
그런데 선생님들 중 두 분이 젊은 목사들과 좀더 얘기를 나누고 싶으시다면 야외 식탁으로 오셨습니다.
젊은이들 너댓 명과 함께 둘러 앉아서 그분들의 삶을 들었습니다.
그분들의 삶이 소설 '태백산맥'에 나오는 상황과 비슷하냐는 질문이 나왔습니다. 이 말을 듣고 선생님은 매우 중요한 부분이 빠져 있어서 반쪽짜리라고 하십니다. 지리산에서의 생활은 전투를 위한 모임이기도 하였지만 학습을 위한 모임이기도 하였다는 것입니다. 시간 날때마다 학습을 하여 높은 수준의 정치의식을 갖게 되었다는 말입니다.
또 한가지 중요한 것은 지리산에서의 생활은 철저한 평등적 공동체였다는 것입니다. 회의를 할 때 계급이나 당적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장교나 사병이나 하사관이나 모두가 동일하게 의견을 개진하였으며 평등하게 취급되었다고 합니다. 그와 같은 철저한 평등주의가 있었기에 지리산에서의 생활이 높은 도덕성을 가지고 유지될 수 있었다고 합니다.
매우 감명 깊게 들었던 이야기 중에 하나는 한반도에서의 북한의 평화적 역할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북한이 왜 못사는가 하는 것을 이야기 하다가 나온 이야기인데 저에게는 새로운 관점을 갖게 한 이야기입니다. 북한은 미국의 위협에 대항하기 위하여 국가적 생산의 많은 부분을 군사력 부분에 할애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입니다. 만약 북한이 군사력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였다면 미국은 벌써 몇 번이나 북한을 침공했을 것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한반도 특성상 북한에 전쟁상황이 벌어지면 남한도 자동적으로 전쟁에 휩싸일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남한에 주둔한 미군의 기지가 타격의 대상이 되는 것은 명확하기 때문입니다.
즉 북한이 전투력을 증강하는데 많은 출혈을 하였지만 그렇기 때문에 한반도에서의 전쟁재발을 방지할 수 있었고 그 혜택으로 남한이 경제발전을 할 수 있었다는 논리입니다. 이 논리는 보수적인 입장에서 보면 말도 안 되는 궤변이라고 하겠지만 객관적으로 본다면 충분히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지금 상황이 어려운 북한에게 남한은 당연한 도움을 주어야 하고 남한이 이룩한 경제적인 부는 마땅히 나눠가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북한의 군사력이 아이러니하게도 한반도의 평화를 유지하는데 어떤 방식으로도 일조를 한 것은 분명합니다. 아쉬운 것은 이런 생각이 남한에서 얼마나 수용디겠는가 하는 것입니다...

밤이 깊어갑니다. 내일의 일정이 있어서 이제 잠자리로 향합니다. 선생님들도 피곤하신가 봅니다.
우리도 잠자리인 백성현 목사님 댁으로 이동하였습니다.
백 목사님 집 2층에 준비된 잠자리는 아늑하고 정취가 느껴졌습니다. 흙과 나무로 만든 집... 좋았습니다.
백성현 목사님을 그제서야 뵙고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젊은 사람들끼리 만나니 또 할 얘기들이 있었습니다.
좋은 사람들과 좋은 이야기를 나누고 잠자리에 듭니다.
몸은 좀 피곤하지만 마음과 잠자리는 편안합니다.
이렇게 첫날 밤은 이슥해졌습니다.

계속 이어집니다. 언제나 끝날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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