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소니 드 멜로 지음 / 김상준 옮김 / 분도출판사
이 시대 잊혀진 영성을 회복하기 위하여 깨달음의 영성을 소개합니다. 깨어있는 성도도 성숙하기 위하여 연재하는 이 글을 통해 영성의 세계로 나아가십시오.
1139-0925
무저항
변하려고 할수록 더 악화될 수 있습니다. 이 말은 어느 정도 수동성이 좋다는 뜻일까요? 그렇습니다. 무엇에 저항할수록 그것에 더 큰 힘을 줍니다. “누가 오른쪽 뺨을 때리거든 왼쪽 뺨마저 내주시오”라는 예수의 말씀도 그런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악령들에게 대적하는 것은 으레 힘을 주는 것입니다. 이것은 매우 동양적인 사고죠. 원수와 함께 흐른다면 원수를 극복합니다. 악에 어떻게 대처할까요? 악과 싸울 게 아니라 악을 이해할 일입니다. 이해 속에서 악은 사라집니다. 어둠에 어떻게 대처할까요? 주먹으로는 안 되죠. 비로 어둠을 방에서 쓸어 내지는 못하죠. 불을 켜야죠. 어둠과 싸울수록 어둠은 더욱 현실적이 되고 여러분 자신은 더욱 기진하게 됩니다. 그러나 깨달음의 불을 켤 때 어둠은 사그라집니다. 이 종잇조각이 십억 달러짜리 수표라고 합시다. 아, 단념해야지, 복음 말씀대로 영생을 얻고자 한다면 포기해야지. 한 탐욕 영적 탐욕을 다른 탐욕에 대치하렵니까? 전에는 세속적 “에고”이기는 마찬가지. 더 세련되고 더 대처하기가 어려운 “에고”죠. 무엇을 포기할 때 그것에 매입니다. 그러나 포기하는 대신 관찰하고 “이건 십억 달러짜리 수표가 아니야, 종잇조각이야”라고 말하면 싸울 것도, 포기할 것도 없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