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만남교회

2020.11.14 22:46

2020년 11월 15일

조회 수 39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20201115-001.jpg

 

■  알립니다!
1. 오늘은 왕국절 제12주일입니다. 공평과 정의, 사랑과 자비로 통치하시는 하나님 나라가 속히 이 땅 위에 임하시기를 기도합니다.
2. 예배당에서 대면예배를 드리지만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하여 방역수칙을 잘 준수해 주시기 바랍니다. 예배당 출석이 어려우신 분은 온라인 비대면 예배로 참여해 주십시오.
줌 ID : 282 736 9589 / 암호 1234
3. 오늘 예배 후에 강화 이필완 목사님 댁에서 농촌생태활동을 하겠습니다. 시간이 되시는 분들은 함께해 주십시오.
4. 교우와 가정의 건강과 평화를 위해서 기도해 주십시오.
 
■  다음주일(11월 22일, 왕국주일) 예배위원
인도 및 설교 : 방현섭 목사 / 기도 : 임정희 집사
봉헌위원 : 박순용 집사 / 성찬보좌 : 송윤혁 집사 / 안내 : 오호숙 권사
 
20190929-003.jpg
 
목회서신
우리가 정말 힘든 시기를 지나고 있나 봅니다.
 
코로나가 우리 생활과 정서를 많이 뒤바꿔 놓았습니다. 아무래도 사람들과 만나는 모임 자리가 줄어들 수밖에 없으니 집에 있는 시간이 늘고 또 텔레비전 보는 시간이 많이 늘어난 것 같습니다. 이왕이면 책을 많이 보면 좋겠는데 이제 눈이 점점 침침해져서 책 읽기가 쉽지 않습니다. 
잘 나가는 여가수 넷이 모여 환불원정대라는 프로젝트 그룹을 만들어 활동하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이 방송되었습니다. 이번에 마지막 방송을 한 것 같은데 며칠 전 지난주의 재방송을 보게 되었습니다. 개성이 강한 네 명의 여 가수와 개그맨, 가수, 작곡가의 정겨운 모습이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가장 나이 많은 가수 엄정화 씨는 최근 목 수술을 받아서 소리가 잘 나지 않아 다시 활동하는 것에 큰 부담을 느끼고 의기소침해 있었지만 후배 가수들의 격려로 작 극복해내는 모습에 코끝이 찡해졌습니다.
해체를 앞두고 국군간호사관학교인가로 깜짝 콘서트 방문을 하였습니다. 최전선에서 코로나와 맞서 싸우기 위해 훈련을 받는 생도들의 모습도 그렇고 갑자기 튀어나온 환불원정대에 어안이 벙벙하면서도 좋아하고 또 눈물을 훔치는 모습에 또 울컥하였습니다. 앳된 생도들을 바라보는 여가수들도 울컥했었나 봅니다. 그걸 보는 저 역시도 눈을 꿈뻑거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마지막 회에서는 운동 경기장에 무대를 마련하고 관객은 없지만 공연을 하였습니다. 중간부터 갑자기 함성과 소위 떼창(팬들이 노래를 따라 부르는 것)이 스피커를 통해 울려 퍼지자 가수들은 노래도 하지 못하고 그 자리에 서서 대성통곡(?)을 하였습니다. 코로나로 콘서트를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그들의 귓가에 맴돌던 팬들의 함성소리가 실제로 들려오니 감정을 주체하기 어려웠나 봅니다. 물론 그걸 보는 저도 눈물을 훔쳤습니다. 성적 매력과 컬 크러쉬 컨셉트로 나왔다지만 그런 느낌보다는 아주 인간적인 느낌을 받았습니다. 
20201115-02.png

눈물을 흘리는 여가수들을 보면서 또 눈물을 닦고 있는 저를 보면서 지금 우리가 아주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생각을 새삼스럽게 했습니다. 감정을 조금만 건드려도 곧바로 눈물이 쏟아져 버리니 말입니다. 팬들의 함성과 떼창을 그리워하고 어려운 시절을 보내지만 서로 의지하며 응원하는 그들의 모습이 2020년 오늘을 그대로 보여주는 축소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도 좋아하는 이들을 제대로 만나지 못하고 또 가급적 외출을 삼가며 텔레비전이나 보고 있어야 하는 형편입니다. 이런 생활을 벌써 열 달 넘게 하고 있으니 외롭고 힘들지 않을 수가 없겠지요.

