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우리는 지금 어디에 있을까 (1)
(창세기 3:7-13)
* 성공의 그늘
에덴동산에서 뱀과 여자의 대화를 보면 그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고리가 되어서 결국에는 유혹에 넘어가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것이 "성공의 길이야"라고 꾀고 있지만 결국 실패로 가는 길이었지요. 성공이라고 여긴 사건 안에 실패의 씨가 숨어 있음을 보지 못할 때 우리가 겪게 되는 운명입니다.
지난 세기 엄청난 경제성장을 이뤄낸 인류의 모습을 돌이켜 보면 상당히 성공했다고 자부할 수 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우리의 인간성이 얼마나 타락했습니까? 돈이면 뭐든지 다되는 황금만능주의 사회에서 인간의 존엄성이나 생명존중 같은 가치들은 존중받지 못하게 됩니다. 돈이 우리의 삶에 필요하긴 하지만, 그것이 사람 위에 있게 되면 인간은 얼마나 비참해지는지 모릅니다. 이런 세상에서 돈을 가진 사람이나 못 가진 사람이나 사람노릇 하면서 살기가 더욱 어려워집니다. 인간의 아름다움에 눈뜨기보다는 그/녀가 가진 소유의 규모가 더 중요해졌기 때문입니다.
* 무너진 관계
사람의 관계는 겉으로만 판단할 수 없습니다. 함께 있다고 가깝다고 단정지을 수만은 없습니다. 또 대화를 한다고 하여 진정으로 소통하고 있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그 만큼 관계라는 것은 오묘합니다.
에덴동산 사건 이 후, 아담과 하와 그리고 하나님의 관계는 겉으로는 잘 드러나지 않지만 보이지 않은 균열이 생기고 말았습니다. 처음에는 아무것도 입지 않아도 거리낌이 없었던 아담과 하와가 이제는 서로에게 자신을 그대로 드러내기에 부끄러운 존재가 되었습니다. 꼬 이들은 심지어 하나님까지 속이려 하는 상황을 경험합니다.
선악과를 먹은 후 이들은 어떻게든 이 일을 수습해야 했습니다. 먹은 것을 토해 낼 수도 없고, 안 먹었다고 시치미 뗄 수도 없는 가운데 그들은 정직하고 순수한 모습을 잃어버립니다. 이 전에 서로에게 전혀 숨길 것이 없던 벌거벗은 관계가 이제 부끄럽고 수치스러운 관계로 변질된 것입니다. 하나님과 결국에는 정직한 소통이 어려워진 관계, 즉 무너진 관계가 되어버린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