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평등의 달]
예수님은 이스라엘만이 선택되었다는 편견과 차별을 깨고 모든 인류가 다 하나님의 자녀로 용납되었음을 삶과 죽음을 통해 보여주셨지만 여전히 우리는 다양한 차이를 인정하지 못하고 차별의 근거로 삼고 있습니다. 이 땅의 모든 편견과 차별이 자신을 죽기까지 내어주신 예수님의 사랑으로 극복되기를 기도합니다.
■ 알립니다!
1. 오늘은 주현 후 제5주일입니다. 아기 예수님을 통해 나타나신 하나님의 거룩함을 기리는 주현절기를 통해 하나님을 향한 우리 마음이 깊어지기를 빕니다.
2. 오늘 오후에는 묵상과 생활 나눔 기도회를 하겠습니다. 많은 참여 바랍니다.
3. 건강이 좋지 않은 교우들을 기억하시고 기도해 주십시오.
4.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극성입니다. 어디서나 위생과 방역에 만전을 기울이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발열, 기침,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있으신 분은 질병관리본부 콜센터 1339로 연락하십시오.
5. 다음 주일(16일) 오후 2시 30분부터 은현교회에서 은평동지방회가 열립니다. 우리교회 지방회 대표는 목회자들과 박순용 집사님, 민지애 사모님이십니다.
"목회서신"
드라마가 설교에 도움이 됩니까?
개체교회에서 장로로 추천된 이들은 3년 동안 지방회에서 교육을 받고 장로의 품성을 갖추었는지 자격 심사를 받습니다. 이를 과정 자격 심사라고 합니다. 저도 몇 년 전부터 장로 교육을 담당하는 과정위원이 되어 신천장로로 추천된 분들에게는 설교학을, 2년차가 된 분들에게는 요한서신을 강의하고 시험을 합니다.
제가 설교학 시험에 낸 문제 중에는 '텔레비전 드라마를 시청하는 것이 설교에 도움이 되겠느냐? 그 이유를 설명하라'고는 것이 있습니다. 어떤 분은 사람들의 관심을 이끌어내기 위한 도구로 이용하기에 적당해서 도움이 된다고 쓰셨는가 하면 어떤 분은 설교하는데 아무런 도움이 안 되기 때문에 보지 말아야 한다고 쓰셨습니다. 채점은 모두 맞는 것으로 해드렸습니다. 그렇다면 제가 생각하는 정답은 무엇이었을까요?
요즘 텔레비전에서 방영하는 드라마 중에 인기가 있는 것들은 여성 기업인이 실수로 북한에 넘어갔다가 되돌아온다는 설정의 '사랑의 불시착', 지방에 있는 작은 병원을 배경으로 하는 '낭만닥터 김사부2', 프로야구계 최하위 팀의 이야기를 그린 '스토브리그'입니다. 이 중 '낭만탁터 김사부2'와 '스토브리그'는 의료계와 프로야구계의 부조리하고 불합리한 관행을 비판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주인공들은 이익을 위해 본연의 가치를 배반하고 인간을 주변적 존재로 소외시키는 관행에 제동을 걸고 도전하는 사이다같은 캐릭터로 등장합니다. 저는 원래 '사랑의 불시착' 같은 로맨틱 코미디 류의 영화와 드라마를 좋아합니다만 낭만닥터와 스토브리고도 손꼽아 기다리며 보고 있습니다. 이 드라마들이 보여주는 부조리한 모습이 현실과 다르지 않으며 이에 도전하는 주인공들의 모습을 통해 변화와 개혁에 대한 갈망의 카타르시스를 느끼기 때문에 시청자들이 열광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런 드라마들은 분명히 세상과 사람들의 의식을 조금씩 바꿔내는 역할을 한다고 평가합니다.
