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대의 글 | 방현섭 목사
평화의 섬 제주, 그러나 낙원 같은 제주에는 깊은 상처가 있습니다. 4.3 사건으로 불리는 상처는 오늘날까지도 제주를 삶의 터로 잡고 살아가는 우리 이웃의 가슴에 고스란히 남아있습니다. [제주4.3특별법]에 의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4.3 학살로 인하여 2만5천~ 3만 명이 학살 피해를 당하였고 사망자만 14,000여 명에 달한다고 합니다. 한 마디로 광기 어린 살육의 역사였습니다.
이 끔찍한 학살의 중심에 서북청년단이 있습니다. 불행히도 서북청년단은 공산당을 피해 월남한 지주와 기독교인들이 중심이 되었습니다. 사랑과 자비의 하나님을 믿는 기독교인이 저지른 이 살육의 역사는 기독인 모두에게도 부끄러운 상처입니다.
결코 비교할 수 없겠지만 피해자나 가해자나 결국 격동의 시기에 극단적 이데올로기 전쟁에 휘말린 피해자일 것입니다. 혐오와 증오가 여전한 세계에서 아픈 4.3의 역사를 되돌아보며 화해와 치유, 평화의 청지기로 부름 받은 우리 기독교인들의 사명을 깨닫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