이런 힘든 시기를 버티고 견디게 하는 힘은 결국 서로를 향한 우리 자신의 배려와 격려인 것 같습니다. 교회가 존재해야 하는 이유도 그것이겠지요. 좋은 신앙이라는 것도 결국 사람, 이웃을 향해야 합니다. 텔레비전 방송을 보면서 좋은 신앙을 생각하게 한다니 하나님은 모든 방법으로 우리를 깨우치시고 계시나 봅니다. 다들 힘내고 서로를 돌아보고 응원해주세요. 
 
20201115-005.jpg
 
 
1970년 11월 13일, 22세의 청계천 봉제 노동자인 전태일 열사가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고 외치며 분신하였습니다. 그로부터 50년이 흘렀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열악한 노동환경 개선과 노동자 권익 보호, 산업 민주화 등의 우리나라 노동운동 발전에 기여한 공을 인정한다'며 전태일 열사에게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추서한다고 발표하였습니다. 그러나 발전소에서, 택배 사무소에서, 철로에서 노동자들의 죽음은 반복되고 있으며 비정규직, 계약직이라는 이름으로 차별받고 있습니다. 올해 6월까지 5만 1797명이 산재를 당하였고 이 중 1101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매일 여섯 명이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였습니다. 윤희숙 의원은 내년부터 시행되는 주 52시간 노동제를 코로나 극복 이후로 연기하는 것이 전태일 정신을 계승하는 것이라는 궤변을 늘어놓기도 하였습니다. 노동계의 한 알의 밀알이 된 전태일의 희생을 기억하며 노동자가 존경받고 잘 사는 세상이 되기를 염원합니다. 
 
■ 사회 성화를 위한 기도
전태일 열사가 산화한 지 5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노동자들은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고 일터에서 목숨을 잃고 있습니다.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라는 열사의 외침과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노동자가 존중받고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이 보장되며 착취적 고용 제도가 철폐되는 세상이 열리기를 기도합니다.
 
20200614-006.jpg
 
제4화 인간 개조의 용광로에서 재탄생하다.(2)
 
오래전 ‘유승준’이라는 왕년에 잘 나갔던 사람이 조국을 배신하여 수년째 입국을 거부당하는 일이 있었다. 몇일 전에도 뉴스에 나왔던 그 사람이 맞다. 그 사람이 들어오던 못 들어오던 그것은 나에게는 중요하지 않다. 그러나 우리는 생각해봐야 한다. 국민의 의무 중 하나가 국방의 의무이다. 그런데 그 의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한다. 
 
우리나라는 1945년 일제의 폭력적 침탈로부터 해방되었다. 그 후 우리나라의 국방의 의무에 하위 쯤 되는 병역의무가 6.25이후 1951년부터 시행되었다고 한다. 기억해야 할 것은 우리가 전쟁을 한 이유, 그리고 휴전선이 우리 한반도를 갈라놓고, 분리시킨 이유와 그 주체를 생각해 볼 때 우리가 의무적으로 전쟁의 도구가 되어야 할 정당한 이유를 찾을 수 없다. 
모든 악의 근원인 美國(미국)-누가 정한 건지 모르지만-의 한자 좀 바꿔 줬으면 좋겠다. 米國(미국)-쌀팔아 먹는 나라 – 어쨌든 이 미국도 의무적으로 병역을 하지 않음을 생각해 보면 우리에게도 답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20201115-03.jpg

 