세상의 부조리에 분노하고 그것에 도전하는 사람들을 보고 박수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변화를 갈망하고 잘못된 관행들이 바로 잡히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는 뜻일 것입니다. 그리고 그 사람들이 다름 아닌 설교를 듣는 사람들이겠지요. 이 말은 설교자가 시대의 요구를 분명히 알아야 하고 그 요구에 대한 성서적 답변을 내놓아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니 드라마를 보는 것은 단순히 보고 웃고 감동하는 것에서 그치지 말고 그것을 보는 사람들의 욕구와 기대를 파악하고 그에 대한 기독교적 권면을 도출하는 과정까지 나아간다면 더없이 좋겠다는 의도에서 낸 문제입니다.
텔레비전은 한때 바보상자라고 불렸습니다. 물론 지금도 그런 비평이 유효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이런 드라마나 다큐멘터리, 교양 프로그램들은 아픈 현실을 직시하게 하며 변화의 욕망이 현실적 실천으로 진화되도록 촉구하기도 합니다. 정확한 통계를 댈 수는 없겠지만 유의미한 변화의 결과도 있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반면 교회는 어떤가 되돌아봅니다. 교회에서 매일, 매주일 행해지는 설교와 행사들, 교육 프로그램들과 회합들이 정말 시대적 불의를 직시하고 이것들을 어떻게 바꿔낼 것인가 고민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교회는 여전히 '세상 등지고 십자가 보네, 뒤돌아보지 않겠네'라는 복음성가에만 집착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 적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교회가, 설교자가 텔레비전에 나오는 캐릭터보다 감동을 주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교회가 있어야 할 곳은 구름 위 저편이 아니라 사람들이 살고 있고 목말라하는 '바로 여기'가 되어야 하는 이유일 것입니다.
여성의 노동이 값싸게 차별받아서는 안 됩니다.
한국여성노동자회 등은 7일 서울 광화문에서 ‘성별 임금 격차 해소를 위한 3시 STOP 여성 파업 선포’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이들은 “한국은 여성의 노동을 제대로 인정하지 않는다. 여성의 저임금으로 한국경제는 눈부신 발전을 해왔지만, 여성은 그 과실을 나누어 받은 경험이 없다. 성별 분리 채용으로 여성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영역을 제한, 당연히 비정규직 영세사업장으로 몰아간다. 남성임금은 꾸준히 상승하지만, 여성임금은 채용, 배치, 승진, 교육, 퇴직 전 과정에 걸친 성차별로 인해 40세를 기점으로 곤두박질치고 있다.”라고 비판하였습니다. 한국의 성별 임금격차는 34.6%로 OECD 부동의 1위이며 여성 노동자 중 50.8%인 비정규직 여성의 월 평균 임금은 최저임금에도 못 미친다고 합니다. 이런 불평등은 여성의 독립생존을 불가능하게 하고 여성의 종속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다음 달 6일 ‘3시 조기 퇴근’ 파업에 앞서 4주간 감정노동과 꾸밈노동, 가사노동과 돌봄노동 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 사회 성화를 위한 기도
여성은 생명을 잉태, 출산하여 자라게 하는 살림의 존재입니다. 그러나 남성중심적인 세상은 이들의 고귀한 헌신과 노동을 살림살이로 폄하하고 남성에 종속된 저임금 노동으로 규정, 착취하고 있습니다. 여성 노동자는 존경받아야 하며 차별은 철폐되어야 하고 권리는 평등하게 보장되어야 합니다.
오랜만에, 단기ㅅㄱ(2)
낯선 것들을 마주하며 신기함을 느끼다 보면,
어느 새 세상에 흩어져있는 ‘신비’와 만나게 된다.
십수년 만에 떠나온 단기ㅅㄱ의 여정은 매순간 생경한 느낌과 마주해야 하는 경험이었다. 익숙하지 않은 공기의 온도, 낯선 바람과 함께 느껴지는 불편한 습도, 눈을 따갑게 하는 강한 햇살. 코를 찌르는 정체 모를 냄새. 하지만 이 모든 것이 불편하거나, 꺼려지지 않는다. 여행자가 낯설고 생경한 상황을 마주하는 일은 그 자체로 기쁨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생경함이 주는 기쁨은 비단 감각적인 부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새롭게 알게 된 지식과 새로운 경험 그리고 그 모든 과정을 통해 주어지는 영감과 통찰은 낯선 여행자의 세상을 더욱 설레이게 만드는 법이다.
