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만원 세대]
"망의 시대에 쓰는 희망의 경제학"
지은이 : 우석훈, 박권일
펴낸이 : 이광호
펴낸곳 : 레디앙 미디어
초판발행일 : 2007년 8월 1일
가격 : 12,000원
드디어 '88만원 세대'를 다 읽었습니다.
경제용어도 많이 나와서 읽기가 아주 가벼운 것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잘 소화했다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것은 경제학 용어 자체가 아니라 개념이니까요.
그렇가도 어려운 책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많은 도움을 받고 현재 내 자신으 모습을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올해로 목회 8년째입니다. 벌서...
며칠 전에 지난 8년의 개인적인 재무상태를 계산해보니 1000만원 조금 안 되는 개인적 부채가 있더군요.
8년만에 1000만원이라, 결코 만만한 액수가 아닙니다.
그렇지만 저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습니다.
시골에서 목회하는 선배들 애기 들어보니 5년만에 3-4000만원 빚졌다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입니다.
미자립 혹은 개척교회에서 조금 성의있게 목회하는 사람들, 즉 자기 지갑 털어서(교회에 돈이 넉넉한게 아니니까) 교우들에게 베푸는 사람들은 대부분 이 정도의 재정상태는 감안해야 할 것입니다.
어제 모임에서 만난 후배는 말합니다. 이제는 아내가 돈 벌어와야만 목회가 가능한 시대가 되었다고요.
이미 많은 교역자들의 아내가 생업전선에서 뛰고 있습니다.
약국에서 일하는 여자 동기도 어제 만났습니다.
참 기가 막힙니다.
일반인들 중 20대를 이 책에서는 '88만원 세대'라고 지칭합니다.
20대의 95% 정도가 비정규직인데 비정규직 평균임금(월급)에 세대별 비율을 곱하면 우연하게도 88만원이 나온다고 합니다. 88꿈나무도 아니고 이건...
교회의 상황은 더욱 열악합니다.
20대만이 아니라 30대 역시 이 규정에 포함되지 않나 생각합니다.
먹고 사는 것 정말 고달픕니다.
이 책에서는 이 문제를 해결할 열쇠로 짱돌과 바리케이드를 제안합니다.
문자 그대로의 짱돌과 바리케이드는 물론 아닙니다.
저항을 의미하는 것이지요.
그러나 저항은 반드시 연대가 전제되어야 합니다.
그 연대는 우리 내부적인 연대뿐만이 아니라 우리를 동정적(표현은 좀 그렇습니다만)으로 보는 선배 그룹과의 녕대도 전제합니다.
암울합니다.
더욱 암울한 것은 우리에게 희망이 없다는 것입니다.
아니, 희망이 없는 것이 아니라 희망을 보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연대하고 뭉치고 이 문제를 창의적으로 해결할 의지조차 상실했다는 것입니다.
이런 식이라면 결과는 뻔합니다.
어쩌면 다행일지도 모릅니다.
절망적인 현실 가운데 사는 사람에게 희망은 고문일 수 있다는 말을 이 책은 하더군요.
희망을 발견하고 그것을 움켜쥐려는 순간에 그 희망을 빼앗아가는 것! 그건 이미 고문입니다.
희망, 희망을 갖는다는 것이 이미 고문이 된 시대를 살고 있지 않은가 합니다.
그럼에도 희망은 포기될 수 없습니다.
그리고 반드시 성취되어야 합니다.
그것은 낭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생존을 위해서입니다.
그리고 현 시대의 희망은 반드시 단결과 연대를 통해서만 성취될 수 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많은 생각들이 들었는데 막상 쓰려고 하니까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아무튼 중요한 것은 단결이요, 연대입니다.
생태적인 삶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도, 제도적 시스템을 변혁하기 위해서라도, 그 무엇을 위해서라도 전제는 단결과 연대입니다.
지금 모임을 세우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리고 적지 않게 힘겨워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만 힘을 내야겠다는 생각을 다시금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