전쟁은 최악의 폭력이다. 그리고 그 전쟁을 하기 위해 인간을 부품화 하고 기계화 한다. 정말! 이것이 옳은 것인가?  우리는 깊이 생각해 봐야 한다. 사람이라는 존재를 살인과 정략적 도구로써 사용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광화문에서 날뛰는 그네들이 생각하는 절대적 안정은 우리의 국방력을 높여 상대에게 위협적인 존재가 되어 함부로 덤비지 못하게 하면 평화롭다고 말하는 저급한 전체주의적 성격이라고 할 수 있다. 개인의 인격이 부재된 집단은 나의 가치관에 있어서 절대 정당화 될 수 없다. 
많은 사람들은 필요악이라 말할지 모르겠다. 그런데 세상에 필요악은 없다. 선택을 당했던지 우리가 선택했을 뿐이다. 우리는 평화를 원하지만 힘의 논리로 평화를 만들려고 한다. 팍스로마나(Pax Romana)와 같은 그런 평화는 진정한 평화가 될 수 없다. 평화의 가면을 쓰고, 평화로운척 하는 것에 불과하다. 결국 이런 사회는 역사가 증언하듯 굴복시킨 존재는 굴복당한 존재로부터 붕괴하고 말 것이다.
 
군 생활 내내 나는 군대가 나에게 주는 진정한 의미를 찾으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나는 이런 절제되고, 압제되고, 통제되는 집단에 점점 적응하게 되었다. 나는 이 집단에서 무엇을 찾을 수 있을 할까? 2년6개월 이라는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까? 머리를 완전히 비운 탓에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았다. 오로지 현재 주어진 일들에 집중하고 살 수 밖에 없었다. 그러던 중 나에게 하나의 소망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그것은 내가 할 수 있고, 내가 잘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찾는 일에서 시작되었다. 군대라는 상황에서는 극히 제한적이었지만 그 안에서 실타래 같은 빛을 찾았다. 어려서부터 나에게 저항이 생기면 하나님께 매달렸다. 교회에서 쫓겨나도 꾸역 꾸역 교회에 갔다. 내가 잘하는 것! 그것은 교회 가는 일이었다. 나는 훈련소부터 자대(생활하는 곳)로 배치를 받고서도 교회에 한주도 빠짐없이 주일이면 무조건 갔다. 그래도 내가 하나님을 인정하는 것 중에 하나는 사람을 잘 만나게 해 주시는 은혜이다. 
 
같은 내무실(군인들이 잠자는 곳) 최고선임이 교회에 열심히 나가는 선임이었다. 물론 부대 내에서는 구타를 제일 많이 하는 사람이기도 했다. 크게 덕은 안됐지만 어쨌든 교회에는 열심히 나가고 신우회 회장도하는 선임이었다. 뭐 이제는 이런 것이 아이러니 하지도 않다. 그는 나를 아주 좋게 봤는지 나에게 이병 때부터 교회에서 기타를 치게 했다. 그 후 부터 나는 교회를 빠질 수도 없었고, 빠져서도 안됐다. 
이렇게 군 생활에서 제일 기억에 남는 것이 종교 활동이 되었다. 나에게 있어 군생활의 절반 이상을 부대 내에 있던 상지단교회(부대 앞에 위치한 교회)에서 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는 심적으로 저항이 생길수록 교회를 더 열심히 나갔고, 기도도 열심히 했다. 기독교서적을 몰래 품에 숨겨와 화장실에서 읽기 시작했다. 그렇게 읽은 책을 헤아려 보니 책장 몇 개를 비울 정도가 되었다.(짱박히는 시간이 많아서 책읽기가 좋았다)
 