열흘 일정으로 인도네시아의 바탐섬에 다녀왔다. ‘단기ㅅㄱ’라는 익숙한 단어, ㅅㄱ훈련의 수료과정이라는 강제적 성격을 가진 여정이라서 일까. 이번 바탐 여정은 처음부터 별다른 기대감이 생기지 않았다. 나름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일단 여행지가 정해지면 그 곳에 관한 정보는 물론 역사를 공부하고 관련 문학작품들까지 탐독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엔 바탐이 어디에 붙어있는지도 모른 채, 비행기를 탔으니 말이다.
하지만 단기ㅅㄱ든, 수료과정의 일환이든 여행은 여행이다. 중국 시먼에서 비행기 경유를 하고, 싱가포르를 거쳐, 인도네시아 바탐섬으로 향하는 여정이 그다지 쉽지 않았지만, 낯선 공기가 전달해주는 기분 나쁘지 않은 긴장감은 나를 설레임의 세상으로 이끌어 주고 있었다. 열흘 (오가는 시간을 제외하면 일주일 정도) 동안 7번의 ㅇㅂ를 드렸고, 6개의 ㄱㅎ와 3개의 학교, 3개의 비즈니스 미션 사업장을 돌아보는 일정이었다. 인도네시아어와 영어 그리고 한국어를 동원해 가며 찬양하고, ㅅㄱ하고(통역하고), 아이들의 얼굴에 스티커를 붙여주고, 서로의 손을 맞잡고 미소지어주는 일정의 반복이었지만 ‘단기ㅅㄱ’란 말이 무색하게도 새롭고 신기하고 신비로웠던 순간들이 계속 이어졌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인사법이었다. 인도네시아는 사람을 만나면 보통 악수를 하는데, 상대방을 존중한다는 의미로 악수를 하고 나서 자신의 손을 자신의 가슴에 가져간다. 악수를 통해 상대방으로부터 전해 받은 기운을 자신의 마음에 품겠다는 뜻이 아닐까 생각되었는데, 진중함과 따뜻함과 감사함이 동시에 전해지는 제스츄어였다. 그래서 인지 한국에 온지가 한참이 되었지만 요즘도 악수를 하고 나면 손을 가슴에 가져다 대는 습관이 생겨버렸다.
더 감동적인 인사법을 경험한 것은 아이들과 악수를 할 때였다. 아이들은 어른과 악수를 하고난 뒤 어른의 손을 자신의 이마나 볼에 가져다 댄다. 이것이 인도네시아에서 아이들이 어른에게 존경을 표하는 방식이라고 한다.
7번의 ㅇㅂ, 6개의 ㄱㅎ방문, 3번의 학교 방문. 다양한 장소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맨 마지막 순서는 소위 ‘달팽이 인사’(모두가 돌아가면서 인사를 나누는 것)를 했는데, 도대체 얼마나 많은 악수를 했을까. 하지만 그 시간이 가장 아름다웠다. 특히 아이들이 자신의 이마에 내 손을 가져갈 때는 약간 미안한 마음도 들었다. 내가 과연 존경받을 어른인가. 그 만큼 좋은 세상을 만들어 가기 위해 내가 노력할고 있을까. 미안하고, 고맙고, 마음이 따뜻해지는 시간이었다.
인도네시아 바탐섬에서 2시간여 페리를 타고 까리문섬에 들어갔다. 우리나라의 도서벽지 지역들과 마찬가지로 까리문섬은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했지만 동시에 열악하고, 단절된 생활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특히 수상가옥 형태로 살고 있는 바닷가 마을(스띰블)은 상당히 인상적이었는데, 도저히 사람이 살 수 없을 것처럼 보이는 열악한 주거환경을 보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스쳐갔다.
