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우리는 우리 자신을 잃고서도 아무런 두려움이나 어려움 없이 살아갈 수 있는 존재가 되어버렸다.
가끔 생각하는 것이 인생 80을 산다한들 만약 내 자신이 내 자신이라는 자각 없이 살아간다면 그것이 무슨 의미일까 하는 것이다.
그 인생은 과연 누구의 것이었을까 하는 생각이다.
그래서 최대한 매 순간을 내 자신이 주체가 되어 내 자신의 결단으로 살아가려고 노력하지만 물론 쉽지 않다.
너무 '나 없는' 나의 인생이 익숙해졌나보다.
그러다보니 나 자신에게 묻는 시간보다 타인에게, 이왕이면 영향력 있는 이들에게 우리 자신의 일을 묻는 경우가 많아졌다.
목사에게, 연예인에게, 정치인에게, 스승에게...
런어웨이 브라이드라는 이 영화는 현대인들의 이와 같은 문제를 로맨틱 코메디라는 장르를 통해 표현하였다. 자세히 보면 추리소설과 같은 면도 없잖아 있다. 줄리아 로버츠가 분한 매기라는 여인이 결혼식마다 도망치는 이유가 무엇인가를 풀어가는 과정이 재미있다.
원래 로맨틱 코메디를 즐겨보는데 이 영화는 전혀 색다른 코드를 로맨틱 코메디라는 껍질 안에 숨겨둔 듯하다. 감독의 의도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항상 다른 이들의 틀에 맞춰 사는 것에 익숙한 사람들, 그 틀들이 알게 모르게 강요했던 것들에 대해 저항하고자 하는 이, 그리고 이제부터 자기의 인생을 살기를 원하는 이들은 이 영화를 한 번쯤 보는 것도 좋겠다.
너무 무겁지 않고 너무 가볍지도 않으면서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하는 영화, 런어워에 브라이드를 추천한다.
그러나 내 영화를 선택하는 기준이 좀 득특하니까 영화를 보고 나서 나를 비난하지는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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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어웨이 브라이드
감독 : 게리 마샬
주연 : 줄리아 로버츠, 리차드 기어, 헥토르 엘리존도
- 개봉일 : 1999.08.14
- 러닝타임 : 114분 / 12세 이상
- 제작연도 :1999년
- [시놉시스 ]
- 신부입장 신호가 떨어지면
그녀는 뒷걸음질을 꿈꾸기 시작한다.
아이크 그래함은 뉴욕의 USA Today지 칼럼니스트다. 그는 언제나 시간에 쫓기며 산다. 원고 마감도 꼭 1시간 정도를 남겨 놓고서야 키보드를 두드리는 습관이 있다. 오늘도 그의 습관은 변함이 없다.
그런 그가 눈이 번쩍 뜨이고 귀가 솔깃하는 기사 거리를 발견한다. 주인공은 "도망가는 신부"라는 별명을 가진 메릴랜드 아가씨 매기! 술집의 바에서 만난 취객이 그녀에 관한 얘기를 들려줬고 아이크는 주저하지 않고 그녀를 소재로 칼럼을 쓴다.
매기는 메릴랜드의 작은 마을에 살고 있는 아름답고 발랄한 아가씨이다. 그녀는 지금까지 세 번의 결혼식에서 매번 "검은 머리가 파뿌리 되도록..." 주례사가 시작도 되기 전에 예식장을 도망쳐버린 전과가 있다. 그녀의 묘한 행각에 관해 아이크가 지나칠 정도로 비판적인 어조로 쓴 칼럼은 단숨에 뭇 여성들의 도마 위에 오르게 되고 매기 또한 아이크의 칼럼을 읽고 분노하게 된다.
예비 신랑을 세 명이나 차 버릴 만큼 특별하고도 화려한 결단력과 용기를 가진 매기가 그냥 있을 리 없다. 신문사를 고소하겠다는 그녀의 기세에 눌린 USA Today지 편집장은 어쩔 수 없이 아이크를 해고하게 된다. 아이크는 메릴랜드의 헤일이란 마을로 달려간다. 매기의 네 번째 결혼식 줄행랑을 직접 목격한 다음 기사로 터뜨림으로써 자신이 칼럼이 편견에 입각한 것이 아니었음을 증명하기위해서이다.
아이크는 결혼식장에서 신부인 매기가 도망쳐 버리는 바람에 인생이 꼬여버린 남자들을 찾아다니며 그녀에게 바람맞은 사연을 취재하기 시작한다. 물론 매기와의 인터뷰도 빠뜨리지 않는다. 이런 과정에서 아이크와 매기는 차츰 가까워지기 시작한다. 자신의 약점과 기이한 습관이 들통나버린 매기로선 아이크를 더 멀리 해야 할 텐데도 묘하게 끌려드는 것이었다.
아이크는 매기에게 네 번째 약혼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녀에게 청혼한다. 매기는 비로소 자신이 지금까지 왜 매번 예식장에서 도망쳤어야 했는지 털어놓는다. 그녀의 네 번째 예식이 시작되려는 순간 식장에 들어서던 매기는 갑자기 발걸음을 멈추더니...