어느 날은 바로 맏선임(바로 위에 선배)에게 끌려가 몇 시간 동안 구타를 당한 적도 있다. 내가 이병이고 맞선임은 상병이니 차이가 많이 났다. 이유인 즉은 주일날 내가 교회를 가면 자기 혼자 침랑(군대침구류)을 널어야 한다는 것이다. 미안했다. 그 마음도 충분히 이해가갔다. 그래도 나는 교회를 꾸역꾸역 갔다. 종교횔동은 유일하게 나에게 주어진 권리였다. 매일 주일 밤이면 화장실에 끌려가 맞았다. 새벽 두시가 되면 내 손목시계에서는 조용하게 알람이 울렸다. 화장실로 가야할 시간이었다. 그 때부터 1시간쯤 맞아야 했다. 때리는 놈도 참 부지런했다. 그래도 나는 교회를 갔다. 어느 날 한 참 맞고 나니 배가 고팠다. 배고프게 맞는 것도 일반적인 것은 아닌 듯싶다. 교회에서 가져온 초코파이를 화장실에 쭈구리고 앉아서 먹고 있는데 문득 하나님께 감사하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살아 있음에 감사합니다. 이렇게 맞고도 배가 고프니 감사합니다.” 그렇게 나는 내 인생의 간증을 하나 적립하게 되었다. 
20201115-01.jpg

그리고 몇 개월이 지난 후 내 후임이 들었다. 예전보다 일이 수월해 졌다. 이제 혼자 맞지 않았다. 같이 맞았다. 구타도 나눠 맞으니 덜 아픈 느낌이었다. 어쨌든 결국 나를 포기한 선임은 내가 교회 가는 것에 대해 다시는 말하지 않았다. 나는 주일 낮 예배 물론이요, 간부들만 있는 중앙교회인 충무교회의 주일저녁예배도 참석했고, 수요일, 금요일, 토요일 일과만 끝나면 교회로 출근하듯 했다. 

이렇게 부대 생활도 열심히 했지만, 종교횔동도 열심히 했다. 부대에서도 이런 나에게 새로 들어온 신병들을 안내하는 책임을 주었다. 또는 부대에 적응을 못하고 탈영을 했다가 걸린 애들을 돌보는 일을 시켰다. 식당에 데려가고, 교회도 데려가는 일등을 했다. 점점 나도 짬밥이 차기 시작했고 어느 덧 상병 5호봉(행동대장격)되어서는 내무실에서 책도 볼 수 있었고, 나름 내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시기가 되었다. 
 
나는 어느 덧 나의 진로와 삶을 그리기 시작했다. 내가 할 수 있고, 내가 잘 하는 것, 아무리 생각해봐도 답을 찾을 수가 없었다. 그러던 중 부대 선임들은 나를 '사이비교주'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유쾌한 별명은 아니지만 나를 어느덧 그리스도인으로 인정해 주고 있었다. 주일이면 중대 전체 인원 70명 중 40명이 교회에 갔다. 매 주일 아침마다 각 내무실을 돌며 교회가자고 꼬셨기 때문에 그랬던 것 같다. 나는 부대에서 예수쟁이로 인식되었다. 
 

diamond.jpg

 

 
27
 
수보리여, 그대는 여래가 모든 모습을 두루 갖추지 않는 까닭에 아누다라삼먁삼보리를 얻었다고 생각하는가? 수보리여, 여래가 모든 모습을 두루 갖추지 않은 까닭에 아누다라삼먁삼보리를 얻었다고, 그렇게 생각하지 말아라. 수보리여, 그대는 아누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내는 사람이 모든 법의 단멸斷滅을 말한다고 생각하는가? 그렇게 생각하지 말 것이니 어째서 그런가? 아누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내는 사람은 법네 대하여 단멸상斷滅相을 말하지 않는다.
 
須菩提여, 汝若作是念하기를 如來가 不二具足相故로 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아. 須菩提여, 莫作是念이니 如來가 不以具足相故로 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라 하라. 須菩提여, 汝若作是念하기를 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者가 說諸法斷滅인가. 莫作是念이니 何以故오. 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者는 於法에 不說斷滅相이니라.
 
---------------------------------------------------
 
단멸斷滅은 아무것도 없다는 말이고, 단멸상斷滅相은 아무것도 없는 모습이다.
 
모양이나 소리로는 부처를 볼 수 없다는 말을 듣고서 모양이나 소리가 없기 때문에 부처라는 생각을 지을까봐 그 생각을 미리 없애준다.
 