더군다나 섬의 사정을 들어보니 보이는 것 이면에 더 안타깝고 속상한 역사도 품고 있었다. 인도네시아 지역이지만 싱가포르와 아주 가까운 위치에 인접해 있다보니 까리문섬을 비롯한 이 지역에서는 온갖 추잡하고 더러운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싱가포르에서 금지된 것들이 이 곳에서 용납되고 마구자비로 성행되니. 소박한 섬마을 사람들은 자본주의의 어두운 그늘에서 속수무책으로 당 할 수밖에 없는 현실. 현상은 인신매매를 포함한 성매매와 마약과 도박으로 나타나지만, 본질은 자본의 속성에 무력한 우리 시대의 보편적이고도 총체적인 문제가 고스란히 집약되어 있는 것 같았다.
스띰블 마을에는 마케도니아교회가 있었는데 우리는 그 곳에서 ㅇㅂ를 드렸고 내가 ㅅㄱ를 하게 되었다. 아마도 우리가 방문한 ㄱㅎ 중 가장 열악한 ㅇㅂ당으로 기억되는데 에어컨이 없어서 땀을 뻘뻘 흘렸고, 형광등도 제대로 달려 있지 않아서 한 낮인데도 ㅅㄱ원고가 잘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열악한 마을의 상황이 ㅇㅂ당과 겹쳐지며 마음을 더욱 무겁게 했다.
하지만 막상 ㅇㅂ시작되니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아이들은 여느 때처럼 신나게 춤추고 노래하며 ㅇㅂ당 분위기를 술렁이게 하였는데, 그 날 유독 ㅊㅇ인도를 하던 ㅈㄷ사님의 열정적인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다. ㅊㅇ이 끝나고 우리를 인도하시는 주성웅 ㅅㄱ사님이 그 ㅈㄷ사님과 잠깐 이야기를 나누더니 눈물을 흘리셨는데, 그 이유는 그 ㅈㄷ사님이 바로 이 곳 출신이라는 것이다. 이 작고 열악한 공간에서 ㅊㅇ을 하던 아이가 ㅅㅎ을 공부하고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와서 새로운 희망을 일구고 있다는 것이다.
그 날 ㅅㄱ를 할 때, 내 앞에는 천진난만한 아이들이 40여명 앉아있었고 그 뒤로는 학부모로 보이는 젊은 여성들이 함께 하고 있었다. 낯선 한국말을 신기한 듯 바라보는 아이들과 눈을 마주치며 나는 ㅅㄱ를 한 것이 아니라, ‘희망의 징조’를 바라보고 묵상하고 있었던 시간으로 기억한다.
스띰블 마을을 떠나 오면서 주성웅 ㅅㄱ사님은 질문 하나를 던지셨다. “과연 잘 사는 것이 무엇일까요? 우리(한국사람)가 잘사는 것일까요. 스띰블 마을의 아이들이 잘 사는 것일까요? 고연 진짜 잘사는 것이 어떤 삶일까요?”
ㅎㄴ님의 신비가 세상 곳곳에 흩어져있다고 한다면 그 중 하나는 스띰블 마을에 있지 않을까. 진짜로 잘 사는 하루 하루 가운데 ㅎㄴ님의 신비를 경험하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수보리여, 그대 생각은 어떠한가? 삼천대천세계에 잇는 티끌이 많지 않겠느냐? 수보리가 말씀드리기를, 매우 많습니다. 세존이시여. 수보리여, 여래는 모든 티끌이 티끌이 아니요 그 이름이 티끌이라고 설하였고, 여래는 세계가 세계가 아니요 그 이름이 세계라고 설하였다.
須菩提여 於意云何요. 三千大千世界所有微塵이 是爲多不아. 須菩提가 言하기를, 甚多니이다, 세존이시여. 須菩提여 諸微塵을 如來는 說非微塵이요 是名微塵이며 如來는 說世界非世界요 是名世界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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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천대천세계에 있는 모든 것이 다 티끌이다. 태산도 티끌이요 장강長江도 티끌이다. 뉴욕 거리의 마천루도 티끌이요 아스완댐도 티끌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그것들은 티끌이 아니다. 모양도 냄새도 없는 ‘마음’의 표현일 따름이다. 그것을 이루는 마음, 그것을 보는 마음이 없으면 삼천대천세계도 없다. 티끌이라는 이름이 있을 뿐, 세계라는 이름이 있을 뿐, 티끌도 세계도 실은 티끌이 아니요 세계가 아닌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있다고 보는 사람한테는 물론 있다. 그래서 그것들이 힘을 부리기도 하고 사람을 죽이기도 한다.
