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만남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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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작정 나선 나의 안식년휴가여행은 제일 첫 방문지로 김포, 강화도를 찾았다. 김포, 강화도에는 천사가 산다. 나의 가까운 사람들, 강화도 금성교회 김영곤 목사와 김포 애양교회 최호병 목사이다. 동의할지 아니면 비웃을지 몰라도 나에게 있어서 이 두 사람은 천사이다.

이 둘은 우리 좋은만남교회 예배당 공사에도 주도적으로 함께 하였다. 최호병 목사는 집짓는 전문가이다. 그래서 공사를 하기 위해 집을 비우기 일쑤이다. 마침 이 날은 모처럼 쉬고 있었는데 그렇지 않아도 사흘 동안 인천의 한 교회에 가서 방수공사를 하였다고 한다. 최호병 목사가 천사인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 그는 언데 어디라도 그를 부르면 달려간다. 예배당을 수리하고 목사 사택을 보수하는 일, 예배당 리모델링공사도 하고 연전에 강원도에 큰 물난리가 났을 때는 웨슬리봉사단으로 참여하여 집 지어주는 일에도 참여하였다. 어떤 공사는 한 달이 걸리기도 한다. 우리교회 공사 같은 경우는 석 달 이상 계속되었었다. 그가 그처럼 시간과 공을 들여 공사를 해주지만 큰 돈을 받는 것 같지는 않다. 그래도 그는 기쁘게 일한다. 그에게 집짓고 수리하는 기술은 하나님이 주신 달란트다. 대학시절부터 소위 노가다 아르바이트로 다져진 실력이 건축일로 밥 벌어 먹고 사는 사람 뺨친다. 일이 몸에 배서 끙끙대며 미련하게 일하지도 않고 일이 힘들다고 불평하는 걸 한 마디도 들어본 적이 없다. 항상 웃으면서 남의 일을 자기 일처럼 도와주는 그는 내 눈에는 천사로 보인다.

또 한 천사는 김영곤 목사이다. 그는 요즘의 기준으로 보면 무능력한 목사이다. 솔직히 목회를 왜 할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목회를 잘 못한다. 전도도 못하고 설교도 한두 번 들어봤는데 별로다, 외모도 40대 초반인데 벌써 정수리가 훤히 드러나는 반 대머리다. 그러나 내 눈에는 그가 진짜 목사로 보인다. 입술에 기름을 바른 듯 설교도 매끄럽게 잘하고 깔끔한 외모에 전도도 잘하고 사람들과 친화력도 있으며 자동차도 크고 멋진 차를 타고 다니는 CEO 타입의 목사가 훌륭한 목사로 인식되는 것이 요즘의 세태다. 이런 기준으로 본다면 그는 목사 축에도 못 낀다.

그러나 김 목사를 만난 사람들은 모두다 그의 너그러움과 부드러움, 섬세한 배려에 감동한다. 후배가 덤비고 놀려도 화 한 번 내는 것 못 보았다. 그리고는 여유있는 멘트로 마음의 따스함을 표현한다. 그에게 짜증을 부리고 어떤 일로 흥분하면 ‘너 요즘 많이 힘든가보구나. 한번 우리 집에 와라’고 말한다. 그의 집에 가서 그와 마주 않으면 고향에 온 것 같다고 표현하는 이들을 많이 봤다. 그의 집에 앉았다 일어나는 두어 시간이 모든 상처가 치유되는 회복의 시간이라고 말하는 이도 있다. 어떤 이는 외국의 어떤 목사 이름을 대면서 그를 그 외국 목사와 같은 ‘목회자의 목회자’라고 한다. 목회활동으로 지친 목사들을 너그럽고 부드럽게 품어준다는 말이다. 그의 집을 떠날 때는 온갖 잡동사니들을 건네준다. 대부분 그가 사들인 소소한 소품들, 혹은 직접 만든 자작 제품들이다. 나도 이번에 그의 집에서 자고 나올 때 그가 이런저런 부품들을 사들여 만든 오토바이용 네비게이션을 받아갖고 나왔다. 작동은 되다 안 되다 한다. 그래도 그 마음이 항상 따뜻하고 고맙다. 이런 목사가 무능한 목사로 치부되는 현실이 내게는 비정상 같이 보인다.

목회 십년을 정리하면서 나선 27일의 안식년 휴가이다.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꺼리를 안고 출발한 여행길이라 마음이 그리 녹록하지는 않지만 이런 천사 같은 사람들을 만나서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힘이 된다. 이렇게 좋은 천사들을 나의 친구요, 형으로 보내주신 하나님께 감사한다. 이들에 비해 악마 같은, 이기적이고 잘난 척하며 성질도 못돼먹은 나를 항상 따뜻하게 용납해주고 힘도 솟게 해주는 두 천사에게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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