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좋은만남과 하나님 나라
성서 : 요한복음 15:12-17
12 내 계명은 이것이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과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13 사람이 자기 친구를 위하여 자기 목숨을 내놓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 14 내가 너희에게 명한 것을 너희가 행하면, 너희는 나의 친구이다. 15 이제부터는 내가 너희를 종이라고 부르지 않겠다. 종은 그의 주인이 무엇을 하는지를 알지 못한다. 나는 너희를 친구라고 불렀다. 내가 아버지에게서 들은 모든 것을 너희에게 알려 주었기 때문이다. 16 너희가 나를 택한 것이 아니라, 내가 너희를 택하여 세운 것이다. 그것은 너희가 가서 열매를 맺어, 그 열매가 언제나 남아 있게 하려는 것이다. 그리하여 너희가 내 이름으로 아버지께 구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다 받게 하려는 것이다. 17 내가 너희에게 명하는 것은 이것이다. 너희는 서로 사랑하여라."
들어가며 : 풍성하신 은혜와 사랑으로 우리와 함께 계시며 또 우리 삶을 이끄시고 인도하시는 하나님께서 오늘도 그 부르심에 응답하여 나와 기쁨과 감사로 예배하는 성도들에게 영과 육의 양식을 충만하게 채워 주시기를 성어버이 성자 성령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우리교회는 아니고 어떤 교회 교회학교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물었다고 합니다. "여러분 중에 천국에 가고 싶은 사람은 손들어 보세요." 아이들이 모두 손을 들었지만 유독 철수만은 손을 들지 않았습니다. 의아한 선생님이 물었습니다. "아니, 철수야. 너는 천국에 가고 싶지 않니?" 철수가 말했습니다. "가고 싶어요... 근데 엄마가 교회 끝나면 바로 학원가라고 했어요." 가장 중요한 것이 뭔지 모르고 엉뚱한 것만 따라다니다가 인생의 결실에서 실패하는 자녀가 되지 맙시다.
들어가서 : 인생을 7-80 산다고들 하는데 그 인생의 마지막에 결실하고 싶으신 것은 무엇입니까? 그 마지막 때에 어떤 것을 보상으로 받고 싶습니까? 기독교 신자들은 아마도 하나님 나라를 마지막 때에 상급으로 받고 싶을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 좋은만남 교우들의 경우에는 그 하나님 나라를 죽어서만이 아니라 살아서도 누리는 것을 상급으로 결실로 받게 되기를 바랄 것입니다. 맞습니다. 신앙의 궁극적인 목적은 하나님 말씀에 따라 정직하게 살아서 하나님 나라에 참여하게 되는 것, 하나님 나라 안에 사는 것이라고 저는 수도 없이 말씀을 드린 것 같습니다. 살아서도 하나님 나라를 누리고 죽어서도 하나님 나라에 가는 것이 그 마음으로 바라는 가장 큰 신앙의 목적이자 바램일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신앙생활의 목적, 교회생활의 목적 역시 하나님 나라를 살기 위한 것이 되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하나님 나라라는 것은 무엇이고 어떤 것이고 어떤 상태일까요? 죽은 이후에 가는 천국은 아무도 모르는 것이니까 그러려니 하고 넘기고 지금 당장 여러분이 하나님 나라를 살게 된다고 한다면 그 나라는 어떤 나라, 어떤 모습, 어떤 상태일 것 같습니까? 여러 가지 복잡하고 다양한 모양이 떠오르겠지만 그걸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바로 행복한 나라, 행복한 모습의 사람들이 사는 행복한 상태가 아닐까요? 맞습니다. 신앙생활은 우리가 행복하기 위해서 하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여러분의 자녀들의 행복을 가장 바라듯이 우리 어버이이신 하나님도 자녀들이 행복해지는 것을 가장 바라십니다. 믿습니까?
그렇다면 행복이란 것이 도대체 무엇입니까? 어떻게 하면 행복해질 수 있습니까? 대답해 보시지요. 돈이 많으면, 건강하면, 인기가 많으면, 학식이 많으면, 얼굴이 잘 생기기고 몸짱이면, 권력이 있으면? 제가 44년밖에 안 살았지만 알겠더라구요. 가장 행복한 것은 좋은 사람들과 같이 사는 것입니다. 좋은 사람들이 내가 없는 모든 것들을 다 커버해줄 만큼 충분하더라는 것입니다. 동의하시나요? 돈이 많고 인기가 많고 어쩌구 저쩌구 해도 결국은 좋은 사람들과 좋은 인간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것이 행복을 제일 조건이더라구요.
살아서의 하나님 나라, 신앙생활은 결국 관계, 인간관계입니다. 교회가 아무리 좋아도 좋은 사람들이 별로 없는 교회라면, 그 교회에서 인간관계를 잘 갖지 못한다면? 결국 떠나게 되지요. 설교자의 설교가 좀 후지고 예배당 건물과 시설이 좀 후져도 그 안에서 만나는 사람들이 좋고 사람들과의 관계가 좋으면 저절로 발걸음이 그 교회를 향하게 됩니다. 그런 교회가 규모의 대소를 떠나 성공한 교회이다. 나도 성공한 교회 목사가 되고 싶습니다. 아멘!
좋은 사람들과의 좋은 인간관계요, 그 관건은 사랑입니다. 성서는 오늘 말씀을 통해서 사랑이 무엇인지를 가르쳐 줍니다. 사랑은, 특히 가장 큰 사랑은 자기 목숨을 내놓는 것이라고 가르칩니다. 목숨을 내놓는 것이 무엇입니까?