깨끗한 마음에는 세계가 깨끗하고 어지러운 마음에는 세계가 어지러운 법.
“[화엄경]에 이르기를, 삼천대천세계가 헤아릴 수 없는 인연으로 말미암아 일체 중생을 이룬 것이라 하였으니, 그 밖에 따로 무슨 세계가 있으랴? 깨달은 이도 여기에 살고 깨닫지 못한 자 또한 여기에 사는데, 깨달은 이의 마음은 맑고 깨끗한 세계요, 깨닫지 못한 자의 마음은 티끌로 때가 묻은 마음이라 그 마음으로 이 세계를 살아가니 또한 티끌 세계다. 세존께서 문수文殊에게 대답하시기를, 세상에 있으면서 세상을 떠나고 티끌에 있으면서 티끌을 떠나는 것(在世離世, 在塵離塵)이 곧 마지막 법(究竟法)이라 하셨으니 이는 티끌이 아니고 세계가 아님이 곧 세계를 떠나고 티끌을 떠나는 것임을 말씀하신 것이다.”(陳雄)
“세계와 티끌, 이 둘이 모두 진실이 아니다. 경에 이르기를, 모든 산과 벼랑이 반드시 무너져 내리게 되어 있고 모든 강과 냇물이 반드시 마르게 되어 있으나, 오직 법신法身만은 항상 있어서 없어지지 않는다고 했다.”(顔丙)
머리는 하늘을 가리키고
다리는 땅을 밟는다.
주리면 먹고
곤하면 잠잔다.
이 땅이 서녘 하늘이요
서녘 하늘이 이 땅이다.
이르는 곳마다, 설날이 바로 오늘이요
동서남북이 다만 여기렷다. (川禪師)
어느 숲에 흑사병이 유행해 동물들은 공포에 휩싸였다.
동물의 왕인 사자가 비상회의를 소집했다. “하늘이 흑사병을 내린 것은 우리의 죄가 많기 때문이다. 우리들 중 가장 죄 많은 자를 희생 제물로 바쳐야 한다. 자, 모두 자기의 죄를 고백하라.”
호랑이가 제일 먼저 죄를 고백했다. “나는 며칠 전 염소를 잡아먹었다.” 그러자 약삭빠른 여우가 거들었다. “그것은 죄가 아닙니다. 염소가 너무 많으면 초원이 줄어듭니다. 잘 하신 일입니다.” 표범과 늑대와 곰이 차례로 죄를 고백했다. 그러나 동물들은 조용히 듣고 만 있었다.
이번에는 가장 힘이 없고 순진한 노새의 차례였다. “너무 배가 고파 남의 밭에서 자란 풀을 몰래 뜯어먹은 적이 있어요.”
그러자 동물들이 일제히 손가락으로 노새를 가리키며 소리쳤다. “유죄! 네 죄 때문이다.”
올해 34살인 리원량은 지난해 12월 30일 SNS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존재를 처음 알리고 위험 상황을 알렸지만 이후 중국 당국으로부터 유언비어 전파 혐의로 처벌받았습니다. 뒤늦게 오명을 벗고 병원으로 복귀했던 리원량은 마스크 등 보호장비 없이 환자를 돌보다 지난 1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 판정을 받았고, 최근 상태가 악화해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아왔지만 끝내 지난 7일 숨지고 말았습니다.
그는 생전 마지막 언론 인터뷰에서 말했습니다. “억울한 누명을 벗는 것은 나에게 그리 중요하지 않아요. 정의는 사람들의 마음 속에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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