여래가 여래인 것은 서른두 가지 모습을 갖추었기 때문이 아니지만 그것들을 갖추지 않았기 때문도 아니다.
 
얻기 전에는 얻어야 할 것이 있다. 그러니 없다고 말하지 말라. 얻은 뒤에는 얻은 것이 없다. 그러니 있다고 말하지 말라.
 
“비컨대 물을 건너는 것과 같다. 이미 건넌 뒤에는 뗏목에 앉아 있을 이유가 없지만 아직 건너기 전인데 어찌 뗏목이 없을 수 있겠는가? 그러므로 깨달은 뒤에는 부처의 법을 닦을 필요가 없지만 깨닫기 전에는 부처의 법이 없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기에 무상정등각無上正等覺을 얻고자 하는 자는 마땅히 불법佛法을 좇아서 수행을 해야 하므로, 불법이 없다느니 그런 것을 쓸 곳이 없다느니 그따위 소리를 해서는 안 된다. 그래서 무상정등각을 구하는 자는 법이 없다고 말하지 않는다 했다.”(王日休) 
 
sslt.jpg 
 
다툼이 끊이지 않는 교인들의 생활을 무엇에 비유할꼬...
그것은 와인잔을 들고 파티를 벌리는 파티장과 같다. 사람들은 각자 자기의 잔을 들고 있다. 그리고 그 잔은 들고 파티장을 돌며 사람들을 사귄다. 마음에 맞는 사람을 만나면 잔을 부딪히며 사귄다.  그런데 들고 있는 잔의 재질이 다르다. 어떤 사람은 주석잔이고, 어떤 사람은 도자기이며 어떤 사람은 유리잔이다. 주석잔을 가진 사람은 주석잔끼리 세게 부딪히며 웃고 즐거워한다. 도자기 잔을 가진 사람은 예의를 차려 인사하고 살그머니 부딪히며 조용조용 웃는다. 유리잔을 가진 사람은 조심스럽게 잔을 부딪히며 차분하게 대화한다. 각자는 자기 성정에 맞는 사람과 인사하며 즐거워한다.
그런데 문제는 잔의 재질이 다른 사람이 만난다는 데 있다. 주석잔을 가진 사람과 유리잔을 가진 사람이 만나면 문제이다. 주석잔을 가진 사람이 유리잔을 가진 사람의 사정을 잘 알지 못하고 주석잔을 가진 사람에게 하는 것처럼 잔을 부딪히면 유리잔을 가진 사람의 잔은 여지없이 박살 나고 마는 것이다. 만남은 엉망이 되고 유리잔을 가진 사람의 기분은 상할 대로 상하고 만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주석잔을 가진 사람이 그 상태를 이해하지 못한다는 데 있다. 나는 잘못이 없다고 나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하며 오히려 유리잔을 가진 사람 탓으로 돌리면 회복되지 못하는 관계가 되고 만다. 그리고 주석잔을 가진 사람이 나는 뒤끝이 없다고 발을 빼면 그 파티는 엉망이 되고 회복 불능의 상태가 되고 만다.
모든 잔과 부딪혀도 문제가 되지 않는 것은 종이컵이다. 볼품도 없고 값어치도 없지만 부딪혀도 해도 흠도 주지 않고  자신도 해를 받지 않는 종이컵이야 말로 모든 재질의 잔과 어울린다. 그러니 너희는 종이컵이 되어라.
[페이스북 예화공작소&희망충전소]
?

  1. 2020년 9월 13일

  2. 2020년 9월 20일

  3. 2020년 9월 27일

  4. 2020년 10월 4일

  5. 2020년 10월 11일

  6. 2020년 10월 18일

  7. 2020년 10월 25일

  8. 2020년 11월 1일

  9. 2020년 11월 8일

  10. 2020년 11월 15일

  11. 2020년 11월 22일

  12. 2020년 11월 29일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Next
/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