한 가정에 두 아이가 있었답니다. 그런데 큰 아이가 백혈병에 걸려 수술을 해야 하는데 골수가 맞는 사람이 작은 아이 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부모는 작은 아이를 설득하여 누나에게 골수를 주는 수술을 하자고 했고 작은 아이는 잠시 생각해보더니 그렇게 하겠다고 합니다. 이윽고 수술이 진행되고 잘 마쳤습니다. 회복실에 돌아온 작은 아이가 슬픈 얼굴로 바라보면서 부모에게 묻더랍니다. ‘엄마, 난 언제 죽는거야?’ 이 아이는 골수를 주면 죽는 줄 알고 있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나를 살리기 위해 기꺼이 자기 생명을 포기할 각오를 했더라는 것이지요. 그래요, 바로 이런 거지요. 그러니 항상 우리의 목숨을 걸만한 일이 생기는 것은 아니니, 그럼 어떻게 평상시에 살아야 할까요?
그러나 이보다 근본적으로는 타인을 위하여 자기를 죽이는 것, 자신을 드러내고 자기 고집만 내세우고 자기 의견이나 가치관만 앞세우거나 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를 죽여 없애고 타인을 세우는 것을 의미합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의 잣대로 사람들을 평가하고 재단하고 점수를 매겨 가까이 하거나 혹은 저만치 밀어치워 버립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우리를 있는 그대로 받으셨습니다. 넉넉하면 넉넉한대로, 부족하면 부족한대로! 우리가 우리의 잣대로 누군가를 판단하고 정죄한다면 우리는 결국 하나님의 판단과 사랑을 거부하고 부정하고 도전하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넉넉하면 넉넉한 대로! 우리 이웃을 그대로 받아들일 때 관계에는 변화가 일어납니다. 그럴 때 관계는 친구가 된다. 예수님도 말씀하십니다. 목숨을 내놓는 사랑을 할 때 친구가 된다고 말입니다. 예수님과 우리의 궁극적인 관계는 친구관계를 향해 나아가야 합니다. 주인과 종, 스승과 제자로 출발했을지는 모르지만 이제 예수님은 주-종관계가 아니라 친구관계로 규정을 하십니다. 혁명적인 선포를 하신 겁니다. 이 선포는 하나님이 우리의 아버지라는 선포만큼이 놀라운 사건입니다.
이것이 좋은 만남입니다. 좋은 만남은 친구관계를 가진 이들 사이에서 일어납니다. 주-종관계는 목숨을 줄 필요가 없습니다. 사랑을 베풀 이유도 없으며 이해가 아니라 명령만이 있지요. 양방향으로 소통하는 것이 아니라 일방적인 소통만, 아니 일방적인 명령만이 있을 뿐입니다. 이런 좋은 만남은 우리가 서로를 친구로 바라볼 때 일어나는 사건이 되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약속해 주십니다. 친구의 좋은 만남이 있을 때 하나님께 구하는 것도 분명히 받게 될 것이라고 말입니다.
여러분 친구관계라는 것이 어떤 것입니까? 지금은 제가 동심을 잃어버려서 그런지 어릴적 친구관계가 가물가물합니다만 온갖 모험에 동행했던 아름다운 기억들로 남아 있습니다. 친구는 아낌없이 주는 관계이지요. 무엇이든지 그의 입장에서 이해합니다. 설령 잘못한 일을 저질렀다 해도 욕하고 정죄하고 모욕하기보다는 함께 아파합니다. 그것이 친구관계입니다.
그런 친구는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죠. 남녀가 만나듯이 불꽃이 튀기는 만남과는 좀 다릅니다. 오랜 시간을 통해 교제를 하면서 친구가 됩니다. 오해와 갈등이 생기지만 그것을 잘 극복하는 과정도 필요합니다. 이런 시간과 과정을 통해서 친구 사이에는 넉넉한 이해와 배려가 생기고 그것이 친구 관계를 규정하는 조건이 되는 것이겠죠. 바로 이런 좋은 만남의 사건이 예수님과 제자들 사이에서 일어났던 것입니다. 이제 이 사건이 저와 우리 교회, 교우님들에게도 일어나기를 바랍니다.
여러분이 인생에서 추구하시는 것이 무엇입니까? 어리고 철없던 시절에는 돈과 명예, 권력과 인기를 추구할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점점 깨닫는 것은 그런 것이 행복을 담보해 주지는 못한다는 것입니다. 그런 것보다는 내가 좋은 일이 있을 때 함께 좋아해주고 아파할 때 함께 아파해주는 그런 가족과 이웃, 교우들이 있다는 것이 가장 큰 행복이라는 것을 많이 생각합니다.
나가며 : 우리 교회는 매 주일마다 ‘좋은 만남을 이루는 시간과 공간이 바로 하나님 나라’라고 신앙적으로 고백합니다. 좋은 만남은 우리가 서로를 향해, 이웃을 향해, 세계를 향해 친구가 되어줄 때에 일어나는 사건이며 현실 가운데의 하나님 나라를 발견하게 합니다. 이름만 좋은만남교회가 아니라 좋은만남의 사건이 일어나는 교회, 또 교우들이 되어 주시기를 부탁합니다. 친구가 없고 거래관계와 동호회 활동 같은 만남만 남은 요즘 시대에 모두에게 기꺼이 친구가 되어주는 교회, 어느 누구에게나 친구로 다가서는 교우들이 되시기를 부탁드리며 그런 삶에 하나님의 크신 은혜가 함께 하시기를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